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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기록장/2021년

[영국생활] Day+1718 첫 일기, 드디어 영국의 여름이 다가온다

by kyeeunkim 2021. 5. 28.

오랜만에 보는 푸른 하늘이 너무 예쁘다

2021.05.27

  5월 7일에 다시 런던으로 돌아와 10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도 일주일이 더 지났지만 오늘에서야 제대로 된 맑은 하늘을 본 것 같다. 영국의 날씨는 영국 사람도 예상할 수 없는 변덕쟁이라지만, 그래도 지난 4년 동안 5월부터는 날씨 때문에 속상했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무슨 일인지 5월에도 10도씨를 겨우 웃도는 기온에 매일 비구름이 그려진 일기예보만 봤다. 하루에도 날씨가 몇 번이나 바뀌던지. 비가 내리는 날에도 잠깐 맑은 하늘색을 보여줬다가도 눈 깜빡하는 사이에 흐려진 구름을 드리우는 런던의 하늘은 5월 동안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탔나 보다.

  그래도 드디어 오늘! 일기 예보에는 드디어 해 그림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기온도 20도까지 올랐다. 아침부터 예쁜 하늘색은 변화 없이 계속 됐다. 그래서 오랜만에 남자친구와 점심 시간 산책을 나섰다. 이럴 때는 집 앞에 큰 공원이 있는게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사실 위치와 주변 환경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는데 그 진가를 누리는 날이랄까. 날씨 덕분인지 며칠 사이에 잔디는 물 오른 듯 더 자란 것 같고 모든 색깔이 선명했다. 분명 지난 이틀동안 아침 걷기 운동을 위해 세 바퀴를 넘게 걸었던 공원인데 왜 오늘은 다르게 느껴진건지. 심지어 중간에 바뀐 방향에 '여기 도대체 어디야?'라고 물을 정도로 색다른 느낌이었다(알고보니 아침에 걸었던 그 길이었는데). 공원 잔디밭엔 태닝하는 사람(심지어!)도 있었고, 양복 입은 직장인, 강아지와 산책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오랜만에 활기찬 사람들을 보는 것도 즐거웠고 남자친구와 손을 잡고 여유롭게 걷는 것도 오랜만이라 너무 기분이 좋았다.

 

  5월 31일 월요일, spring bank holiday가 있는 이번 주말은 bank holiday weekend이다. 보통 bank holiday는 월요일 하루만 쉬는 감질맛 나는 휴일인데도 영국인들은 그 주말(금요일 저녁)부터 신이 난다. 지난 주부터 회사의 큰 건으로 오랜 시간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려왔던 남자친구는 내일 하루 휴가를 냈고 매우 다행히도 그의 상사는 수락해줬다. 그것은 고로 우리에게 주말은 목요일 오늘 저녁부터라는 것. 그래서 최근에 주문해 본 LA 양념갈비와 막걸리로 bank holiday weekend를 신나게 시작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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