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4.30
일기가 끊겼던 지난 4월부터 차근차근 추억을 복기해 볼까 한다.
감기에 걸려 3주 넘게 고생을 하고서 비록 다 낫지 못했지만 당시 나와 조던이의 파리 여행 일정이 있었다.
4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 간의 일정으로 이 여행을 통해 2년 동안 코로나 때문에 꿈도 못 꾸던 해외 여행을 처음으로 다시 시작했다. 물론 작년 10월 쯤 조던이는 가족들과 LA여행을 다녀왔으니 영국에선 그 때부터 해외여행이 가능했지만(백신 접종자에 한하여 나름 자유로웠음) 나는 BRP 카드 문제도 있고 해서 영국 출국을 더 꿈꾸지 못했다. 그리고 연말에 카드도 수령하고 2월달 쯤 '여행이나 가볼까~'했는데 오미크론 발발, 결국엔 일정을 4월로 조정했다.
나에게 파리는 영국 생활 동안 수 없이 다녀온 곳이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남자친구와 함께했고, 조던이에겐 파리는 가깝지만 먼 도시(별 감흥도 없고 갈 생각을 안했다고)로 평생 가본 적 없었는데 나와 처음으로 파리 여행을 하여 우리에게 이번 여행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요즘 한창 파리 여행 사진을 정리하고 있는데 사진 정리가 끝나는 대로 여행기를 작성할 생각. 놓칠 수 없는 여행 기록이니까😊 물론 여행 직후처럼 기분이 생생하지 않아 엄청난 정보를 담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렇게 여행을 잘 다녀와 놓고는 둘 다 나란히 코로나 걸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전에 감기 걸렸을 때도 코로나 검사 많이 하고 '이거 코로나 걸린거 아니야?'하고 의심했던 때도 있었지만, 정작 진짜 걸려보니 '아 이게 진짜 코로나구나.'하는 삘이 따로 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그 전에 겪었던 감기가 너무 심했어서 그런지 코로나 증상은 상대적으로 너무 가벼웠다. 물론 안 아팠다는건 아니고 첫 날 그저 침대에 푹 잠기고 싶은 몸살 기운이 있어서 거의 아무것도 안 하고 잠만 잤는데 다음 날부터 좀 괜찮아졌다. 3~4일 때부턴 거의 증상을 못 느꼈던 것 같음.
막 런던의 날씨가 좋아지던 때여서 '이 때 코로나 걸려서 외출도 제대로 못하다니!'라는 기분은 있었지만 자가진단 음성 나올 때까지 둘이 꼼짝도 안 함. 영국 정부는 격리도 안 시키고 코로나 환자들 추적도 안하지만 알아서 지킬거 지키는 우리 둘. 나는 프리랜서라 업무 일정 조정이 비교적 자유롭고 조던이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시스템이라 큰 문제가 없었다.
지금까지 코로나 자가 진단을 수없이 하면서 '이거 오류 아니야? 이미 몇번이나 걸렸는데 양성 못 잡아내는거 아니야?'했는데 놀라울 정도로 진단 키트는 정확했다ㅋㅋㅋㅋㅋ 심지어 바이러스 양을 보여주듯이 증상이 분명하고 심했던 날은 선명한 빨간 두 줄이 떴는데 날이 지날수록 점점 희미해졌다(증상이 나보다 조금 더 심했던 조던이는 처음에 정말 '빼박 코로나!!'라고 느낄 정도로 검사를 하자마자 붉은 선이 나옴). 나는 상대적으로 바이러스 양이 덜했는지 자가진단 음성도 좀 더 빨리 나왔고(거의 8~9일?) 조던이는 10~11일 후에야 음성이 나왔다.
사실 이 때 코로나를 겪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자가진단 키트는 아무래도 항원 검사다 보니 최소한 자가진단에서 음성을 받을 때까진 격리나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는 것이 좋다는 것, 그리고 테스트하고 30분이 지나서야 양성 선이 뜰 수도 있는데 그건 잘못된 결과라는 것 등.
아무튼 걱정한 것만큼 코로나에 걸려도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물론 이것 때문에 이후에 고생한 일이 많았던걸 생각하면 징글징글하지만.. 그래도 이제 다 지난 일!😊
▪︎ SKÅL Nordic Dining
Address : 149a Upper Street, London N1 1RA
Open : Tuesday - Friday 17:00 ~ 23:00 / Saturday 12:00 ~ 15:00, 17:00 ~ 23:00 / Sunday, Monday Closed
Website : http://www.skalnordicdining.co.uk/
그리고 4월 마지막 날엔 조던이 부모님과 외식을 했다.
사실 조던이와 내가 함께 지내면서 가장 다르다고 느끼는 부분이 가족 및 친구와 같은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고 유지하느냐인 점이다. 그런 부분에서 내가 조던이 가족, 친구들과 교류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크게 느끼곤 했는데 조던이도 처음엔 조금 속상한 것 같다가도 이젠 어느 정도 나의 성향과 다름을 이해해 주는 듯. 물론 조던이 가족이나 친구들이 불편하게 한다거나 싫다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온전히 내 가족, 내 친구를 대하는 것과 같을 수는 없다 보니 그 만남이 에너지를 엄청 소모하는 일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조던이네는 어린 동생들이 많다 보니 같은 성인으로서 동등한 입장에서 교류한다기 보다 '어른'인 내가 '어린' 동생들에게 무언가를 해줘야 한다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어서 지금까지 조던이 부모님 집을 방문해도 정작 부모님들과는 대화 한 번 제대로 잘 못하고 동생들이랑 놀아줘야 하는 시간들이 많아서 물리적으로 함께 보낸 시간은 많지만 서로를 알아가는 방향이었나 싶은거다. (물론 이 부분은 복잡한 이야기라 짧은 이야기로 설명하기엔 너무 부족하다, 대략적인 느낌으로 그렇다는 것)
그래서 점차 불편한 마음이 들고 있었는데 조던이도 약간은 그 마음을 이해했는지 이번에는 부모님만 초대해서 저녁 식사를 했다. 그동안 동네를 다니면서 '꼭 여기 가보자'했던 북유럽식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 만남을 가졌다. 조던이의 어린 형제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어른 대 어른으로 부모님만 뵈니 엄청 편했다😂
음식은 기대한 것보다 더 맛있었다. 엄청 자극적인 맛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슴슴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데 너무 부드럽고 매력적인 맛이었다. 물론 난 조던이 부모님이 주문하신 메뉴까지 맛보진 않았기에(ㅋㅋㅋ) 내가 주문한 생선 메인 요리만 알지만 솔직히 지금까지 외식하면서 먹은 생선 요리 중에 탑 5에 들 정도로 맛있었다. 일기 쓰는데 또 먹고 싶네..😋
지금 다시 보니 파리 여행 때문인지 4월 일상은 은근 사진이 적다. 그만큼 별 일이 없었다는 거겠지?🤔 큰 일도 큰 탈도 없이 지나간 4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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