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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모음집/예술

Lisson Gallery <Marina Abramović: Seven Deaths> 전시회 후기

by kyeeunkim 2021. 12. 14.
Lisson Gallery (Lisson Street)

Marina Abramović: Seven Deaths

 

2021.10.26

  런던의 Lisson Gallery 두 곳에서 열리는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전시 중 한 곳을 관람한 후 다른 전시도 늦지 않게 다녀왔다. 그녀의 <Seven Deaths> 영상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였고 입장은 무료였지만 30분 단위로 나뉘어진 타임 슬롯에 미리 예약해야 했다.

  이전 전시 후기를 쓰면서 작가 및 작품과 관련된 조사를 전체적으로 언급했기에 이 포스트에서는 생략하고 작품 내용 자체에 대해 더 이야기할까 한다. 관련된 정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의 포스팅에 있다.

 

2021.10.21 - [▪︎ 감상 모음집/예술] - Lisson Gallery 전시회 후기

 

Lisson Gallery <Marina Abramović: Seven Deaths> 전시회 후기

Lisson Gallery (Cock Street) Marina Abramović: Seven Deaths 2021.10.16 한동안 전시를 보지 못했던 나는 리스트에서 나름 우선 순위로 꼽았던 전시가 끝나기 직전이 되자 마음이 급해졌다. 주말 스쿼시를 마..

kyeeunkim.tistory.com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ć)는 재능은 많았지만 비극적인 이야기를 가진 가수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에 대한 열정과 공감을 작품을 통해 선보였다. 아브라모비치는 칼라스의 아리아를 배경으로 7가지의 죽음에 대한 영상 작품 <Seven Deaths>를 제작했다. 새로운 해석 및 반전을 더하여 7개의 다른 오페라 속 주인공들의 죽음과 비극적인 결말에 대한 극적인 순간을 그렸다. 영상 속 다른 인물들의 연기는 배우 윌렘 데포(Willem Dafoe)가 함께했다.

  이번 전시는 영상 작품이라 사진 촬영을 거의 하지 않았다. 촬영이 금지되었던 것은 아닌데 아무래도 어두운 공간에서 다 함께 관람을 하는 상황이다 보니 괜히 촬영으로 방해를 하고 싶지 않았다(영화 볼 때 옆에서 휴대폰 화면 엄청 거슬리는거 완전 알기 때문에..). 게다가 음악, 움직임, 연기 등 모든 요소들이 함께 흘러가는 영상 작품을 사진으로 담아도 그 감동을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 같았고 주요 장면들은 인터넷에서도 충분히 검색 가능하다.

  내가 입장했을 땐 영상 중반부여서 작품을 순서대로 감상한 것은 아니지만 후기는 본 작품 순서대로 기록했다. 꽤 시간이 지났지만 다행히 영상을 관람하는 동안 틈틈이 감상을 메모해 두어서 음악과 함께 들으니 다시 그 느낌이 생생하다.

1. Breath

<La Traviata(라 트라비아타)>,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 Addio, del passato (지난 날이여, 안녕)
  파리의 사교계에서 화려한 생활을 즐기지만 폐결핵이 깊어서 건강이 좋지 않은 주인공 비올레타(Violetta).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먼발치에서 그녀를 지켜만 보던 알프레도(Alfredo)는 마침내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그의 진실한 사랑에 처음엔 거절하던 비올레타도 결국 그를 받아들이고 그들은 행복한 생활을 이어간다.
  하지만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Germond)이 비올레타를 찾아와 그녀와 관련된 소문으로 가족 전체가 난처함을 겪는다며 알프레도와 헤어지라고 요구한다. 비올레타는 비통한 심정으로 그를 떠나지만 그녀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오해한 알프레도는 다시 만난 그녀에게 심한 모욕을 준다.
  그녀의 건강은 점점 더 악화되고 그 사이 알프레도는 상황을 오해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 뒤늦게 비올레타에게 돌아온 그는 다시 한번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을 다짐하지만 결국 그의 품 속에서 비올레타는 죽음을 맞이한다.

  홀로 병실에 누워있는 여인. 힘 없이 누워있는 그녀의 황량한 방에 한 남성이 찾아온다. <라 트라비아타> 속 죽음을 기다리는 비올레타를 찾아온 알프레도일테다. 생기를 잃어가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는 절규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다시 돌아온 후 끝까지 그녀를 놓지 못해 절규에 몸부림치는 그의 움직임에 비해 그녀의 표정은 너무 텅 비어간다. 작은 오해와 갈등으로 사랑을 잃은 사람의 후회와 모든 것이 의미를 잃어가는 죽음을 마지막 한 숨에 담아 표현했다.

 

2. Leap

<La Tosca(토스카)>,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  🎼 Vissi d’arte, vissi d’amore (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고)
  로마에서 생활하는 아름다운 오페라 가수 토스카(Tosca)와 화가인 카바라도시(Cavaradossi), 이 둘은 서로 사랑하는 연인 관계다. 하루는 카바라도시가 피신을 온 친구 안젤로티(Angelotti)를 숨겨주게 된다. 오랜 시간동안 토스카에게 흑심을 품고 있던 경시총감 스카르피아(Scarpia)는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그들 사이에 오해를 만들고 카바라도시를 범인 은닉 혐의로 체포한다.
  자신의 연인을 구하려는 토스카에게 스카르피아는 몸을 요구한다. 고민을 이어가던 그녀는 카바라도시의 거짓 처형을 약속 받고 그의 요구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스카르피아가 다가서자 토스카는 그를 칼로 찔러 죽인다.
  죽음을 기다리던 카바라도시에게 달려간 토스카는 거짓 처형에 대해 알려주지만, 형이 집행된 후 그는 주검으로 돌아온다. 교활한 스카르피아의 거짓말을 깨달은 토스카가 절망하는 사이 경시총감 살해로 경찰이 그녀를 체포하러 온다. 궁지에 몰린 운명 속 그녀는 성벽 꼭대기에서 몸을 던진다.

  황페한 도심 아브라모비치가 축 늘어진 윌렘 데포를 안고 있다. 그녀는 슬픈 표정으로 눈 앞에 보이는 높은 빌딩을 바라본다. 화면이 바뀌고 바라보던 빌딩 옥상 꼭대기에서 그녀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녀의 눈과 표정은 또렷하지만 그녀의 몸은 점차 기울여져 아주 천천히 아래로 떨어진다. 슬로우 모션으로 아주 천천히 떨어지는 그녀의 모습은 그저 공기를 부유하는 것만 같다. 그녀의 표정은 그저 평온하다. 자동차 위로 그녀의 몸이 떨어지며 산산조각 난 유리가 화면을 채운다. 거짓말로 인해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스스로 성벽 꼭대기에서 떨어져 죽음을 맞이한 <토스카> 속 토스카를 표현했다. 배경과 마지막 결말의 모습을 현대적으로 가장 잘 보여준 파트가 아니었나 싶다.

 

3. Snake

<Othello(오텔로)>,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 Ave Maria (아베 마리아)
  사이프러스 섬, 총독 오텔로(Othello)가 해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돌아온다. 하지만 그 승리의 환호 속 두 인물은 오텔로에 대한 복수의 마음을 품게 된다. 오텔로의 아름다운 아내 데스데모나(Desdermona)를 마음에 품고 잇던 귀족 로드리고(Roderigo)와 승진의 기회를 놓친 이아고(Iago).
  오텔로에게 반감을 품은 이아고는 계속해서 음모를 꾸민다. 자신의 계략으로 부관의 직위에서 박탈당한 카시오(Cassio)와 데스데모나와의 관계에 대해 음해하고 오텔로가 데스데모나의 부정을 믿게 만든다. 데스데모나는 계속해서 자신의 진심을 말하지만 꼬여가는 상황 속에 오텔로는 그녀를 믿지 못한다.
  그 사이 오텔로는 베네치아 본국으로부터 귀환 및 승진을 전달 받는다. 자신의 후임으로 카시오가 임명되자 질투와 분노에 휩싸인 그는 데스데모나의 부정을 비난하며 그녀를 죽이려 한다. 데스데모나는 결백을 주장하지만 오텔로는 그녀의 목을 조른다. 이때 다른 사람들이 들어와 그동안의 음모와 오해를 폭로하지만 상황은 이미 너무 늦은 후였다. 비로소 정신을 차린 오텔로는 단검으로 스스로를 찌르고 데스데모나에게 마지막 키스를 한 뒤 숨을 거둔다.

  어둠이 가득한 공간 속 아브라모비치가 의자에 앉아있다. 결박되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녀의 몸에는 작은 미동도 없다. 그리고 나타나는 윌렘 데포는 커다란 뱀 두마리를 가지고 나타난다. 그는 서서히 뱀을 그녀 목 주변으로 두른다. 살아있는 뱀은 서서히 똬리를 틀고 점점 그녀의 목은 조여간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윌렘 데포는 주변을 서성히며 지켜본다. 결백을 주장하는 데스데모나의 눈을 바라보며 끝까지 손을 놓지 못했던 <오텔로> 속 오텔로였다. 자신의 진심을 전달되기를 바라지만 큰 저항조차 하지 못했던 데스데모나처럼 아브라모비치도 그저 자신을 휘감는 뱀을 그저 받아들인다. 그가 떠난 자리에 홀로 남은 그녀의 모습은 너무 쓸쓸하고 처량해 보인다. 목이 졸리는 죽음을 뱀이라는 또 다른 대상을 활용해 재해석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4. Poison

<Madama Butterfly(나비 부인)>,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  🎼 Un bel di vedremo (어떤 갠 날) 
  일본 나가사키에 주둔하는 미국 해군 대위 핀커턴(Pinkerton)은 어리고 아름다운 게이샤 초초상(Cio-Cio San)을 만난다. 가벼운 그의 마음과는 달리 초초상은 정식 결혼식을 원한다. 핀커턴의 친구의 나가사키 총영사 샤플리스(Sharpless)는 신중한 결정을 조언하지만 핀커턴은 이내 결혼식을 올린다.
  3년 후, 초초상은 일본에서 혼자 아들을 키우며 핀커턴을 기다린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 이미 케이트(Kate)와 결혼을 한 후였다. 그녀가 자신의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에 핀커턴은 아내와 합의해 아이를 데려가기 위해 일본으로 온다는 소식을 전한다. 샤플러스는 진실을 모두 알고 있지만 차마 초초상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못한다. 그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그녀는 기다리던 꿈이 이루어진다고 행복해 한다.
  마침내 핀커턴이 오는 날, 감격적인 재회를 기대하던 초초상은 뒤이어 들어오는 케이트를 발견한다. 자신의 아들을 빼앗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직감한 그녀는 마지막으로 아들과 단 둘이 보내는 시간을 부탁한다. 세 살 아들 트러블(Trouble)의 눈을 가린 초초상은 병풍 뒤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는 성조기를 흔들며 즐거워하고 있다. 그녀의 죽음을 본 핀커턴은 그제야 자신의 잘못에 자책하고 샤플리스는 아이를 안고 돌아선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오염 및 독성 물질이 가득해 보이는 배경 속에서 아브라모비치가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 나온다. 그들이 입고 있는 노란색 방역복은 위험한 환경 속 그들의 마지막 보호막인 듯 하다. 조심히 아이와 함께 걸어가던 그녀는 이내 곧 멈춰서서 자신이 들고 있던 미국 국기를 아이에게 건낸다. 자세히 보니 아이의 눈은 검은색 안대로 가려져 있다. 아이의 손을 놓은 그녀는 몇걸음 떨어져 하나 둘 방역복을 벗는다. 아이는 어떤 상황인지 모른채 그저 손에 든 국기를 흔들고 있다. 배경은 다르지만 <나비 부인>의 초초상과 아들의 마지막 모습과 같다. 그녀가 독성 가득한 공기에 노출되어 죽음을 맞는 동안 나타난 윌렘 데포가 아이를 보호하듯 끌어 안는다. 그녀의 죽음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이 강렬했다. 작품 속 배경의 나라 대신 독성의 환경을 활용한 것, 자극적인 자살의 장면 대신 위험한 환경에 스스로를 노출하는 방법으로 재해석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5. Knife

<Carmen(카르멘)>, 조르주 비제(Georges Bizet)  🎼 Habanera (하바네라)
  이야기는 세비야의 한 마을에서 시작된다. 군인 호세(Jose)와 담배공장에서 일하던 카르멘(Carmen)은 휴식 시간에 마주친다. 호세는 얌전하고 마음 착한 여자친구 미카엘라(Micaela)를 생각하며 카르멘의 은근한 유혹을 뿌리친다. 하지만 공장 내 싸움으로 체포된 카르멘을 연행해야 했던 호세는 끝내 그녀의 유혹에 넘어가 그녀를 도망치게 도와준다.
  집시들과 함께 생활하던 카르멘은 어느날 선술집에서 인기 투우사 에스카미요(Escamillo)를 만난다. 그녀의 마음이 그에게로 향해가던 때, 카르멘에게 흠뻑 빠진 호세는 그녀가 있는 집시 밀수패에 합류한다. 유랑 생활과 범법자 신세에 호세는 스스로를 자책하고, 카르멘은 점점 호세가 자신과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카르멘은 자신에게 적극적인 에스카미요의 초대를 받아 투우장으로 함께 향하며 그와의 사랑을 확인한다. 호세는 여전히 그녀에게 자신을 사랑해달라 외치지만 돌아오는 것은 차가운 거절 뿐이었다. 이성을 잃은 호세는 자신을 떠나려는 카르멘을 칼로 찔러 죽인다.

  붉은색 스페인 투우사 풍의 옷을 입은 아브라모비치가 밧줄에 묶여 가운데에 서 있고, 검은색 복장을 한 윌렘 데포가 그녀 주변을 돌며 계속해서 밧줄로 그녀를 결박한다. 자신의 개성과 주장이 강했던 <카르멘>의 카르멘처럼 그녀의 표정은 자신감과 굴하지 않는 웃음으로 가득하다. 그의 결박에도 개의치 않던 그녀는 도리어 밧줄을 잡고 그와 몸싸움을 벌인다. 누군가 자신을 통제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카르멘과 그녀를 소유하고 싶었던 호세. 기어코 자신의 앞으로 끌려온 그의 눈 앞에서 그녀는 칼을 들어 그와 연결된 밧줄을 끊으려 한다. 이 때의 눈빛과 표정이 카르멘 그 자체라 아주 멋졌다. 그녀를 막을 수 없다고 느낀 그는 결국 그녀를 칼로 찌르고 자유만을 원했던 카르멘은 그렇게 죽음을 맞는다. 스페인 풍의 의상이나 인물간의 대치 등 직설적인 표현이었지만 그것만이 카르멘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었나 싶다.

 

6. Mirror

<Lucia di Lammermoor(람메르무어의 루치아)>, 가에타노 도니체티(Gaetano Donizetti)  🎼 Il dolce suono (광란의 장면)
  람메르무어 가문의 엔리코(Enrico)는 몰락한 가문을 일으키기 위해 여동생 루치아(Lucia)를 부유한 귀족인 아르투로(Arturo)와 결혼시킬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루치아는 이미 원수 가문인 레이븐우드 가문의 에드가르도(Edgardo)와 사랑하는 사이였다. 
  그들의 사랑을 깨기 위해 기회를 엿보던 엔리코는 에드가르도가 잠시 프랑스로 떠난 사이 편지를 위조한다. 그로 인해 루치아는 에드가르도가 그녀를 떠났다는 거짓말을 믿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아르투로와 결혼식을 올린다. 에드가르도가 급하게 돌아오지만 결혼식에 찾아오지만 그 또한 루치아가 그를 배신하고 사랑의 약속을 깨었다는 것에 분노한다.
  결혼식 후 피로연이 이어지던 중, 오빠에 대한 실망과 에드가르도에 대한 죄책감에 실성한 루치아는 아르투로를 칼로 찔러 죽이게 된다. 하얀 웨딩드레스는 피로 물들고 그녀는 광란에 빠져 죽음을 맞이한다. 엔리코와의 결투를 기다리던 에드가르도는 그녀의 죽음을 알게 되고 못 이룬 사랑을 위해 칼로 자신의 가슴을 찌른다.

  흑백의 화면 속 가면과 베일을 쓴 신부의 모습이 나온다. 방 벽면마다 가득한 거울을 바라보던 그녀는 스스로를 공격하듯 거울을 향해 물건을 던진다. 꽃병을 소중히 들고 가다가도 뒤돌아 서서 자신을 비추는 거울을 향해 던진다. 산산조각이 나는 거울마다 미쳐가는 듯한 그녀의 모습이 비치고, 그녀는 자신이 쓰고 있던 베일마저 찢는다. 끝내 스스로에게 유리를 던져 죽음을 맞이하는 그녀의 드레스와 얼굴이 피로 물든다. 흑백이던 화면이 컬러로 전환되며 그 색상의 대비가 극명해진다. 절정에 달하는 아리아와 함께 핏빛으로 가득 채워지는 화면은 오싹한 기분을 들게 한다. 흰색과 붉은색의 대비처럼 결혼식과 죽음이라는 극적인 대비가 돋보이는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속 루치아의 죽음을 표현했다.

 

7. Fire

<Norma(노르마)>, 빈센초 벨리니(Vincenzo Bellini)  🎼 Casta diva (정결한 여신)
  드루이드(Druid)교의 수장 오로베소(Oroveso)는 로마에 항거해 반란을 일으키고 싶어하지만 여제사장 노르마(Norma)는 신의 계시가 내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연기시킨다. 사실 노르마는 로마군 사령관 폴리오네(Pollione)와 비밀리에 결혼해 두 아이까지 두고 있었다. 하지만 폴리오네는 이미 그녀에게 마음이 떠나 노르마를 위해 봉사하는 여사제 아달지사(Adalgisa)와 연인 관계였다.
  로마로 귀환하라는 통지를 받은 폴리오네는 아달지사와 도피할 계획을 세우고 그 사이 오르베소와 백성들은 이것을 기회 삼아 로마군을 골(Gaul) 땅에서 완전히 쫓아내자고 주장한다. 소문을 들은 노르마는 절망과 배신감에 휩싸이고 사람들에게 로마군을 공격하라는 신탁이 내렸다고 말한다.
  로마군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백성들은 폴리오네를 생포한다. 노르마는 그에게 아달지사와의 관계를 포기하면 목숨을 살려주겠다 제안하지만 폴리오네는 로마군으로서의 명예를 지키고자 거절한다. 죽음을 결심한 노르마는 정결 서약을 어긴 여사제가 자신이라고 밝히며 폴리오네에게 두 아이를 부탁한다. 자신을 희생하려는 노르마의 모습에 감명을 받은 그는 노르마와 함께 죽음을 택하고 함께 불길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황량한 대지 위, 남성 정장을 입은 아브라모비치와 금빛의 드레스를 입은 윌렘 데포가 손을 잡고 함께 걷는다. <노르마> 속 노르마와 폴리오네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 분명하지만 성별을 바꾸어 캐릭터를 연기했다. 아리아가 흘러나오는 동안 그들은 그저 함께 손을 잡고 걷는다. 향해가는 길 앞에는 커다란 불길이 타오르고 있지만 그들의 발걸음에는 망설임이 없고 표정 또한 두려움이 없다. 거세게 타오르는 불길 코앞까지 다가간 그들은 그 열기에 고통스러워 하지만 끝내 함께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 함께 불길 속으로 들어가 죽음을 맞이하는 인물들의 죽음을 표현했다.

 

 

  보통 영상 작품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번 전시는 아주 몰입하며 감상했다. 익숙한 오페라도 있어 쉽게 감상하면서도 잘 모르는 내용은 어떤 것일까 유추하는 재미도 있었고 고전적인 작품의 장면을 아브라모비치가 어떻게 재해석 했는지 대치하며 살펴보는 재미도 있었다. 비록 전체를 기억/기록할 수 없었지만 각 파트마다 아브라모비치의 멘트가 하나씩 나오는데 그 또한 작품과 연결되면서 의미가 있어서 좋았다. 뮌헨에서부터 시작된 오페라 공연은 현재 아테네 공연까지 마쳤을 듯 하다. 아직 계획된 일정에 런던은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무대 작품도 보고 싶은 마음이다.

 

 


모든 예술 감상문은 해당 전시회 및 공연을 직접 관람한 후기로, 개인적인 감상 및 학습의 기록을 작성합니다.

해당 전시회 및 예술가와 작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촬영이 허용된 경우에 한하여 본인이 직접 촬영한 사진만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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