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31
8월을 기록하는 첫 사진이 외식이라니. 우리는 주로 일주일에 두어번, 주말에 외식을 한다. 대부분 금요일 저녁 혹은 토요일 저녁이 근사한 한 끼를 먹으러 외출하거나 귀차니즘에 잠식되어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날이랄까. 이 날도 금요일 저녁, 조던이의 재택근무가 끝나자마자 동네의 한 중식당을 갔는데 정확히 어느 식당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그러므로 위치 정보는 생략).
예전에 중국인 친구랑 중식을 먹으러 가서 닭발 메뉴를 먹었는데(솔직히 중국인 친구의 추천이 없었다면 존재조차 몰랐을 닭발 메뉴..) 맛있었다. 다양한 메뉴를 자랑하는 중식당에서 늘 비슷비슷한 메뉴만 시켜 먹었던 나로서는 그 때가 중식당 메뉴 속 다양한 식재료에 대해 눈뜨게 된 순간이었다고 할까. 자세히 보니 곱창, 대창을 쓰는 메뉴들도 많고 닭발, 돼지 귀 등 특수 부위를 쓰는 메뉴들도 많더라. 그런 재료라면 또 환장하는 나로서는 괜히 반가웠달까, 그러면서 좁은 시야로 메뉴를 봤던 지난 날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고..
아무튼 이후로 다양한 메뉴를 종종 시켜본다. 나와 비슷하게 색다른 재료에 대한 반감이 없는 조던이와는 그런 쪽으로도 식성이 잘 맞다. 중식당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야채 메뉴와 볶음밥을 기본으로 다양한 메뉴를 시켜봤는데 양이 살짝 많았던 듯 싶고.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다.
그나저나 금요일 저녁 외식을 하러 집을 나섰는데 우리 건물 앞 큰 공원에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었다. 난 평일엔 외출할 일이 적고 일을 마치고 별 일 없이 돌아온 조던이도 별 말 없었는데(아마 이 땐 목요일 회식이 없었는지 제 시간에 돌아왔던 걸로 기억한다) 하룻밤 사이에 집 바로 앞에 폴리스 라인이라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런던 1~2존 경계에 위치한 곳인데다(그래도 결국 2존) 사람이 많이 다니는 역이나 번화가가 가까이 있는 곳이라 비교적 평화로운 지역인데 뜬금없이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어 놀랐다.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도 여전한데다 통제 규모가 상당해서 더 놀라웠다(처음엔 집 앞 쪽 구역만 막은 줄 알았는데 거의 공원 전체를 두른 듯 했음). 지하철 역에서 공원으로 이어지는 메인 도로에서는 몇몇 경찰들이 주민들을 상대로 인터뷰도 하고 있었고 폴리스라인을 따라 곳곳으로 경찰들이 배치되어 구역을 지키고 있었다.
이제 궁금증이 극에 달한 우리는 차마 경찰에서 물어보진 못하고(몇 명 주민들은 물어보는 것 같았음) 인터넷 검색을 했는데, 알고 보니 전날 밤 9시 즈음 공원에서 칼부림이 났던 것😱 8월의 영국 밤은 늦게까지 해가 떠 있어서 밤 9시라고 해도 어둑해질 때 즈음인데 그런 곳에서 칼부림이라니...! 게다가 우리 집 앞에 있는 공원은 비교적 확 트인 평지 공원이고 길 가 쪽으로만 나무들이 우거진 스타일이라 으슥한 곳이 별로 없다보니 늦은 시간까지 산책을 하거나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범죄가 가능할 지 상상도 못했다(*아래 관련 추가 내용 있음). 하지만 생각보다 조던이는 평온했음. 이야기를 들어보니 영국에서는 총기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것에 비해 칼부림 사건(stabbing)이 많은 편이고, 대부분 그런 범죄들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10대에서 20대 초반의 갱 활동을 하는 무리들이라고 한다(한국 식으로 말하면 일진 패거리들끼리 갈등으로 흉악 범죄가 일어나는 그런..?). 이번 사건도 10대 학생들 사이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하지만 난 평온해 질 수 없지.. 특히 사건이 일어난 전날 9시면 나와 조던이 모두 쇼파에 앉아 저녁을 먹고 TV를 보던 시간 같은데 지척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니.. 매주 '그것이 알고싶다'를 챙겨보고 범죄 및 미해결 사건 관련 프로그램들을 자주 보면서 이 세상에 얼마나 사건 사고들이 많은지는 알고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곳 가까이서 일어났다는 것은 한동안 충격이었다.
이후로도 꽤 오랜 시간, 며칠동안 폴리스라인은 쳐져 있었고 경찰들의 수색은 계속되었다(하루 이틀 정도면 끝날 줄..). 하지만 다행히 목격자도 있었던 것 같고 10대 학생들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조던이 말로는 용의자 찾기가 쉬울거다, 라던데(학교 및 친구들 인터뷰만 몇 번 하다보면 알게 될거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용의자가 잡혔다는 뉴스를 봤다.
지금껏 살면서도 이런 큰 일이 일어난 것은 이 때 한번 뿐이지만, 그래도 앞으로 계속 조심해야지(물론 엮일 일이 잘 없을 것 같긴 하다만..).
*추가 내용: 영국에서는 시간이 늦으면 공원 출입을 하지 말라고 하는 정도로 공원은 위험한 장소가 될 수 있다. 특히 예전에 조던이가 Finsbury Park라는 아주 큰 공원 근처에 살았는데, 보통 공원을 가로질러 가는게 제일 빠른 길이지만 어두워지면 공원을 출입하지 말고 먼 길로 돌아오라고 할 정도였다. 그 전까진 자각하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정말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두워지면 공원 자체를 아예 안 가던.. 알고 보니 어두운 시간에는 노숙자, 범죄자 등이 공원 내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고 한다.
살인 사건의 충격이 크긴 컸지만 그 날 우린 집에 돌아와 축구 경기를 봤다(아이러니🤣). 8월은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2022-23 시즌이 시작되는 달로, 아스날의 첫 경기는 원정이어서 집에서 알코올 홀짝이면서 TV로 경기 봄. 이번 시즌은 우리에게 특별한 시즌이라 축구 일기는 따로 써볼까 한다.
그러고 그 주말 처음으로 우리는 뉴몰든(New Malden)에 가봤다. 영국생활 7년 차가 되도록 뉴몰든엔 가본 적 없던 나였는데.. 아무래도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보니 내가 한국인이라고 하면 주변 외국인들(특히 다른 아시아 친구들)이 뉴몰든에 가봤냐고 물어본다. 그 곳에 큰 한국 슈퍼도 있고 한식당들도 많다고. 하지만 굳이 외식할 때 한국 음식을 찾지 않는 나로서는(괜히 비싸고 해먹는게 나아..) 먼 곳까지 갈 일이 없었는데 조던이가 궁금해 해서 같이 가보게 되었다.
▪︎ K-Town BBQ
Address : 8-12 Coombe Road, New Malden KT3 4QE
Open : Monday - Friday 12:00 ~ 16:00, 18:00 ~ 22:00 / Saturday 12:00 ~ 16:00, 17:00 ~ 23:00
Sunday 12:00 ~ 16:00, 17:00 ~ 22:00
제일 큰 목적은 한국식 바베큐였다. 예전에 같이 플랫 쉐어를 했던 한국 친구들이 이 곳을 추천했던 기억이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정해진 시간 내에 뷔페식으로 다양한 반찬, 밥, 고기를 덜어올 수 있는 식이어서 전략을 잘 짠다면 괜찮을 듯? 우리는 괜히 사이드를 많이 덜어오고 고기를 적게 먹었던 것 같아 아쉬움이 살짝 있지만.. 정해진 시간을 다 채우지도 않고 1시간도 안 되어 일어났더니 되려 주인이 놀랄 정도였다🤣🤣ㅋㅋㅋㅋㅋ 근데 배부른걸 어떻게 해..
이후로 한국식 디저트를 먹고 싶어서 빙수 파는 곳을 갔었나.. 근데 50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너무 충격이라 그냥 돌아왔다. 그 전에 영국에서 제일 크다는 그 유명한 한인 슈퍼도 드디어 가보고. 슈퍼 때문에 근처에 살고 싶긴 하더라. 근데 또 차 있으면 멀리 살아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운전면허 따야지 휴🤨
지난번 한국을 다녀오면서 명란젓과 낙지젓을 왕창 챙겨왔다. 젓갈 러버인 나로서는 영국에서 좋은 젓갈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 한스러울 정도였는데, 이렇게 한국을 다녀올 때는 쟁여올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큰 냉장고가 필요한 이유인데, 지금 살고 있는 집 냉장고는 너무 작아서 아쉽다). 아껴먹으려고 젓갈들은 납작하게 지퍼팩에 넣어 냉동해두고 조금씩만 소분해서 밥 반찬으로 먹는데 최근 낙지젓을 이용한 새로운 레시피를 알게 되었다. 바로 카펠리니 낙지젓 파스타.
어떻게 보면 소면을 카펠리니 면으로 활용했을 뿐 맛은 비빔면과 비슷한데 오독오독 낙지젓이 씹히고 깻잎+김의 조합이 너무 좋아서 확 빠져버렸다. 정식 레시피는 들기름을 사용하고 그저 차갑게 식힌 파스타면에 낙지젓을 올려 먹는 정도인데, 난 레시피를 변형해서 마늘, 양파들도 잔뜩 넣고 낙지젓을 살짝 볶아 양념으로 얹는다(물론 부족해 보이면 생낙지젓도 더 올려줌). 그리고 들기름 대신 올리브유+참기름을 사용하는데 그저 맛있기만 하고요..😋 카펠리니 면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아쉬울 정도로 요즘 우리들의 최애 파스타 메뉴는 이 파스타가 되었다.
시즌 첫 원정 경기가 끝나고 일주일 뒤 첫 홈 경기가 있었다. 우리에게 이번 시즌이 특별했던 이유는 바로 시즌권을 구했기 때문!😍 이번 시즌 홈경기들은 모두 직관할 수 있게 되었다. 행복쓰. 시즌 첫 홈경기는 나, 조던이, 조던이 친구 에드와 함께했는데 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많은 팬들의 흥분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이후에 돌아와 중계 화면을 보는데 우리 모습이 살짝 보였던ㅋㅋㅋㅋ 노랑이 유니폼을 입은게 조던이, 그 옆에 햇빛을 가리고 있는 사람이 나였다ㅋㅋㅋ 찾아낸 조던이나 에드도 대단..
축구 경기 관람을 마치고 우리는 다 함께 에드와 그의 여자친구 로라가 살고 있는 집으로 향했다. 이전에 에드와 로라에게 내가 한식 저녁을 푸짐하게(?) 대접했던 적이 있는데, 그 보답으로 에드가 요리를 제대로 해서 대접하겠다고 해서 마련된 자리. 고맙게도 엄청 좋은 재료들을 직접 공수해 준비한 저녁이라 그런지 엄청 맛있었다.
▪︎ Noci
Address : 4-6 Islington Green, London N1 2XA
Open : Sunday - Wednesday 12:00 ~ 22:00 / Thursday - Saturday 12:00 ~ 23:00
Website : https://nocirestaurant.co.uk/?utm_source=google&utm_medium=local&utm_campaign=glocal
그리고 다시 돌아온 우리의 주말 외식. 나는 종종 구글지도를 켜고 마구잡이로 레스토랑을 눌러보며 평점 좋은 곳들을 살펴보곤 하는데(구식이지만 숨은 동네 맛집들을 찾기 좋은 방법ㅋㅋㅋ) 이 레스토랑도 그렇게 발견한 곳이다. 운동 다니면서 몇 번 지나친 곳이기도 해서 궁금한 마음에 가봤다. 나는 무난하게 맛있다고 느꼈는데, 조던이는 다음날인가 배탈이 나서 기억이 좋지 않다. 한입 슬쩍 맛본 나로서는 큰 문제가 있었으려나 싶은데, 조던이는 아무래도 이 식사 이후 제대로 먹은게 없는데 배탈이 나서 음식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의심하는😅. 여러모러 큰 인상이 남지는 않아서 다시 찾아가진 않을 것 같다.
한국 다녀와서 본격적인 결혼식 준비를 하면서 우리는 런던에서 셀프 웨딩 촬영을 했다.
▪︎ CHEEEZ
Address : Unit, 9B Queen's Yard, White Post Ln, London E9 5EN
Open : Monday - Sunday 12:00 ~ 20:00
Website : http://cheeez.co.uk/
한국에는 셀프로 촬영할 수 있는 사진관이 종종 있는데, 런던에는 그런 곳이 없다가 최근 한 곳이 생겼다(추측으로는 한국분이나 한국과 관련 있는 분이 오픈하신 것 같은데..). 그 곳에서 흑백 사진으로 서로 깔끔하게 옷을 갖춰 입고, 꽃다발/베일 등으로 꾸며 웨딩 촬영을 하기로 한 것. 물론 시간이 좀 지난 지금, 다른 곳에서 본격적인 스냅 사진도 찍고 결국엔 한국에서 스튜디오 촬영도 하게 되었지만 이 날 우리만의 웨딩 촬영은 후회가 없다. 게다가 각각의 사진들이 다 목적에 맞게 사용되고 있어 아깝지 않다. (스튜디오 촬영은 식 전에 하기 때문에 모바일 청첩장 등 다른 용도에 쓸 수가 없다.)
이 때 찍은 사진은 외국에서 오시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웨딩 웹사이트 제작에 사용되어서 반드시 필요한 사진이긴 했다. 아무래도 외국에서는 결혼식 날짜와 시간을 알리는 초대장을 일찍 보내다보니(거의 결혼식 일정 기준 1년 전에 보냄) 조던이가 조급해 했는데, 아무런 사진도 없이 보내기가 그래서 부랴부랴 찍게 되었다.
검은색 드레스도 없어서 얼마나 찾아 다녔는지😂 이곳 저곳을 다니다가 결국 AllSaints에서 무난한 슬립 드레스를 사고 아마존에서 구입한 베일, 슈퍼마켓에서 산 노란색 장미를 사용해 부케 모양을 요리조리 잡아 부케를 만들었다. 조던이는 원래 가지고 있던 어두운 색 바지에 폴로 셔츠만 Uniqlo에서 샀었나. 어차피 흑백으로 찍을거라 어둡고 밝게 나오는 것만 잘 맞췄다.
약 45분 정도 촬영을 하고 15분 동안 사진 셀렉(인쇄용) 및 전체 사진 파일 수령(별도 결제)을 했는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촬영 파일들을 전달받는 과정에서 화소/용량이 줄여지는 바람에 완전한 원본 사진이 아니어서 아쉬웠다. 물론 이후에 별도로 문의를 했지만, 이미 사진 파일 보관 기간이 끝나서 원본은 삭제되었다고😭 미리 USB를 챙겨갈 것을.. 사진관 측에서는 미안하다며 또 다른 무료 슬롯을 제공해 준다고 했지만 다시 간다고 해도 이 때 찍었던 사진, 무드와 비슷하게 찍을 자신이 없어서(다시 찍으면 뭔가 힘이 들어갈 것 같아서) 괜찮다고 했다. 어차피 웹사이트 용도로 쓰고 인쇄/수정을 대단하게 하지 않는 이상 부담 없는 정도여서 나름 충분하다고 느꼈다.
우스갯소리지만 우리가 커플 사진을 찍은 이후로 이 사진관에 본격적인(?) 웨딩 스냅 촬영 패키지가 생겼다. 기존에도 커플들이 사진 촬영을 많이 하던 곳이라 물론 우연의 일치겠지만 우리 사진들도 인스타그램에 'taking engagement pictures' 홍보용을 활용되었다🤣 사실 우린 이 곳에서 촬영을 만족스럽게 했던지라 커플, 친구들에게 한번쯤 추천해주고 싶다.
▪︎ Puttshack Bank
Address : 1 Poultry, London EC2R 8EJ
Open : Monday - Wednesday 12:00 ~ 23:00 / Thursday - Friday 12:00 ~ 00:00 / Saturday 11:00 ~ 00:00
Sunday 11:00 ~ 22:00
Website : http://www.puttshack.com/
드디어 영국에서 내 친구 만난 날!😆 영국에서 학교 생활을 하던 많은 친구들은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뿔뿔이 흩어져서 사실 영국에 남아있는 친구들이 많지 않고, 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새로운 친구 만들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나는 한인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조인하는 것도 아니어서.. 그래도 이렇게 가끔 런던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인연이 있으니.. 그 중 한 명이 바로 지혜언니😍
지혜 언니는 영국 생활 1년차에 만났는데(벌써 인연이 그렇게나 되었다니..!) 2년 동안 런던에서 시간을 보냈다. 국악을 전공한 언니는 전통적인 음악도 하지만 현대적으로 국악을 풀어내는 팀활동도 하고 있어서 국제적으로 여러 나라에서 무대를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보니 영국이나 유럽에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동안 코로나 때문에 어려웠지만, 이제 점점 코로나 규제가 사라지면서 언니도 훨씬 자주 유럽게 올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도 영국에 일이 있어 왔는데, 바쁜 일정 중에도 시간 내어 나와 놀아주는 너무 좋은 언니💛 우리는 함께 크레이지 골프를 치고(이 때 쳤던 크레이지 골프 엄청 재미있었다. 점수 카운트 하는 것도 기계식으로 자동화 되어 있고 나름 새삥이 같았음) 저녁도 먹으면서 밀린 수다를 한껏 떨었다. 가끔이라도 이렇게 이어지는 인연은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
▪︎ Myungrang Angel
Address : Angel Central Shopping Centre, 35 Parkfield St, London N1 0PS
Open : Monday - Sunday 11:30 ~ 20:00
Website : http://www.myungranghotdog.co.uk/
지난번 동네 근처에서 명랑 핫도그가 오픈한다는 것을 보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었나..? 꽤 오랜 시간 기다렸던 것 같은데 드디어 그 가게가 오픈을 했다. 같은 사업체인지는 모르겠지만 위층에는 페리카나 치킨이 열었고(지금 알아보니 일시적으로 닫았네..) 아래층에는 명랑핫도그가 생겼다. 한국식 핫도그가 그리웠던 나로서는 반가운 소식! 조던이와 산책 겸 쫄래쫄래 가서 하나씩 사먹어봤다. 근데 지금 찾아보니 평점이 엄청 안 좋네😅 원래도 이런 음식들을 자주 먹지 않는 나로서는(게다가 요즘 다이어트 중) 큰 불만이 없었지만 기대가 컸던 다른 사람들은 그만큼 실망도 컸나보다. 난 그저 한국 브랜드를 영국에서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지혜 언니를 따로 만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언니의 친구분 집으로 초대 받았다. 처음으로 시율 오빠와 수진 언니를 소개 받은 날🥰 시율 오빠는 지혜 언니와 같이 국악을 전공하신 분이었고, 나와 대학교가 같은데다 상훈 오빠를 같이 알고 있는 인연이 있었다. 사실 지혜 언니도 상훈 오빠 소개로 만나게 된건데 이렇게 또 이어지다니, 상훈 오빠의 인맥에 놀라면서도 그 오빠는 도대체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나요..ㅋㅋㅋㅋ(스웨덴에서 잘 살고 있음) 시율 오빠와 수진 언니는 결혼한지 얼마 안된 신혼 부부셨고 시율 오빠가 영국에 아티스트 비자로 오게 되면서 수진 언니도 같이 영국에 오게 되었다고.
지혜 언니가 영국을 떠나기 전에 한번 더 보면 좋겠다는 이야기 중에 갑작스럽게 주말 저녁 초대를 받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시율 오빠, 수진 언니가 맛있는 식사를 요리해줬다. 언니, 오빠 요리 실력 대박쓰..👍 늦게까지 이어진 수다에 안주까지 마련해 주시는데 플레이팅 센스도 정말 대박이었다. 낯가림이 살짝 있는 나로서는 아직 어색어색함이 있었지만 그래도 편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소중한 인연 쭉 이어지면 좋겠다🧡
8월은 진짜 바쁜 달이었네.. 날씨가 좋고 낮 시간이 긴 여름은 영국의 피크 타임이다. 원래 영국은 사교 문화가 활발한대다 조던이는 친구 모임이 진짜 잦아서(하지만 절대 인정하지는 않음.. 내 앞에서 자기가 내향적이라고 생각하는 이 녀석은 정말..) 일상적으로도 피곤하지만ㅋㅋㅋㅋ 여름이 되면 정말 이벤트가 많아진다. 게다가 말했다시피 작년부터 올해가 조던이 친구들이 30살이 되는 해여서.. 모든 생일 파티가 거하다.
이 때도 조던이 친구 알피의 생일어어서 아침 식사를 초대 받았다. 보통은 저녁 식사나 파티를 많이 하는데, 이 친구는 조금 색다르게 진행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코스로 나오는 브런치 식사를 대접 받고 이후엔 근처 야외 공간에서 술을 마시며 수다를 떨다가 오후 늦게 즈음부턴 노팅힐 카니발(Notting Hill Carnival)에 가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저녁에 다른 공연 예약을 해둔 우리로서는 카니발까진 가지 못하고 식사 후 수다 타임까지 즐기다 돌아왔다.
그리고 우리가 저녁에 갔던 공연 The Burnt City. 조던이 친구 커플에게서 추천 받고 간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미리 공부했어야 했나보다. 별도로 제공하는 작은 가방에 휴대폰을 넣어 잠그고(사용 금지) 흰색 가면을 받아 들고 입장에 공연을 진행하는 단원들을 따라다니며 각각의 공연장에서 진행되는 공연을 감상하는 스타일의 새로운 연극인데, 사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끝인지 모르고 중간부터 입장하다 보니 내용을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사실 우리가 갔던 날 공연장에 전기 문제인가 뭔가가 있어서 입장도 엄청 지연되면서 입장부터 엉망진창이 된 느낌이라 더 혼란스러웠음.
사실 몇 년 전에 지혜 언니가 뉴욕에서 이 공연을 보고 흥미로웠다고 이야기 했던 적이 있어 마음 속으로 은근 반가웠는데, 우리에겐 너무 어려웠던 걸로. 이후에 후기를 찾아본 조던이 말로는 특히 우리가 갔던 공연 내용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고 다른 많은 사람들도 난해해 했다는 것에 약간의 위안을 얻었다.
그래도 나름 트렌디하고 현대적인 예술 공연 한번 본 것으로 만족쓰.. 계속 내용이 바뀌면서 정기적으로 공연이 진행되는 것 같던데, 다음에 좀 더 쉬운 내용을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스타일 자체는 신선해서 마음에 들었거든.
(아무튼 이때 1시간인가 2시간인가 오래 시간을 채우지도 못하고 나왔는데 이후에 조던이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어서 나름 다행스러운 타이밍이었다. 휴대폰 자체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에서 연락 늦게 받았으면 큰일 날뻔.. 어휴)
그리고 8월의 마지막 외식. 8월 마지막 주 월요일이 뱅크 홀리데이라 외출을 했다. 점심으로 뭐 먹을까 생각하다가 무난한 일본식 라멘 SHORYU 선택. 이 걸쭉한 국물이 주기적으로 땡긴다.
이 때가 영국의 마지막 휴일이 아니던가.. 영국은 정말 생각보다 국경일이 없고 8월의 마지막 뱅크 홀리데이가 끝나면 크리스마스가 그나마 남은 1년의 긴 휴일이라 왜 다들 크리스마스를 외치며 일찍부터 기다리는지 알 것만 같다. 일상의 보너스 기분을 생각하면 아주 가끔 적절한 타이밍에 한번씩 국경일이 있는 한국이 좀 더 나은 것 같다. 그래도 회사에서 쓸 수 있는 휴일 차이로 보면 영국이 또 나은가..?🤔
아무튼 우리의 8월은 이렇게 마무리, 끝!
'▪︎ 일상 기록장 > 202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국생활] 9월의 런던 일상: 여왕의 서거👑, 이탈리아 데스티네이션 웨딩(Destination Wedding), 아이맥 샀다🍎 (2) | 2023.03.27 |
---|---|
[영국생활] 8월의 축구 일기: 22-23 프리미어 리그 시즌 시작!⚽️ (2) | 2023.03.25 |
[영국생활] 7월의 런던 일상: 조던이 생일 파티, 피크닉 나들이, 먹고 즐기는 여름날 (0) | 2023.02.20 |
[영국생활] 6월의 런던 일상: 친구 결혼식, 조던이와 나의 생일🎂 (5) | 2022.12.25 |
[영국생활] 5월의 런던 일상: Petersham Nurseries 나들이, 간장 양념 닭튀김, 첫 영국 결혼식 참석, 드디어 이루어진 조던이와의 한국행✈️ (0) | 2022.12.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