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9
일기 날짜는 뻔뻔하게 3월 19일을 적어 놓았지만 일기를 작성하고 있는 오늘 날짜는 솔직하게 4월 9일. 블로그를 엄청 오랜만에 한다. 지난 일기 날짜가 3월 10일인걸 보니 거의 한달 만...?😱
주기적으로 하게 된 패턴사 일이 시작된 것도 있지만(일주일 2회 정도) 인스타툰을 시작한 만큼 다른 시간들엔 하루 종일 그림을 그리고 있어서 블로그 관리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그렇게 활동이 줄어든 만큼 전시회를 본다거나 외식을 하는 등의 외부 활동이 줄어든 것도 있어서 전할 일상 소식이 없었다. 최근 한달은 거의 집-그림-일-밥 이정도여서..😅 사진첩을 보니 대부분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기 위한 일상툰 이미지들이고 간간히 보이는 음식 사진이 전부다. 그나마 간략히 메모해 놓은 달력 일정들을 보며 밀린 일기들을 써볼까 한다.
가장 남기도 싶었던 소식 중 하나는 바로 한국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소식이었다. 이 당시에 새로운 뉴스들과 규정 변경을 확인하고 엄청 흥분하고 기분 좋았지만 동시에 후다닥 조정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
아무튼 3월 11일에 들려온 반가운 소식! 2년 가까이 해외입국자에 대한 엄격한 격리를 유지했던 한국이 드디어 그 규제를 완화했다🥳 야호!
사실 해외입국자에 대한 그 동안 많이 바뀌기도 했지만 동시에 제일 변동이 없기도 한 규칙이었던 것 같다. 14일 격리에서 10일 격리, 7일 격리로 줄어드는 것에만 거의 1년 반이 넘는 시간이 걸렸던 것 같고, 오미크론이 퍼지기 전 잠시 격리 면제가 되었던 경우도 있지만 오직 백신 접종을 완료한 '내국인' 및 '장기 거주 외국인'만 가능했다.
나 또한 작년 2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14일 꽉 채워 자가격리를 했었고, 심지어 당시엔 영국에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왔다는 이유로 영국-한국을 잇는 직항 비행기가 막히는 게 몇 달이나 이어져 세 번의 비행기 취소를 겪은 후 파리를 경유하는 루트로 꼬박 24시간이 걸려 한국에 갔었다(솔직한 마음에서 이 부분에 대해 불만이 많았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계속). 게다가 영국에서 입국했다는 이유로 다른 해외 입국자들은 하지 않는 1일차 PCR 검사와 시설 격리도 했었지. 하지만 그나마 그 긴 격리 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첫 날의 시설 격리 이후 가족들을 만나고 본가에서 남은 격리를 이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한국을 방문한 이후로도 난 계속 주기적으로 한국 격리 규칙을 확인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조던이 때문이었다. 이번 여름에 연애 3주년을 맞이하는데 그 동안에 조던이가 우리 가족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것에 나는 그동안 여러모로 스트레스가 많았다. 단지 나의 한국 정체성을 조던이가 경험하지 못했다는 문제만이 아니라, 결국에 약혼-결혼-이후의 미래를 계획하는 것에 우리 가족을 제외할 수 없었기에 반드시 우리 가족을 만나는 단계가 필요했는데, 그 단계가 코로나 때문에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체되니 답답함이 쌓였다. 심지어 나와 조던이는 연애 6개월 차에 결혼까지 생각하며 진지한 관계로 발전했고 2020년 여름에 한국을 방문할 것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터져버린 코로나 사태로 모든 계획이 무산되니 도대체 이 끝이 언제인가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한국이 '단기 방문 외국인'에게 무조건 시설 격리(심지어 자비 부담)를 유지하니 조던이에게 거의 100만원이 넘는 시설 격리 비용을 내면서까지(14일 가득 채울 경우 거의 격리 비용만 150~200만원) 한국에 가자고 강요할 수도 없는 일이었고, 1년에 길게 휴가를 쓸 수 없는 상황에 10~14일 가량을 격리로만 보내기엔 너무 아까운 상황이라 계속 미뤄왔다. 게다가 시설 격리를 보니 창문도 제대로 열 수 없는 답답한 호텔 객실인 경우가 많고 음식도 따뜻한 온기는 없는 도시락 음식들이 전부라.. 내가 오히려 절대 안된다고 반대했더랬다.
심지어 한국에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잠깐 격리가 면제되었을 때에도 오직 내국인과 장기 거주 외국인만 면제해 주었던 점이 참 불만이기도 했는데(심지어 이 때 해외에서 맞은 경우도 적용 됐던걸로 기억한다.) 해외에서 맞은 내국인과 외국인의 차이가 무엇인지 납득이 안됐던.. 암튼!! 그나마 격리가 7일로 줄어든 올해 초, 한국 방문을 도전(?)해 볼 수 있겠다 싶어 계획을 하던 차에 격리 면제 뉴스가 들려왔다. 그래... 사실 요즘 한국 일일 확진자 수 보면 다른 어느 나라들보다 많은데 더 이상 명분이 없기도 하지..
백신 풀 접종을 한 사람들에 한해서 접종 이력이 국내에 남아있거나 미리 등록하여 확인이 가능한 경우 격리가 면제되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었다. 3월 21일? 24일? 부터는 한국 내에서 접종해서 접종 이력이 남아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 해외 방문 후 입국할 때 격리가 면제되는 것이었고(이건 우리는 해당 사항 없음, 그래서 날짜를 잘 기억 못한다ㅋㅋㅋ) 4월 1일부터는 해외에서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미리 등록을 하면 격리가 면제되는 것이었다. 우리는 후자에 해당! 나는 화이자 2+모더나 1로, 조던이는 모더나 3로 3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우리는 격리 면제 조건에 해당되었다.
* 추가적인 이야기 : 당시 직항을 막는 것만이 정말 최선의 방법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해외 입국을 막지 않는 상황에서(그럼 영국에서 경유로 입국이 가능한 상황) 경유를 하게 되면 오히려 환승 시간 등으로 외부와의 접촉 시간이나 가능성이 늘어나는데 그 동안 감염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고, 이미 다른 국가들 간의 이동이 가능한 상황에서 '영국'에서만 오는 사람들을 막는다고 변이를 막을 수 있었는 지는 지금까지도 이해할 수 없다. 영국이 새로운 변이를 처음으로 발견했을 뿐이지 이미 그 새로운 변이는 다른 국가에도 많이 퍼져 있었기 때문에 그저 단순한 탁상 행정의 조치가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 전날 조던이랑 싸워서ㅋㅋㅋㅋㅋㅋ 서로 냉랭한 상황이었는데도 아침에 눈 뜨자마자 소식을 전하긴 함ㅋㅋㅋㅋ 그런데 사실 뉴스만으로는 '단기 방문 외국인'도 격리가 면제 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 거의 몇 일동안 계속해서 업데이트 되는 뉴스들을 확인하고, 질병관리청 공지도 확인하고 난리였다. 그래도 트위터에서 한국 소식을 전하는 BBC기자가 소식을 영어로 전하기도 해서 이건 단기 방문 외국인도 포함되는 것일 거라고 추측하고 난리였지.
질병관리청, 외교부, 주영국 대한민국 대사관 등 여러 곳에 문의하고 공지를 확인하는 과정에 거의 5일 정도 걸렸나..? 특히 문의하는 것에는 엄청난 시간이 걸렸는데, 한국으로 전화를 못하는 나의 경우 친구가 알려준 카톡 채팅을 통해 문의를 했는데 질문 하나에 대한 답변을 받는데 이틀이 걸렸던 것 같다ㅋㅋㅋ 게다가 첫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정말 챗봇이 답하는 것 마냥 질문과는 관련 없는 답변부터 와서 답답했었지..😩
그래도 결국 확인을 받았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한국으로 갈 계획을 세웠다.
먼저 엄마한테 연락해서 이러한 규정 변경을 알려주고(정작 한국에 계신 부모님들은 이런 뉴스에 잘 모르심ㅋㅋ) 이번에야 말로 내가 남친 데리고 한국 간다고 했다ㅋㅋㅋ 그전까지는 "그래, 한국에 와서 직접 만나고 이야기라도 해야지 우리도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지, 네 이야기만 듣고 우리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니?"라고 하시던 부모님들도 이제는 나와 조던이가 한국을 방문한다는 사실에 실감이 좀 나시는 듯. 특히 우리 아빠는 아직 내가 결혼을 생각할 만큼 진지한 관계의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도, 그리고 그 남자친구가 외국인이라는 사실도 모두 받아들이기 어려우신 것 같은데(조던이의 국적보다는 이 관계 때문에 내가 해외에서 평생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반대를 조금 하신다. 예전부터 내가 해외에서 사는 걸 달가워 하진 않으셨음. 물론 유학이나 모든 면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시지만 욕심 같아선 한국에 데려가고 싶으신 듯ㅎㅎㅎ 근데 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데려가는데 그 관계를 반대하실 분도 아니시긴 함) 이번에 한국에 함께 가게 되면 미래에 대한 많은 계획과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긴장되기도 기대되기도 한다.
그리고 나와 조던이는 휴가 일정을 조정했다. 사실 격리 면제 소식을 듣기 전에는 여름 쯤 한국을 가는 것을 계획했는데(아무래도 그 때 긴 휴가를 내기가 편해서) 이렇게 격리 면제가 되니 가능한 빨리 가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8월까지 기다리다 또 새로운 변이나 확진자가 급증하거나 해서 규정이 바뀌면 어째? 난 또 못 기다린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한 것은 5월이었는데 사실 그 때가 오랜 휴가를 내기에 애매한 때이긴 해서 조던이 회사에서 허가를 해줄지 맘 졸이며 기다렸다. 조던이는 "나 여자친구 아버지 만나서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어요, 지금 제 인생에서 한국 가는거 되게 중요한 일입니다."는 식으로 약간의 농담을 곁들인 어필을 했고, 다행히 상사가 상황을 이해해줘서 3주간의 휴가가 나왔다. 원래 1년에 쓸 수 있는 휴가 일수 자체는 많지만 평소 간간히 써야 될 상황도 있어서 조던이가 15일(약 3주) 휴가 일수를 남겨 놨는데, 영국에서도 한번에 몰아 쓰는건 쉽지 않다고 한다. 신혼 여행과 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2주 이상의 휴가를 한꺼번에 쓰기는 쉽지 않다고.. 하지만 우리도 이번 한국 방문으로 우리 부모님을 만나고 미래의 결혼 계획까지 허락(?) 받아야 할 중요한 상황이었기에 조던이의 어필이 먹혔던 것 같다.
나 또한 예전 같은 상황이었으면 이번에 한국 가서 좀 오래 있다 올 생각도 했지만, 정기적인 일이 생기는 바람에 조던이와 함께 3주만 다녀오기로 했다. 그리고 일하는 곳에도 미리 일정을 말해주고 허락을 받아둔 상황! 다행히 난 프리랜서 잡이라 일정 조정에 유연성이 있어서 조던이보단 어려움이 덜했다.
그러고 바로 19일에 비행기 표를 끊었다. 어예😍 평소 부모님이 비행기 티켓을 구매해 주시는데, 이번에는 조던이 것까지 있어서 조금 애매했다. 따로 끊어야 하나 아니면 그냥 조던이랑 나랑 각자 돈을 내서 끊어야 하나 했는데, 갑자기 부모님이 "그냥 같이 끊어서 와라. 아빠가 내줄게."라고 하셔서 마음 속으로 놀라면서도 못 이기는 척 결제해버림ㅋㅋㅋㅋ 엄마는 "비지니스 끊어서 올래? 아니면 가는 거라도 비지니스 끊어라."하셨지만 그것까지는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라 그냥 일반석으로 끊었다. 조던이는 갑작스러운 우리 부모님의 비행기 티켓 서포트에 놀란 듯 했지만("어떻게 계산해야 하지..? 내가 너한테 돌려줘야 해?"라는 느낌) 어차피 한국 가서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 놀러갈 때, 혹은 대구에서도 숙소를 따로 구해야 할 경우에 조던이가 그 비용을 내기로 하고 또이또이 하기로 했다.
이렇게 비행기 티켓도 끊었고, 일정도 모두 정해졌다. 벌써 4월이 되었고 우리의 디데이 5월도 좀 더 가까이 다가오는 중이다.
아직까진 실감이 나지 않지만, 4월 말쯤 한국 여행에 대한 좀 더 자세한 계획과 예약들을 진행할 생각인데 벌써부터 너무 설렌다. 제발 그때까지 또 다른 변수가 없길 비나이다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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