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04
엄청 오랜만에 블로그를 쓴다.
일기처럼 기록해 보자 시작한 것인데 한 순간 기록을 남기는 것이 힘들었었다(+귀찮음). 일상이라곤 별 특별함 없이 먹은 식단 혹은 간간히 발생하는 이벤트, 외식/외출 등을 기록하는 것 뿐이었고 나름 공부를 하자고 파고 들었던 전시회나 문화 활동 감상 후기 혹은 여행 기록들은 어느 덧 자료 조사에 버거움을 느끼고 점점 미뤄졌다.
이 블로그가 엄청난 소통의 장소도 아니고 누군가가 정보를 얻었다고 좋아하는 곳도 아닌데 뭘 그렇게 열심히 전문적인 자료 조사를 하겠다고 나댔던지. 그러다보니 약간은 지쳤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때쯤 시작했던 인스타툰은 상대적으로 비슷한 취미 혹은 활동을 하는 사람들과 소통과 응원을 더 많이 나눌 수 있다 보니 아무래도 사람 마음 속에서 비교가 일어났던 듯. 어느 정도 인스타툰이 자리 잡으면 블로그와 연계를 할려고 했는데 오히려 인스타툰은 활동을 하면 할 수록 눈에 보이는 반응이 나타나니 블로그에 더더욱 흥미를 잃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글수다쟁이는 블로그를 놓아버린 것에 대한 마음 한 켠의 불편함이 있었다. 주기적으로 블로그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정작 내가 글은 안 쓰는데 방문자는 있다?!) 확인하기도 했던 이유가 그것이기도 하고.
게다가 한번은 조던이에게 "정작 나는 글을 안 쓰는데 내 블로그 방문자가 내가 글을 쓸 때보다 더 많다?"라고 했더니 가장 최근에 남긴 글이 뭐냐고 되묻더라. 그래서 감기에 엄청 심하게 걸렸을 때 그렸던 인스타툰이다, 라고 답했더니 "그럼 사람들이 감기 때문에 뭔 일 생긴 줄 아는거 아니야? 너무 극적인 최신글이다."라기에 아, 다시 시작을 하긴 해야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 동안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남기고 싶은 기록들은 쌓여있다. 뭔가 과거를 되짚는 역행 일기가 될 것 같지만 하나씩 풀어볼까 싶기도 하고, 너무 뒷북이 되어버렸지만 반드시 남겨야만 하는 여러 문화 활동 감상들, 여행기 등도 많다. 블로그를 멈춘 동안 다녀온 여행이 벌써.. 파리, 한국, 피렌체.. 해외 뿐 아니라 영국에서도 간간히 다녔던 일들. 그 외에도 조던이 친구들 결혼식도 벌써 세 번을 참석했고, 2022-23 시즌 EPL은 아스널이 홈 경기를 할 때마다 직관하고 있다. (의외로 전시회는 정말 안 갔음😭)
힘든 일들도 많았지만 어떻게 보면 내 인생에서 또 중요한 한 해를 보내고 있기에 천천히 진행되더라도 기록은 꼭 남겨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다행 중 하나인 것은 최근 엄청난 시간을 들여서 사진 정리를 하고 있다는 것. 거의 2022년도 일상 사진 정리까지 완료되고 있는데 그 때문에라도 훨씬 수월하게 기록을 되짚어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여행 사진들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리지만, 블로그와 함께 부스터를 달고 열심히 정리해보리.
틈틈이 인스타툰도 그려야 하네. 최근 시작했던 매일 1시간 경제 공부는 어려워지는 경제 상황과 함께 의욕을 살짝 잃었지만 그것도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고(경제 공부는 블로그에 쓰지 않을까 함).
다시 생각해보면 그 동안 여러모로 의욕을 잃어갔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만사가 귀찮아지고 그저 큰 생각 없이 파고들 수 있는 그림(인스타툰)에 더 매달렸던 것 같기도 하고.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움직이기가 더 싫어지는 그런 마음에 점점 잠식되어 가고 있었던 듯.
이런 상황과 감정은 추운 겨울 이불 속으로 더 몸을 숨기듯 점점 더 나의 주변에 쌓일 수 있기에 하나 둘 털어볼까 한다. 겨울일수록 몸을 움직여야지, 으쌰으쌰.
어떻게 놓쳐버린 기록들을 되짚을지 정리한 후에 언제 돌아올진 모르지만 곧 다시 돌아오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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