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30
11월의 시작은 Love is Blind였다. 난 이제 세번째 시즌 정도 보니 더이상 이게 극적인 결혼 리얼리티 쇼라기 보단 다 짜고 치는 쇼구나 라는 느낌이 강해져서 재미가 떨어지던데 여전히 조던이는 좋아한다. 아무래도 킬링 타임용으로 보기에 이처럼 극적인 쇼가 없고 그냥 모든 말과 행동 그리고 이후에 이어지는 결말이 스펙타클하기 때문.
시즌 2 외전까지 해서 결말이 결국 모든 커플이 헤어졌다, 였던가ㅋㅋㅋㅋ 시즌 3는 심지어 외전까지 볼 힘도 없어서(진심으로 프로그램 보다보면 진빠짐) 안봤는데 글을 쓰는 2023년 6월인 현재, 시즌 4까지 나왔다-보는 중. 진짜 장난 아니게 인기는 많다보다. 물론 여기 한번 출연하면 다들 인플루언서로 전향되는걸 보니 개개인 PR에는 이만한 효과도 없겠다 싶긴 하지만 극내향인인 나로서는 이해 안되는 프로그램이긴 하다. 심지어 난 결혼이냐 비혼이냐를 엄청 진지하게 고민한 사람으로서 인생의 중대사인 결혼을 프로그램으로 결정 짓는다니...? 아무리 이혼이 흠이 아닌 시대로 할 지라도 대단하댜..(나 근데 지금 너무 꼰대 같은가🤣🤣)
밥은 여전히 잘 챙겨먹고 있구여. 우리집에서 비빔밥은 건조나물 세트가 있어서 라면 수준으로 간단한 메뉴다. 그래서 자주 먹음.. 나름 야채 많이 먹을 수 있는 메뉴이기도 하고 계란 하나에 챔기름만 싹 뿌리면 맛보장 되는 메뉴쟈나요? 이번엔 밥 대신 야채 나물류 양을 늘리고 고기(시간 되면 볶음고추장 만들어서 다진 고기를 넣기도 하는데)를 못 넣는 대신 계란 세 개를 넣는 사치를 부렸다.
그리고 다음날엔 바로 치킨 시켜 먹음ㅋㅋㅋㅋ 건강 챙기는게 꼭 다이어트 때문은 아니구여. 우리 커플은 아직 인생에 본격적인 다이어트는 없음ㅋㅋㅋㅋ 결혼 준비하면서 이렇게 다이어트 강박 없는 커플도 있으려나.
아직 피렌체 여행기를 작성하지 못했다 보니 뜬금없이 나오게 된 사진이지만, 사실 피렌체에서 우리 커플은 커플 스냅 촬영을 했다. 이 당시 한국에서의 결혼식 일정 및 계획을 짜고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결혼식 전에 한국에 가서 스튜디오 웨딩 촬영이 어려운 상황이었다(조던이 휴가 사용이 어려웠음). 그래서 피렌체 여행을 가는 겸 전문가가 찍어주는 우리만의 사진도 가지고 청첩장에 쓰면 좋지 않을까 싶어 커플 스냅 촬영을 했다.
촬영 이후 종종 작가님 인스타를 염탐(?)했는데 이 즈음 우리 사진들이 올라와서 놀라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 사진이 공개된다는 점이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사진이 너무 예쁘게 나와서 뿌듯하고 최종 결과물이 기대가 되었다. 그렇게 사진이 올라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작가님이 최종 편집본과 원본 전체를 보내주셨다. 이 때 찍은 사진은 정말 알차게 잘 썼다는💛
그리고 11월 5일은 Guy Fawkes Night였다. 가이 포크스 데이는 영국의 의사당과 왕을 죽이려고 했던 가톨릭교도들의 화약 음모 사건이 무마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런 날이 기념일까지 되어 연례행사가 된다는 것이나 그것을 기념하는 행위 중 하나가 폭죽을 터뜨리는 것나 한국인으로서는 참 신기하면서도 이런 것이야 말로 다른 나라에 살아야만 경험할 수 있는 문화가 아닐까 싶다.
그렇게 폭죽이 터지는 시간에 맞춰 조던이 친구네에 모여 친구들과 함께 폭죽을 보며 수다를 떨고 놀았다. 공식적인 행사로 불꽃놀이를 주최하는 곳들도 있지만 이 시기 즈음 되면 일주일 정도 온 동네에서 간간히 폭죽을 떠뜨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또다시 먹부림. 이 때 한참 직접 만들어 먹는 페스토에 빠져서 파스타를 한참 해먹었다. 이탈리아 여행 이후에 맛있는 페스토 하나만으로도 근사한 파스타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이후로 레시피를 열심히 찾아가며 만들어 봤다. 근데 절구가 없어서 야채다지기로 다졌더니 잣이나 다른 견과류들이 곱게 다져지지 않아서 아쉬웠다. 그래도 직접 갓 해먹는 페스토는 맛있었음👍 이 이후로 작은 절구를 샀는데 정작 페스토는 아직 안 해먹었다는ㅋㅋㅋ
▪︎ El Callejón Restaurant / Meson Callejón
(현재 폐업해서 정보는 생략)
빼빼로데이에 우리는 스페인 타파스 레스토랑에 갔다. 정보를 찾는다고 온갖 지도를 뒤져 겨우겨우 이름을 알아냈는데 지금 보니 폐업해서 너무 아쉬운 레스토랑이다. 조금씩 주문해 시켜 먹었던 타파스의 양도 적당하고 맛도 좋아서 다음에 또 오자며 찜꽁한 식당이었는데, 폐업이라니...! 특히 이 날 먹었던 엔초비를 얹은 감자 샐러드 크레커(메뉴 이름은 몰라서..)도 정말 맛있었는데(나중에 레시피 따라 멋대로 집에서 만들어 먹기도 했다). 다시 봐도 구글 평점도 나쁘지 않았는데 왜 폐업했을까 너무 안타깝다.
그리고 저녁 먹은 후에 한인 마트에 들러서 빼빼로를 사먹었다. 조던이에게 사주면서 '빼빼로 데이엔 빼빼로 사주는거야.'라고 알려줌ㅋㅋㅋ 사실 이런 사소한 기념일은 따지지 않아서 안 사준다고 해서 기분 상할 일도 없지만 괜히 한국의 유치한 연애 문화를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이 주말부터는 웨딩링 투어를 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진행되는 결혼식이다 보니 대부분의 준비는 한국과 연락하며 진행 중이었는데, 아무래도 웨딩 반지는 직접 껴보고 미리 구입하는게 좋을 것 같아 11월 중순 즈음부터 상점들을 돌아다녔다.
그나저나 내가 웨딩 반지를 보러 다니다니.. 연애하면서 커플링조차 해본 적이 없는데(연애 경험이 많지도 않았지만 일부러 커플링은 하고 싶지 않기도 했다. 결혼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는데 괜히 커플링은 웨딩반지로만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달까.) 이제 웨딩 반지를 보러 다니다니.. 기분이 얼떨떨하다.
이 날 우리가 봤던 브랜드는 순서대로 부쉐론 - 쇼파드 - 그라프. 온라인으로 대충 디자인을 보고 나선 참이었는데 정말 직접 껴보는 것과 사진으로만 보는 것은 느낌이나 인상이 달랐다.
개인적으로 제일 원했던 브랜드는 그라프였는데 생각보다 그라프는 웨딩 반지의 디자인이 다양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다이아몬드를 중점으로 다루는 브랜드여서 그런가 다이아가 없는 심플한 웨딩 반지를 찾으려니 선택할 수 있는 디자인이 너무 적어서 이후로 바로 제외했다(사실 프로포즈 링으로 그라프를 고려했던 적도 있지만 다이아몬드 크기 대비 가격 차이가 너무 크게 나서 다른 곳에서 함).
쇼파드는 생각보다 너무 딱딱한 느낌에 별로였고 이 중에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부쉐론. 이전에는 부쉐론에 대해 마음에 든다거나 여기서 반지를 하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직접 껴봤을 때 반지가 너무 예뻤다. 하지만 대신 너무 디자인이 다양해서 한번에 결정하기엔 어려웠다.
그래도 어차피 하루만에 결정할 것은 아니어서(그게 일찍 투어를 시작했던 이유) 다른 브랜드도 좀 더 알아보자며 이 날의 투어는 마무리했다.
11월이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기간이었나, 그동안 사고 싶어서 고민하던 Our Place 냄비와 후라이팬을 샀다. 이제 조금씩 살림살이도 예쁜거 좋은거 쓰고 싶은 그런 마음이랄까. Our Place가 엄청 유명 브랜드는 아니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알려지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고 가격 부담이 없어서 구입하게 되었다(특히 세일 기간을 잘 노리면 득템할 수 있음).
인덕션 사용도 가능한 것에 비해 가격이 괜찮고 색감도 너무 예쁘게 빠져서 다음 세일 기간에는 미니 사이즈 제품으로 구입하려고 노리는 중. 요런거 하나씩 기본템 쟁이면서 채우다가 나중엔 좀 더 괜찮은 브랜드 제품들로 넘어가야지.
11월 20일부터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시작되었다. 사실 난 전혀 관심이 없어서(월드컵과 관련한 나의 관심이 최대였던 적은 당연하게도 2002년 그리고 2010년 이후로는 거의 월드컵에 관심 없이 살았던 것 같다) 이번 월드컵이 최초로 중동 국가에서 열린 월드컵이자 겨울에 열린다는 것을 올해 중순에야 알아챘다ㅋㅋㅋ 그래도 축구 좋아하는 남자친구 덕분에 월드컵에 대해 자각하게 되었네.
이 때는 모든 다른 축구 리그가 중단되었기에 볼 축구 경기가 월드컵 밖에 없기도 했고, 보다보니 한국 대표팀의 결과도 궁금해서 조던이와 함께 잉글랜드와 한국의 경기를 번갈아 챙겨봤다.
양념돼지고기도 만들어서 축구 경기 보면서 한 상 거하게 먹기도 하고(한국처럼 치킨을 마음대로 시킬 수 없으니 양념 돼지고기를 만든다!) 끄적끄적 그림을 그리며 나름 최선을 다해 응원을 했다. 자세한 결과들은 축구 일기에 쓸 것이지만, 지금 다시 떠올려도 스펙타클하고 드라마틱한 결과들이 많았던 것 같다. 맞아, 사실 이런 영화 같은 이야기가 멋져서 스포츠를 보게 되지.
이제 2022년 이야기도 12월 한달 남았네. 월드컵 이야기가 이어지고 유럽에서 가장 화려하고 신나는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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