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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기록장/2022년

[영국생활] 12월 런던 일상: 사진이 너무 많은 12월의 추억들✨

by kyeeunkim 2023. 6. 24.

2022.12.31

  드디어 12월 일기다! 2022년의 마지막 달 일기를 2023년 중반에야 쓴다.

12월은 연말에 서양의 가장 큰 명절 중 하나인 크리스마스가 있어서 그런가 사진이 꽤 많다. 게다가 이번 겨울엔 일찍부터 눈이 와서(보통 런던 날씨는 겨울 동안 영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많지 않고 그래서인지 눈이 잘 오지 않는 편) 그 때문에 신난 사진들이 많다.

 

  월드컵은 12월까지 이어졌다. 축구 보면서 피자도 야무지게 시켜 먹었네(사실 경기 전까지 맞춰서 요리할 정신은 없고 경기는 보고 싶으니까.. 이러라고 배달이 있는거져).

  축구 일기에도 따로 쓰겠지만 한국은 아주 적은 여러 경우의 수 확률을 뚫고 16강 진출을 했다. 마지막 조별 경기 상대가 포르투갈인데다 같은 날 열린 우르과이와 가나의 결과에 따라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이라 큰 기대를 안했는데(사실 국제 경기들 보면 우리 선수들 너무 안쓰러워서.. 많이 고생 안했으면 함) 한국은 늘 드라마를 잘 쓰죠⭐️

극적인 16강 진출, 축구는 피자와 함께!

  축구를 다 보고 조금 편해진 마음으로 하루 늦게 시작한 크리스마스 어드벤트 캘린더(Advent Calender). 외국에는 12월이 되면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하루하루 까보는(?) 달력이 있는데, 예전엔 무난한 초콜릿이 많았다면 요즘엔 더 상품화된 것이 많아 다양한 종류들이 나온다. 재작년부턴 명품 회사들에서도 어드벤트 캘린더를 만들어서(그 전부터 만들었을 수도 있지만)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 관련 언박싱으로 이슈가 되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은데, 사실 정작 내용물을 다 까보면 가격에 비해 내용물은 실속이 없는 듯.

  나도 몇 번 조말론이니 리버티 등 브랜드에서 나오는 어드벤트 캘린더를 몇 번 살펴본 적 있지만 아무래도 크기의 제한이 있다보니 샘플 용량이 대부분이고 랜덤이다 보니 꼭 내가 필요한 것만 나올 일이 없다는 게 분명해서 우린 먹을거만 산다ㅋㅋㅋㅋ 사실 초콜릿 하나에도 브랜드가 다양하고 비싼 것도 있어서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나이가 드니 이것도 결국 다 내 입으로 들어가도 그게 살이 된다 생각하니 돈을 쓸 이유가 별로 없음. 그래도 다음엔 좀 괜찮은 핫 초콜릿이나 티 컬렉션도 좋을 것 같다.

  아무튼 우리가 이번에 선택한 어드벤트 캘린더는 킨더(Kinder) 초콜릿! 이것도 우리는 하나씩만 겨우 사는데ㅋㅋㅋ 사기 전에는 "각자 1개씩 2개 살까?"하지만 가끔 일상에 치여 살다 보면 매일 열어보는걸 까먹어서 하루만에 몇 개를 까기도 하기에ㅋㅋㅋ 하나를 사서 두 명이 나눠 먹어도 적당하다.

 

 

  으악, 그리고 최근 들어 나의 흰머리가 부쩍 늘었다. 이 땐 최고로 많은 흰머리를 골라내서 충격으로 찍어둔 사진🤣🤣ㅋㅋㅋㅋㅋ

  나는 우리 외가 쪽이 유독 흰머리가 일찍부터, 많이 나는 편이어서 아무래도 엄마 쪽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은데 그래도 두어개 종종 발견되는 경우는 있어도 열 개 가까이 우수수 발견되는 경우는 처음이어서 너무 쇼크를 먹었다. 이게 신기하게 나는 곳에 계속 나고 그 주변으로 점점 번지는 기분이랄까. 흰머리를 뽑으면 좋다고 하지 않아서 가능한한 짧게 자를려고 하는데 그래도 결국엔 똑같이 머리 자라나듯 길어져서 나중엔 머리를 슥슥 넘기다 보면 우수수 눈에 띔😭 하필 앞 이마 가까운 쪽에 흰머리 스팟이 있어서 잘 보이는데 안 보이는 쪽에도 분명 있겠지...

  근데 솔직히 나만 늙는거 아니고 비슷한 시기부터 조던이한테서도 흰머리가 발견되기 시작해서(안타깝게 조던이는 머리가 짧다보니 스스로 발견하진 못함ㅋㅋㅋ 나만 봄) 위안을 얻는다. 나중에 머리 하얘지면 그 때부턴 알록달록 염색해도 되려나(머리카락이 얇고 숱이 적어서 펌과 염색 둘 중에 하나 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의 슬픔이랄까.. 지금까지 펌만 선택함).

▪︎ Arôme Bakery (Duke Street)
Address : 27 Duke St, London W1U 1LE
Open : Wednesday - Friday 08:30 ~ 17:30 / Satruday 09:00 ~ 18:00 / Sunday 09:00 ~ 16:00
              Monday - Tuesday  Closed

Website : https://aromebakery.co.uk/

  이 곳은 내가 좋아하는 베이커리이자 요즘 런던에서 핫한 베이커리 중 하나인 아롬(Arôme). 인스타그램에 요즘 여러 셰프 혹은 인플루언서에게 런던의 베스트 스폿(식당, 펍, 버거, 피자, 빵집 등)을 묻는 릴스가 있는데, 그 중에 제일 자주 나오는 빵집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물론 이런 곳에 언급되기 전부터 유명했던 것 같지만 내가 이 베이커리를 알게 된 것은 2022년 1월(https://kyeeunkim.tistory.com/111)이었다. 그 때도 줄이 길어서 대단한 곳이구먼, 하고 느꼈지만 여름부터였나 Selfridges 백화점 옆문 앞에 떡하니 지점이 생긴 것을 보고 확실히 잘 나간다고 느꼈다(물론 정확히 언제 생긴지는 모르겠고..)

  그래도 비교적 본점인 Covent garden보다 Duke Street 쪽이 좀 덜 복잡하다고 느꼈다. Duke Street 지점은 내가 갈 때마다 그래도 5분 내외로 빵을 살 수도 있었고 심지어 간단히 앉아서 먹을 수도 있었기 때문. 어쨋든 빵은 맛있다!

 

 

  그리고 계속해서 월드컵. 16강에 진출하고 한국은 바로 엄청난 축구 강국 브라질을 만나는 바람에 패배했지만 잉글랜드 팀을 지켜보는 한 사람이 제 옆에 붙어 살거든여.. 그래서 같이 응원하면서 경기를 지켜봤다.

  티비 속으로 들어갈려고 하는 조던이.. 눈 앞에 밥을 두고도 내가 사진을 찍어도 정신 없는 저 집중력.. 아주... 그래.. 멋지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던 때의 포트넘 & 메이슨(Fortnum & Mason)의 장식들. 곧 1월에 한국 들어갈 일정이 있어 미리 선물 등을 사둔다고 방문했었다. 영국에서 제일 쉽게 선물 사기 좋은 곳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래서 늘 여행객들도 복작복작한 것이겠지만.

▪︎ Fortnum & Mason
Address : 181 Piccadilly, St. James's, London W1A 1ER
Open : Monday - Saturday 10:00 ~ 20:00 / Sunday 12:00 ~ 18:00
Website : https://www.fortnumandmason.com/

 

 

  오랜만에 잔뜩 찍은 일상 요리들. 연어+아보카도 마요 덮밥은 한동안 많이 먹은 음식이다. 생각보다 만들기 쉬워서(제일 까다로운게 적절하게 익은, 남겨지지 않을 아보카도를 사는 것 정도 아닐까) 귀찮지만 나름 건강식을 챙겨 먹고 싶을 때 만들기 좋다. 그 외엔 고등어 쌈. 영국에 다행히 손질된 생 고등어 혹은 훈제 고등어를 파는 경우가 흔해서 쉽게 구이를 먹을 수 있다(예전에 발견 못 했을 땐 생물 사와서 손질해서 먹고 그랬는데ㅠㅠ) 고등어쌈밥은 엄마가 좋아하시는 음식이라 종종 먹을 때마다 엄마 생각이 난다.

 

 

  그리고 12월 11일, 런던에 눈이 내렸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런던에는 겨울에도 눈이 자주 내리는 편이 아니어서 펑펑 내리는 눈을 보고 덩달아 신이 났다. 사실 이 때 안 씻고 널부러져 있을 때라 나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소복이 쌓이는 눈을 보면서 외면하기 어려웠다. 언제 또 이런 일이 있을지도 모르기도 하고.

하트 발자국 하나 찍어주고

  대애충 모자 눌러쓰고 목도리 감고 패딩 하나 걸치고서 호다닥 뛰쳐 나옴. 화장이니 뭐니 이런 것도 당연히 안 해서 사진 보면 안경 쓰고 있음ㅋㅋㅋㅋㅋ 진짜 이렇게 사진이 여러장 남을 줄 나갈 때만 해도 생각을 못 했지.

  건물 입구에서부터 신나부린 우리들. 사실 내가 제일 신남ㅋㅋㅋㅋ 조던이는 추위에 소극적인 저 자세.

  눈이 내리면 런던 사람들의 은근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워낙 눈이 귀한 런던이다 보니 한번 눈이 내리면 많은 사람들이 눈을 보러 나온다. 소복하게 쌓인 눈 위에 발자국 찍어보며 산책 한 번 하는 것이겠지.

내가 준 하트 눈 받고 귀여운 표정 짓는 조던이

  우리도 집 앞 공원 주변을 다니며 눈을 실컷 밟고 돌아왔는데 어느새 집 건물 입구 앞에는 큰 눈사람이 만들어져 있었다. 나설 떄 즈음 한 커플이 열심히 눈 밭에 공을 굴리고 있는 것 같더만 호다닥 완성한 눈사람, 귀여워. 덕분에 나는 눈사람 옆에서 사진 하나 찍구ㅋㅋㅋ 조던이는 모자 위로 눈이 쌓여 인간 눈사람이 됐다ㅋㅋㅋ

금방 눈이 쌓일 정도로 오랜만에 런던에 눈이 펑펑 내렸다

 

 

  집에 돌아오니 눈은 곧 그쳤지만 짧은 시간 동안에도 눈이 꽤 쌓여서 새하얀 세상이 예뻤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그 모습은 빛 속에서 더 반짝였다. 이럴 때도 나가봐야 한다 싶어 또다시 호다닥 같은 차림새로 집을 나섰다.

  이 때 한참 집 앞 골목에서 영화 촬영을 하더니 이 날 아침에는 말도 와 있었다. 과거 시대물을 찍는 것 같았는데 갑작스럽게 눈이 와서 촬영이 잘 진행됐으려나. 까만색 말 너무 이쁘다. 내가 또 같은 말 띠로서 말만 보면 좋아하는 그런 성향이 있단 말이지(승마 로망 엄청 많음ㅋㅋ).

  신발이 살짝 가릴 정도로 높게 쌓인 눈. 공원에 나갔더니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신이 났다. 그 중에 제일 신난건 아무래도 강아지들ㅋㅋㅋ 사진은 안 찍었지만 온 눈밭을 굴러다니던 강아지들이 생각난다. 이 때 내린 눈은 한동안 오래 남아있었다.

 

 

  또 다시 돌아온 일상 집밥들. 이 때 한번 뇨끼에 빠져가지구 한참 만들어 먹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먹었던 피스타치오 뇨끼가 너무 맛있어서 다시 먹고 싶지만 먹을 수 없어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밖에 없는... 외국 살면 한식만 그렇게 해먹을까 싶지만 런던에 있는 식당에서 맛있는걸 먹지 않는 이상 결국 해먹어야 됨...🥲 페스토를 만들어 본게 이 때가 처음이었는데 절구나 믹서는 없고 오직 블라인더(얇게 다져지는 정도)만 있어 소스 느낌을 내기 어려웠다. 그래도 갓 만든 페스토가 되다 보니 사먹는 것보다 맛이 다르고 신선하고 좋았다.

  그 외에 또 다른 식당 레시피 따라하기ㅋㅋㅋ 지난 11월에 갔던 타파스 레스토랑(https://kyeeunkim.tistory.com/147)에서 먹었던 감자 샐러드 비슷+앤쵸비의 조합이 너무 맛있어서 가능한한 비슷하게 따라 해봤다. 뭘 모르는 조던이는 그냥 다 맛있다고 함ㅋㅋㅋㅋ

  그리고 거의 처음으로 만들었떤 두부김치. 가끔 또 이런게 생각나죠. 말모말모 두부김치. 맛 보장 되어 있어서 맛없기가 힘든 음식.

 

 

  그리고 11월에 이어 다시 나선 웨딩링 투어. 처음 웨딩링 투어에 나갔을 때 내가 원하던 브랜드들을 먼저 봤는데(부쉐론, 쇼파드, 그라프, 반클리프, 샤넬) 생각보다 느낌이 안 왔었다. 그나마 제일 만족스러웠던 곳들이 부쉐론, 샤넬 정도였는데 샤넬은 아무래도 패션 반지 느낌이 나서 브쉐론을 다시 한번 가보면서 다른 브랜드들도 추가적으로 가보기로 했다. 그렇게 추가한 브랜드가 까르티에와 티파니.

  부쉐론은 여전히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아쉬운 점이라면 내가 약혼 반지와 짝을 맞추려고 하니 조던이와 색상을 달리해야 하는 점? 색상이 다른건 상관 없지만 그 다른 색상이 또 딱히 내 손과 어울리는 느낌이 아니어서 아쉬웠달까.

  그에 반해 까르티에는 반전이었다. 인터넷으로 봤을 때는 디자인이 사실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외면(?)했는데 정작 직접 가보고 껴봤을 때는 제일 예뻤다. 여러 디자인들을 착용해 봤고 그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방톰 루이. 굵기도 다양하고 한 디자인에 색상도 여러개가 있다 보니 나와 조던이의 손에 적절하게 조율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그 전에 샤넬에 갔을 때는 디자인과 색상이 마음에 들었지만 굵기가 적절히 다양하지 않았고 부쉐론은 아무래도 색깔 매치가 어렵고 서로 다른 색을 해야된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 가봤던 티파니 앤 코. 사실 티파니는 별로 가고 싶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약혼 반지로 다이아몬드 반지를 보러 다닐 때 너무 서비스가 구려서.. 이게 그냥 아무 이름도 없는 악세서리 점에 온 건지.. 방문 예약도 따로 했는데 오버 부킹 됐는지 자리도 따로 안 내주고 그냥 반지 쇼케이스에서 이건 뭐에요 저건 뭐에요 하면 하나씩 꺼내면서 대뜸 가격부터 말하고.. 티파니는 다이아몬드 퀄리티를 다르게 측정하고 있어서 그런 설명을 해줘야 되는데 퀄리티 설명도 잘 안해주고..

  웨딩 반지를 보러 갔을 땐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반지가 너무 안 예뻤다...ㅋ 특히 저 세번째, 네번째 반지 뭐에여.. 굵기 무슨 아저씨 반지여..? 색깔도 그닥 이쁘지 않고 굵기도 다양하지 않아서 다시 한번 실망하게 된.. 역시 티파니는 오드리 햅번이 나온 영화가 다 했나벼.

 

  이 때 우리는 까르티에로 살짝 마음을 먹고 다음에 다시 한번 다른 굵기를 착용해 본 후에 결정하기로 했다(가장 얇은 디자인이 하나 더 있었음).

  웨딩링 투어를 마치고 간 곳은 한식당. 나는 앤간하면 한식당 안가는데 조던이가 은근 좋아한다. 내가 해주는 한식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는거니...?

▪︎ YORI (Piccadilly Circus)
Address : 6 Panton St, London SW1Y 4DL
Open : Monday - Sunday 11:00 ~ 23:00
Website : https://yoriuk.com/?utm_source=googlemybusiness&utm_medium=piccadilly

  조던이 직장이 이 근처라 종종 직장 동료들과 오곤 했단다. 매번 해물파전을 추천하고 다른 음식들도 직장 동료들이 좋아했다고. 나는 이 때 설렁탕을 시키고 조던이는 매운 해물 짬뽕을 시켰는데, 남이 해주는 한식 먹는 것도 나름 맛있구나(사실 편해서 좋긴 함).

 

  눈이 오자마자 눈오리 만드는 도구를 주문했는데(한국처럼 크지 않고 엄청 아담하고 작았다.. 아동용이라서 그런듯ㅋㅋ) 금방 도착해서 집에 돌아오자 마자 또 한번 외출을 했다. 몇 번 만들어보니 감이 잡혀서 몇 마리나 만들고ㅋㅋ 한국 가서 제대로 된 눈오리 사오고 싶당. 근데 런던에 또 눈이 이렇게 안 오면 어쩌지..?

  그렇게 산책을 하다가 저녁엔 근처 펍에 가서 올 겨울 첫 멀드 와인(Mulled wine)을 마셨다. 겨울엔 멀드 와인/멀드 사이다 마시는 맛이 있져. 처음엔 와인을 따뜻하게 먹는다는 것도 이상했고 약간 시큼하면서도 맹맹한 맛에 어색했는데 어느덧 영국 생활을 하다보니 익숙해졌다. 멀드 와인은 집에서도 많이 만들어 마시면서 그 향신료 맛에 맛들림.

 

 

  그리고 또 요리. 이 땐 부지런히 집밥 해 먹고 사진도 찍었네. 위에서 해먹었던 감자 샐러드+앤초비 샌드위치가 맛있어서 다시 한번 해먹기도 했고 조던이가 커리와 볶음밥을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페스토 만들기에 맛들린 내가 버섯 페스토도 만들면서 새우도 넣은 오일 파스타를 만들었지. 나름 푸짐하게 늘 잘 먹고 지내는구나, 우리. 새삼 먹었던 음식들 사진 모아보면 뿌듯하다.

  조던이네 회사는 크리스마스나 이스터 등에 간단한 선물들을 보내준다. 이번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치즈, 크래커, 잼 등 세트를 보내줘서 부랴부랴 한 상 차려봤다. 그리고 간식은 어드벤트 캘린더에서 뽑은 킨더 초콜릿.

 

 

  이 때는 크리스마스 이브날.

  조던이랑 게임을 조금 했다. 우리가 한창 빠져있는 게임은 오버워치 2. 내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D.VA와 메르시인데 이 날은 어찌하다 보니 내가 Player of Game으로 하이라이트를 차지하게 되어 기분 좋아 사진을 찍어뒀다. 사실 이 때는 게임을 막 시작하던 때라 내가 최고의 플레이어로 선택되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익숙해져서😑 기록은 안 해둠ㅋㅋㅋ 하지만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경기가 있으면 살포시 저장해 둔다ㅋㅋㅋ

  그리고 우린 예약해 둔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예약할 때는 메뉴가 다양하고 맛있어 보여서 갔는데 크리스마스엔 또 다른 메뉴를 진행하고 있어 약간 당황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엄청 막 기억에 남는 곳은 아니었다.

▪︎ The Farrier Pub, Restaurant & Wine Store
Address : Camden Stables Market, 87/88 North Yard, Chalk Farm, London NW1 8AH
Open : Monday - Tuesday 12:00 ~ 20:00 / Wednesday - Thursday 12:00 ~ 23:00 / Friday 12:00 ~ 00:00
             Saturday 11:00 ~ 00:00 / Sunday 12:00 ~ 21:00

Website : http://thefarriercamden.com/

  메뉴는 아쉬웠지만, 아쉬운대로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주문했다. 타코 스타일처럼 되어 있었던 스타터와 매시 포테이토 위에 얹어진 소시지를 주문한 조던이와 스테이크와 감자튀김을 시킨 나. 맛은 엄청 기억에 남지도 맛 없지도 않았지만 괜찮은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이었다.

저녁 식사 후 운하 근처를 산책했다

 

 

  그리고 다음 날 크리스마스엔 조던이네 부모님 집에 가서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냈다. 조던이네 부모님 집에 가면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 아니어서 남는 사진들이 많지 않다. 이번엔 막내동생이 같이 보드 게임을 하자고 조르던데 나는 별로 안 좋아해서 참여를 안했다. 조던이네 아빠, 조던이, 첫째 동생, 막내 동생 이렇게 노는걸 멀찍이서 구경만 했음. 이후엔 같이 밥 먹고 늦은 저녁 즈음 돌아왔다.

 

 

  이번에 우리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준비하지 않았다. 시기를 놓치기도 했고 적절한 나무를 찾지 못하기도 했고(작년에 Waitrose에서 산 화분 나무가 적당하고 좋았는데 이번엔 그 나무가 들여오지 않더라. 더 작은 사이즈들만 있어서 고민하다 보니 시기를 놓쳤다.) 1월 되면 또 버려야 하는 나무라 아깝기도 했다.

  조던이는 좀 아쉬워 하는 모양새이길래 하루는 조던이가 외출한 사이에 창문을 꾸며봤다. 있는걸로 분위기 잔뜩 내보는거지. 약속에서 돌아온 조던이가 나중에 엄청 좋아했다. 짜식.

  그리고 우린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로스트를 만들었다. 결혼을 앞두면서 하나 둘 우리 둘만의 가족 전통을 만들고 싶어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있는데, 크리스마스에 우리끼리 하는 게 없어서 올해 로스트에 도전해 봤다. 물론 크리스마스 날 조던이네 부모님 집에 가서 로스트를 먹긴 하지만 우리 취향이라기 보단 그냥 부모님이 해주시는거 감사히 먹는 셈이고 나와 조던이가 새로 만들어가는 전통이란 느낌은 없어 아쉬웠다.

  근처 대형 슈퍼를 이곳저곳 가보며 적절한 크기의 닭을 사고(이미 로스트 기본 준비가 다 된 상품이긴 했음) 야채들과 시즈닝 등을 구입했다. 조던이가 닭고기와 감자 등을 준비하고 나는 다른 야채들을 준비했는데,

  그 결과물은, 짜잔- 첫 시도였음에도 결과는 너무 근사하게 나왔다. 시간이 꽤 걸리긴 했지만 너무너무너무 만족❤️ 감자랑 파스닙은 쬐끔 아쉽긴 했다. 조던이는 파스닙을 마음에 들어했는데 나는 생각보다 나의 상상과 다르게 나와서 다른 레시피를 연구해 봐야겠다고 느꼈다.

우리의 첫 크리스마스 로스트 디너!

  시간이 오래 걸려서 배고파 죽을뻔 했지만(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너무너무 만족스럽고 행복했던 저녁. 양도 많아서 이후에 몇날 며칠을 치킨이랑 야채 등으로 먹었는데 그래도 너무 좋았다.

 

 

  런던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장식. 한동안 코로나 때문에 장식이니 뭐니 크리스마스에 대한 감흥이 크지 않았는데, 이젠 화려한 장식들을 보니 기분도 들뜨고 좋다. 

  그리고 조던이네 친구집에 가서 다 같이 보드 게임을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친구네 귀여운 강아지를 봐서 기분이 좋았다. 보드게임은.. 사실 잘 모르고 난 관심이 없어서 이걸 왜 굳이 같이 하려는 건가 했지만(영국 애들 진짜 건전하게 논다..) 나중엔 모두가 승리 의욕에 불태워져서 다른 친구랑 살짝 기분이 언짢을 뻔 했지만...! 뭐 다 지나간 일ㅋㅋㅋㅋ 

  아니 조던이는 자기네 친구들 만나러 가는 거면서 매번 나보다 먼저 피곤해하면 어쩌잔거지.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일부러 켜두었던 우리집 창문 트리를 보고 괜히 뿌듯해했다. 귀여워!

 

 

  이제 정말 최종_최종_최종에 가까운 웨딩링 투어. 이미 우리는 까르티에 루이 방돔으로 마음을 정했는데, 여성용으로 적절한 굵기가 2종류라 직접 착용해 보고 싶어서 다른 지점을 방문했다. 직원분은 엄청 친절했고 직접 껴보며 차이를 보니 확실히 마음을 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구입하지는 않고(사이즈 문제 등으로 다른 지점에서 구입하고 싶어서) 마음 속으로 결정한 채 돌아왔다.

 

 

  그리고 처음으로 조던이와 함께 가보는 윈터 원더랜드!❄️

  난 영국에 온 첫 겨울에 학교 친구들이랑 가본 적이 있고(이 땐 놀이기구도 타고 신나게 놀았음) 이후에 다른 친구들이랑 한번 방문 정도만 했었다(이 땐 놀이기구는 안 타고 구경 및 식사 정도만). 조던이랑 오기는 처음인데 그 동안에 코로나가 있어서 그런가 이용 형식이 좀 바뀐 것 같았다.

  온라인으로 미리 입장권(날짜나 시간대 별로 그 가격이 다르다) 및 놀이기구 탑승권 등을 미리 예약할 수 있고 그 외에 놀이공원 내에서 쓸 수 있는 토큰도 미리 구입할 수 있었다. 예전에 왔을 때는 입장료도 없었고(규모도 훨씬 작았던 듯) 놀이기구나 내부 시설 이용에서는 바로바로 결제해서 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코로나 영향도 있었겠지만 점점 유명해지면서 규모도 커지고 이용객들이 늘어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활용하고자 한 게 아닐까 싶다. 예전엔 확실히 그냥 지나가다 들러도 되는 수준이었으니까.

  우리는 다섯번을 회전하는 롤러코스터와 눈썰매를 예약했다. 내가 처음 왔을 때도 유일하게 탔던 놀이기구가 이 다섯번 원회전하는 롤러코스터였는데, 여전했다. 여기서는 타고싶은 좌석에 따라 기다릴 수 있어서 우린 조금 더 기다리더라도 가장 앞자리를 고수해 탑승했다(의외로 앞자리에 욕심 없는 사람들 많음ㅋㅋㅋ). 완전 신나게 즐기고 "재미있었다!"고 했더니 조던이가 안심하는 표정으로 "사실 나 탑승하기 전에 여기서 사고 났다는 뉴스 봤는데-인명 사고까진 아니고 작동 멈춤이었던 듯- 너 무서워할까봐 얘기 안했어."라던ㅋㅋㅋ

  우리가 예약했던 눈썰매! 와... 이건 지금 다시 생각해도 줄이 어마무시했다. 이렇게 길 줄 모르고 거의 줄을 기다리는데 2시간 넘게 서 있었던 것 같다. 티켓 하나로 두 번씩 탈 수 있는데 진짜 회전이 이렇게 안되나 싶을 정도로 사람도 많고 줄도 빨리 안 빠지고.. 이번에 한번 타봤으니까 내년에 가더라도 이건 다시 타지 말자고 했음ㅋㅋㅋ

  줄을 오래 기다려야 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어릴적 눈썰매 타던 그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랄까. 게다가 뒤에서 직원들이 엄청 힘차게 밀어줘서 장난 아니게 빠르다.

  이후엔 저녁을 먹으러 갔다. 윈터 원더랜드에는 독일식 소시지를 파는 곳이 있어 그걸 먹기로 했다. 다른 음식들도 있는지는 살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크리스마스 마켓! 하면 아무래도 독일식이 워낙 강해서 이 곳 외에도 영국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선 꼭 독일식 소세지를 파는 곳이 많다(최근엔 간식으로 츄러스가 유행하는 듯).

  윈터 원더랜드에서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눈썰매 대기 시간이 그렇게 긴 줄 모르고 시간 계산을 하고 잡았다가 다른 걸 즐기지 못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간단한 게임 부스에서 쓸 수 있는 토큰도 미리 결제했었는데 눈썰매 타고 식사를 하고 나오니 놀이공원이 끝날 시간이어서 게임 부스들은 모두 영업을 접고 있었다. 딱 한번 마지막으로 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땐 난 놀이공원이 금방 끝날 줄 모르고 다른 게임 찾아본다고 미뤘다가 영영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슬포). 아무래도 놀이공원에선 대기 시간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으니 좀 더 여유롭게 계획해서 가면 좋을 것 같고 평일 낮에 가면 그래도 사람들이 적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2022년 12월의 마지막 식사는 라면으로 마무리이-! 완벽한 마무리였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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