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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기록장/2022년

[영국생활] 감기에 제대로 걸려 버렸다🤒 거의 3주째 시달리는 중..

by kyeeunkim 2022. 4. 12.

2022.04.07

  요즘 난 감기에 시달리고 있다.

  3월 중순 즈음 조던이가 감기에 걸렸는데, 같이 생활하는 나도 약간 옮으려나? 하다가도 잘 버텨냈는데.. 결국에 조던이가 컨디션을 회복하고 좀 나아지려던 차에 내가 감기에 된통 걸려버림. 요즘 시대에 조금만 목 아프고 기침 하면 '코로나인가?'하고 의심해야 하는 상황에 조던이가 감기 증상이 있을 때부터 자가 진단을 주기적으로 해왔는데 모두 음성이었다. 나도 본격적인 증상들이 나오고 이틀에 한번 꼴로 계속 검사를 했지만 모두 음성. 결국 코로나는 아니고 감기구나, 라는 생각에 초연...

검사는 모두 음성

  3월 28일부터 시작된 감기가 은근 심해져서 그 동안에 일도 가지 못했다. 초반엔 정말 온 몸이 아플 만큼 몸살통이 왔는데 하루 꼬박 누워 자니 괜찮았다. 근데 그 이후부터 시작된 목감기(기침+가래+목 통증)가 엄청 심했다. 기침 때문에 다른 일을 못할 정도.. 한 일주일 정도 일을 못했는데, 그 이후엔 디자이너가 부활절 휴가로 고향집에 가는 상황이라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다녀온 이후부터 다시 일을 하기로 했다. 덕분에 나야 푹 쉬어서 좋긴 좋았지, 아무리 코로나가 아니라도 해도 기침하면서 일하는게 마음 편하지 않은데다, 이번에 꽤 심한 감기여서 감기라도 옮기는 게 마음 불편한 상황이었다.

 

  보통 2주 쯤 지나면 감기는 낫곤 했는데, 이번엔 제대로 걸린건지 꽤나 증상이 심했다. 특히 연속적인 기침이 자는 동안 너무 심하게 나와서 한 5일 정도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였다. 코로나 검사는 계속 음성이고, 그렇다고 일반 감기라고 하기엔 너무 심한 것 같아 병원에 가서 처방전이라도 받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여긴 영국이 아닌가.

  영국 생활 6년 차에 병원 한번 간 적 없고, 영국 약을 사먹어 본 적도 없을 정도라 시스템도 낯설고 믿을 수도 없었는데, 조던이는 계속 "필요하면 찾아서 누릴 거 누려야 한다. 넌 비자 때문에 건강 보험비도 다 내서 그냥 편하게 연락해서 물어보고 해라."라고 푸쉬를 했다. 한국 의료 시스템을 모르는 조던이는 내가 얼마나 편리한 병원 시스템을 누리다 왔는지 몰라서 이러겠지.. 한국은 그냥 병원 가면 된다고ㅠㅠ 뭐 전화하고 예약하는데 2주 걸리고 이런거 필요없다고..!! 라며 투닥거리다 조던이가 전화하는 것을 도와주기로 해서 어째저째 연락을 했다.

  응급 전화로 병원 예약을 잡고 싶다고 한거라 NHS 111에 밤 중에 전화해 버림ㅋㅋㅋㅋ 조던이는 심지어 회사에서 술 마시고 와서 알딸딸한 상황이었는데. 증상들을 설명하고 의사랑 이야기하고 싶다고 어필해서 다음날 병원 예약(원격 진료)이 잡혔다. 사실 영국의 의료 시스템을 설명해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나도 잘 모르고 엄청 알고 싶지도 않기 때문에(...) 대충 설명하자면 내가 사용하는 GP는 원격 진료를 손 쉽게 해주는 곳이서 전화로 1차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예약 및 진료 노트

  조던이 출근하고 혼자 전화로 의료적인 이야기를 해야 된다는 점에서 너무 긴장되고 걱정했는데, 상담해 준 의사 선생님이 너무 친절해서(아주 밝고 친근+목소리 톤 짱 좋음) 맘 놓고 증상들을 쭉쭉 설명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었다. 나의 영어 실력에도 의사랑 이야기하는게 가능하다니...!! 친절한 의사쌤 감사요...

  하지만 한국에서도 감기는 약 먹으면 2주 그냥 아프면 14일이랬나.. 원래 감기란 것이 딱히 약도 없고 쪽집게 치료도 없는 법이지. 영국에서도 그의 진단은 같았다. 의사쌤도 "사실 바이러스성 감기는 치료 방법이 딱히 없어. 너가 지금 하고 있다는 감기 약 먹고, 따뜻한 물 마시고 하는 그런 정도로 계속 증상을 지켜보면서 호전되기를 기다려야 해.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2주 넘게 아팠다는거 이해하는데, 심한 감기는 4주까지도 갈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증상이 더 심해지거나 7일~10일 이후에도 지속되면 한번 더 연락 줘."라는 정도로 끝이 났다. 한국 같으면 항셍제 같은 걸 처방 받았을 것 같아 혹시 처방전이라도 받을 건 없냐고 했지만 의사쌤은 은근 단호하게 "딱히 해줄 처방전은 없어. 약국 가서 감기약이나 기침 시럽 같은걸 사서 먹어봐."라며 기침 시럽 정도만 추천해 줌. 

 

  그렇게 조던이가 퇴근 후에 같이 약국에 가서 감기약이랑 기침 시럽을 추가적으로 구입했다. 한국에서 사온 감기약을 거의 다 먹어가서.. 시럽이라고 하면 난 제일 싫어하는 스타일의 약이었는데 영국 시럽은 은근 맛있더라...?ㅋㅋㅋㅋㅋ 

 

 

  아래는 인스타툰으로 올렸던 감기 에피소드.

다행히 시간이 좀 지난 지금은 많이 괜찮아진 편. 밤 중에 하는 기침도 줄어들어 확실히 잠도 잘자고 전체적인 컨디션은 나아졌는데 아직 가래끼와 잦은 기침이 있다. 얼른 끝나고 완벽한 컨디션으로 돌아갈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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