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gmore Hall
Seong-Jin Cho, Piano
2021.10.25
지난 10월 말, 런던에서 열렸던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연주회를 다녀왔다. 8월 말에 티켓을 예매하고 꼬박 두 달을 기다렸던 공연이었다. 공연 메이트는 언제나 그렇듯 조던이. 티켓 예매 때부터 피아니스트 조성진에 대한 팬심(팬이라 말하기도 뭣하지만)을 밝히자 "오늘 그럼 너가 반했던 남자 보러 가는거야?"라던 조던이도 오랜만의 공연에 설레어 하며 함께했다.
한동안 코로나 락다운 때문에 문화 생활은 까맣게 잊었었다. 이후 규제가 풀리고 미술 전시회를 자주 볼 수 있었을 땐 그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 여전히 불편함이 남아있어 실내에서 오랜 시간 꼼짝 않고 관람해야 하는 공연은 꿈도 못 꿨는데(그리고 절실하게 보고 싶은 경우가 없었음) 이번 기회를 통해 잊고 있었던 관심사와 문화 생활에 다시 활력을 찾게 되어 너무 기분 좋았다.
WIGMORE HALL
Monday 25 October 2021 7.30pm
Seong-Jin Cho piano
- Leoš Janáček (1854-1928) Piano Sonata 1. X. 1905 ('From the Street') (1905-6)
I. Foreboding • II. Death - Maurice Ravel (1875-1937) Gaspard de la nuit (1908)
I. Ondine • II. Le gibet • III. Scarbo
Interval
- Fryderyk Chopin (1810-1849) Scherzo No. 1 in B minor Op. 20 (c.1835)
Scherzo No. 2 in B flat minor Op. 31 (1837)
Scherzo No. 3 in C sharp minor Op. 39 (1839)
Scherzo No. 4 in E Op. 54 (1842-3)
<Piano Sonata 1. X. 1905 ‘From the Street’>, 레오시 야나체크(Leoš Janáček)
1905년 10월 1일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일부였던 도시 브르노(Brno)에서 체코인들은 모라비아(Moravia) 지역에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하는 대학을 설립할 것을 호소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시(市)는 강력하게 대응했고 집회는 군대와 경찰에 의해 해산 되는데 그 과정에서 젊은 체코 청년 프란티섹 페이릭(František Paylík)이 사망한다.
다음날부터 야나체크는 페이릭을 애도하는 곡 작업을 시작해 세 악장(‘Foreboding’, ‘Elegy’, ‘Funeral March’)으로 구성된 피아노 소나타를 완성하고 1906년 1월 27일 초연을 가진다. 하지만 마지막 악장에 불만을 품은 야나체크는 리허설 도중 피아니스트의 악보를 빼앗아 찢고 불에 태우고 그 해 말 남은 두 악장의 필사본도 프라하의 블타바 강(Vltava River)에 던져 버린다. 다행히 이 작품을 초연한 피아니스트가 사본을 가지고 있었고 1924년 야나체크는 남은 두 개의 악장에 대한 출판과 공연을 허락한다. 이에 현재는 Předtucha(‘Foreboding’)과 Smrt(‘Death’) 두 악장으로 구성되어 남아있다.
<Gaspard de la Nuit 1908>,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이 곡은 라벨이 프랑스 문학적 낭만주의에 큰 영향을 끼친 알로아쥬 베르트랑(Aloysius Bertrand)의 산문 시, <Gaspard de la Nuit: Fantaisies à la manière de Rembrandt et de Callot(1842)>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 작곡가의 뛰어난 상상력과 천재적인 악상을 보여주는 걸작으로 라벨과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을 대표할 만큼 중요한 곡이다. ‘Ondine’, ‘The Gibbet’, 그리고 ’Scarbo’, 이 세 악장은 모두 어렵기로 유명하며 특히 마지막 악장은 사악한 기술적 과제를 가진다.
1악장은 권력을 빌미로 젊은이들을 자신의 성으로 유인하는 사이렌, 물의 요정을 나타내는 ‘Ondine’에 대해 이야기한다. 연속적으로 반짝거리는 피아노 작문과 아르페지오(arpeggio) 형태에서 구체화되는 멜로디는 매우 매력적이다. 2악장인 ‘Gibbet’은 B flat 페달을 이용하여 교수대에 대한 어두운 이미지와 배경의 종소리를 그린다. 마지막 3악장인 ’Scarbo’는 베르트랑의 시에서 나오는 깨어있는 것과 꿈꾸는 것 사이의 공간에 있는 악몽 같은 유령의 모습을 아주 복잡하고 기교적인 음들로 표현하고 있다.
<4개의 스케르초(scherzo)>, 프레데리크 쇼팽(Fryderyk Chopin)
스케르초(scherzo)는 ‘농담(jest)’를 의미하는 짧은 작곡으로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템포가 빠른 3박자, 순환 혹은 다중 악장 내에서 활기찬 부분, 경쾌한 리듬 등으로 기존의 피아노 레퍼토리를 새롭게 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광활한 아이디어를 위한 음악적 수단을 찾던 쇼팽은 스케르초를 피아노를 위한 독립적이고 기교적인 형식으로 재창조했다.
쇼팽의 스케르초는 1830년대와 184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케르초 1번 B단조는 쇼팽이 21살의 나이로 폴란드 바르샤바를 떠나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후 3년 만인 1931년 작곡되었다. 이 시점부터 그의 성숙한 스타일은 마주르카(mazurka), 녹턴(nocturne), 에튀드(études)를 통해 공고히 되며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스케르초에 대한 재고와 함께 쇼팽은 발라드(ballad)와 폴로네즈(polonaise)의 가능성을 탐구하면서 보다 확장된 형태로 명성을 확립하기 시작했다. 1935년 쇼팽은 완성된 스케르초 1번을 와인 상인 토마스 알브레히트(Thomas Albrecht)에게 헌정했다.
B 플랫 단조의 스케르초 2번은 마리아 보진스카(Maria Wodzinska)를 사랑한 쇼팽이 그녀 가족들의 반대로 끝내 이루지 못한 관계에 대한 슬픔과 분노가 담겨 있다. 이 곡은 엄청난 인기를 끌기도 해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는 자신의 마스터클래스에서 그것을 연주하는 학생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스케르초 3번 C# 단조는 쇼팽이 그의 파트너 조르주 상드(George Sand)와 그녀의 아이들과 함께 마요르카(Mallorca)의 오래된 수도원에서 겨울을 보내는 동안 작곡되었다. 조성진은 그 장소를 방문하고 쇼팽이 그 곳에 있는 것을 상상할 기회를 얻은 후 음악의 내면적 드라마와 억울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도입부에 등장하는 옥타브 연타는 단호하면서도 기발한 아이디어로 오늘날까지도 높이 평가된다.
E장조의 스케르초 4번은 쇼팽의 행복한 감정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지만 동시에 복잡한 내용이 얽혀 있어 일관성 있게 해석하기가 어려운 작품이다. 이 곡은 조성진에게 피아니스트로서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한다. 바르샤바에서의 초창기 시절 화려한 스타일의 쇼팽을 떠올리게 하지만 성숙함에 따라 더 부드러워진다.
스케르초들은 쇼팽이 예술적으로 성숙해진 10년에 걸쳐 작곡 되었지만 모두 함께 연주하면 하나의 순환으로 작동한다. 조성진은 이렇게 설명한다. “각각의 스케르초 내에는 큰 대조들이 있기 때문에 작품마다 성격이 매우 다르지만 한 장소에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쇼팽의 스케르초는 달콤하면서 씁쓸한 역설적 표현처럼 유머가 항상 고통, 상실과 함께 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공연을 보러갈 때는 곡에 대한 정보를 미리 공부하지 않았다. 프로그램 중 앞서 연주된 두 곡은 접해본 적 없는 곡이었고, 쇼팽의 스케르초도 다른 곡들에 비해 익숙하지 않았다. 위그모어 홀 측에서 나누어주는 프로그램 안내로 짧은 사전 공부를 하고 공연이 시작된 후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연주하는 음악에만 집중했다. 중간 휴식 시간에 바깥 공기를 쐬러 나간 동안 후다닥 기억해 둔 감상을 메모에 남겨 두었고 이번 공연 후기 포스팅은 그 때의 메모를 참고했다.
첫번째 곡인 야나체크의 <Piano Sonata 1. X. 1905>는 비극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장엄하고 어두운 느낌이 강했다. 전체적으로 곡에 긴장감이 돌아 감상하는 동안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특히 천천히 부드럽게 시작하는 것만 같던 두번째 악장 'Death'는 점점 강렬해지고 절정으로 향해가는 부분이 있어 인상적이었다. 공연 전 곡 배경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었는데, 남아있는 두 악장의 음악을 듣다보니 사라진 3악장이 어땠을까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작곡가 야나체크는 무엇이 마음에 안 들었을까.
바로 이어진 라벨의 <Gaspard de la Nuit>은 제목을 통해 밤에 관한 내용이지 않을까 추측하며 감상했다. 확실히 미스테리하고 신비한 느낌이 있었다. 1악장 'Ondine'은 방울이 통통 튀는 느낌의 멜로디가 인상적이었는데 물의 요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작곡가가 표현하고자 한 이미지가 음을 통해 전달되고 비록 곡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도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음악의 힘을 느낀다. 교수대를 표현하는 2악장은 1악장보다는 낮은 음의 울림이 계속 된다. 무언가 스산하고 어두운, 하지만 한편으로는 맑은 종소리가 반복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지막 3악장이었다. 음악을 듣는 내내 신비하면서도 무서운 느낌을 받았는데 스카르보라는 밤의 유령을 묘사한 것이라고 하니 그 음색이 이해되었다. 경쾌하고 재빠른 멜로디지만(기술적으로는 무척이나 어려울 듯) 무엇인가 긴장감이 감돌고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음악 전반으로 깔려 있었다. 밤에 대한 다양한 이미지 중 신비하지만 무섭고 어두운 면모의 밤을 잘 보여주는 음악이었다.
확실히 공연 전반부의 두 곡들은 낯설기도 했고 1900년 초 근대의 음악들이라 그런지 내가 평소에 듣던 음악들과는 달랐고 신선했다. 멜로디를 쌓아가며 절정을 향해 가는 피아니스트의 움직임과 열정적인 연주를 감상할 수 있었다. 약 15분 가량의 휴식 시간을 보내고 공연 후반부는 쇼팽의 스케르초로 채워졌다. 4개의 스케르초 중 2번과 4번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쇼팽 콩쿠르를 우승한 당시에는 정제되고 정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 연주회는 좀더 성숙하면서도 과감한 표현이 있지 않았나 싶다. 콩쿠르 이후로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니 당연하겠지만 이번 연주를 통해 피아노가 이야기를 하고 피아니스트도 연주를 통해 감정을 전달 및 표출하는 느낌을 받았다. 열성을 다한 연주가 너무 멋졌고 감동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 커튼콜은 늘 그렇지만 밀당을 하듯 세네 번의 인사를 하다 앵콜곡이 이어졌다. 두 곡을 연주했는데 곡 제목은 모르고(..) 공연 전반에 있었던 강렬하고 파워풀한 곡들에 비해 가볍고 발랄한 곡들이었다. 아무래도 관객들의 기분을 풀어주려던 게 아니었을까. 두 곡 중 하나는 쇼팽의 미뉴에트 왈츠가 아니었나 싶은데(내가 기억하기론 그런데 솔직히 앵콜곡은 안내가 없어 정확한 정보를 모른다) 속도와 완급 조절을 자유롭게 이어갔다. 본 공연이 끝난 후라 홀가분한 느낌으로 연주하는 것만 같았고 좀 더 즐겁고 유쾌한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공연 중에는 연주를 위해 모든 감정과 에너지를 집중하고 쏟아부었을 테니 그 무게가 달랐겠지? 앵콜이 끝난 이후로도 세 번 정도 인사를 더 나왔는데 마지막에는 피아노 앞으로 나와 아주 깊게 인사를 했다. 클래식 공연에 대한 경험이 많이 없다던 조던이는 공연 후 여러번 나누어 나오는 인사와 앵콜을 신기해 했다. 우리는 인사가 끝날 때까지 박수를 치며 큰 성원을 보냈다.
조성진은 한국의 피아니스트이다. 1994년 5월 28일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6세부터 피아노를, 7세 때는 바이올린도 배웠다. 10살 때부터 피아노에 전념하기로 결심한 그는 예술의 전당 아카데미, 예원학교를 거쳐 서울예고에서 공부하며 피아니스트의 길을 걷는다. 박숙련 교수와 신수정 교수에게 사사했고 2012년에는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 파리 국립 고등 음악원에 입학하여 미셸 베로프 교수에게서 가르침을 받았다. 2017년까지 파리에서 지냈던 그는 현재 베를린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다.
2005년부터 국내 각종 콩쿠르를 석권하며 두각을 드러낸 그는 12세 때 단독으로 금호 영재 콘서트를 가졌다. 2008년 모스크바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해외 콩쿠르에 입상했다. 2009년 일본 하마마쓰 국제 콩쿠르(Hamamatsu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에서 1위, 2011년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International Tchaikovsky Competition) 피아노 부문 3위, 텔아비브 아서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마스터 콩쿠르(Arthur Rubinstein International Piano Master Competition)에서 3위를 수상하는 등 경력을 이어가던 그는 2015년 제 17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한국 및 국제 클래식 음악계에서 명성을 얻었다.
쇼팽 콩쿠르 이후 맺은 프랑스 솔레아(Solea) 매니지먼트 계약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매니지먼트 및 음반 계약을 통해 조성진은 꾸준히 세계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충실한 기본기와 함께 곡에 대한 해석과 응용이 좋은 조성진의 피아노는 미스터치가 거의 없고 강한 루바토(Rubato; 지휘자나 독주자의 재량에 따라 의도적으로 템포를 바꾸어 연주하는 것)와 투명하면서도 차가운 음색을 가진다. 쇼팽 콩쿠르 우승의 영향으로 쇼팽과 연관되어 많이 알려졌지만 음반과 연주회에서 드뷔시나 모차르트 등 다른 작곡가들의 비중도 늘리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솔직히 나는 쇼팽 콩쿠르 이전의 피아니스트 조성진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단지 여러 클래식 음악 중 쇼팽을 많이 좋아하고 쇼팽 콩쿠르에 대해 알고 있었을 뿐. 그런데 그 대회의 우승자가 한국인이라니 놀라우면서도 대단하다 싶었고, 세계적으로 인정 받은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쇼팽이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쇼팽이 좋아서 '조성진의 쇼팽'을 듣기 위해 앨범을 구입하고 공연을 보러 갔다. 하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그가 연주하는 다른 음악들도 궁금해서 종종 찾아보게 된다.
대학생 시절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동아리 활동을 했던지라 이전에는 클래식 공연을 찾아볼 때면 프로그램 속 피아노 협주곡이 있는지를 살폈는데, 이번에 피아노 독주회를 보니 그 감상이 또 다르다. 오롯이 피아노의 음색에만 집중하고 좀 더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앞으로도 종종 이렇게 공연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Międzynarodowy Konkurs Pianistyczny im. Fryderyka Chopina)는 폴란드 바르샤바(Warsaw)에서 열리는 국제 피아노 콩쿠르로 ‘쇼팽 콩쿠르’라고도 불린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음악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교육에서도 쇼팽 음악이 소외되는 상황에 이르자 폴란드의 피아니스트이자 교육자인 예지 주라플레프(Jerzy Żurawlew)가 쇼팽 콩쿠르를 계획한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업가이자 음악 애호가인 바르샤바 음악 협회 이사 헨리크 레키에비치(Henryk Rewkiewicz)와 이후 쇼팽 콩쿠르의 후원자가 된 폴란드 대통령 이그나치 모시치츠키(Ignacy Mościcki) 등의 도움으로 대회를 개최, 이어나갈 수 있었다. 대회는 1927년부터 시작되어 제 2차 세계대전으로 잠시 중단되었다가 1949년에 다시 열렸고 1955년부터 5년마다 개최되었다. 최근 2020년으로 예정되었던 18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는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연기되어 2021년에 개최되었다.
쇼팽 콩쿠르는 전적으로 단일 작곡가인 프레데리크 쇼팽(Fryderyk Chopin)의 작품에만 전념하는 몇 안되는 대회 중 하나로 Fryderyk Chopin Institute에서 주관한다. 클래식 음악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회 중 하나로, 우승자는 하룻밤 사이에 여러 콘서트 일정과 수익성 있는 녹음 계약을 통해 새로운 경력을 시작하게 된다.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쇼팽이 사망한 날인 10월 17일에는 전통적으로 바르샤바 성십자가 교회(Kosciol Swietego Krzyza)에서 엄숙한 미사가 거행되며, 작곡가의 뜻을 기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의 <Requiem>이 연주된다.
제 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는 2015년 4월 13일부터 24일까지의 예선을 거쳐 10월 1일부터 23일까지 본선 및 수상자 콘서트의 일정으로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개최되었다.
한국의 조성진이 우승을 차지했고 이어 캐나다의 샤를르 리샤르-아믈렝(Charles Richard-Hamelin)이 2위, 미국의 케이트 리우(Kate Liu)가 3위에 올랐다. 미국의 에릭 루(Eric Lu), 캐나다의 토니 이케 양(Tony Yike Yang), 러시아의 드미트리 시쉬킨(Dmitry Shishkin)이 차례로 4위, 5위, 6위를 수상했다. 조성진은 결승에서 쇼팽 <Piano Concerto in E minor, Opus 11>을 연주해 우승했다. 또한 2차 본선에서 <Polonaise in A flat major, Opus 53>을 연주하여 최고의 폴로네즈 상도 수상했다.
대회 이후 수상자들의 점수가 공개 되었는데, 심사위원 중 한 명인 프랑스 피아니스트 필립 앙트르몽(Philippe Entremont)이 우승자인 조성진에게 10점 만점에 1점을 준 것이 드러났다. 이것은 나머지 심사위원들이 9~10점을 준 것과 비교해 상당한 차이를 보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편 제 9회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크리스티안 짐머만(Krystian Zimerman)이 당시 조성진의 연주를 듣고 다른 참가자들의 연주를 듣지도 않고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에게 그가 우승할 것이라는 문자를 보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약간의 주접을 더해 지금까지 갔던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연주회를 기록으로 함께 남겨본다. 도무지 사진들이 어디로 갔는지(날려먹기도 했는데 그 틈에 있었나😭 아님 정리를 못해서 이러나..) 원본은 찾을 수 없고 급한대로 인스타그램에 남겼던 기록들을 가져왔다. 타이밍이 좋았다고 해야할지 17회 쇼팽 콩쿠르가 끝나고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국제적인 활동이 시작할 때 나도 영국에서 공부하며 지내게 되었고 비교적 한국보다는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지금은 또 꿈같은 이야기지만...
세 번의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2017년 2월 파리에서 있었던 연주회. 학기 중에 공연 일정이 있었는데 너무 타이밍이 좋게 activity week(무슨 목적인지는 모르겠고 그냥 수업이 일주일 내도록 없었던 기간ㅋㅋㅋㅋ)였고 유로스타 티켓도 세일 중이라 저렴했다. 소심쟁이답게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의논해가며 고민했던 기억이 있는데 친구가 "그냥 다녀와, 그 가격이면 서울에서 부산 가는 정도네!"라는 말에 힘 입어 2박 3일 일정으로 파리를 다녀왔다. 나름 내 인생의 일탈이었지. 춥고 어두운 겨울날 파리를 혼자 다니며 외로웠을 법도 한데 전혀 힘들었다는 기억이 없는 이유는 공연 이후에 사인회 시간이 있어 피아니스트 조성진 님을 직접 만나 음반에 사인도 받고 편지도 전하고 악수까지 했기 때문이다. 그 날 엄청 행복해했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찐하다. 덜덜 떨면서 "혹시 악수할 수 있을까요?"라던 나의 조심스러운 물음에도 흔쾌히 악수해주셨던 조성진 님.. 사실 피아니스트에게 손은 재산과도 같을 터, 실례가 되는 행동이었을 수도 있는데 너무 매너가 좋으셨다. 이 때 이룰거 다 이뤄서 이제는 저 멀리서 응원하고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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