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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기록장/2023년

[영국생활] 4월의 런던일상: 결혼식 전 런던에서의 일상🤭

by kyeeunkim 2023. 8. 24.

2023.4.30

  4월은 드디어 나와 조던이가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달이다. 사실 준비는 1월에 한국 갔을 때 거의 다 끝났고, 조금 더 세부적인 사항(식순, 사회자 대본, 서약서 등)만 정하고 짐만 싸면 되서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뭔가 진짜 결혼을 하는건지 아닌건지 실감이 안 났다. 결혼식장과 물리적인 거리가 더 멀어서 그런가..🤔 그래서인지 우리는 한동안 떠나게 될 런던 생활에 그저 집중했다(아, 생각해보니 좀 싸우기도 싸웠음ㅋㅋㅋ).

 

 

2023.04.01

  나와 조던이가 지금 살고 있는 동네를 엄청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런던 1존과 2존의 경계에 있어 도심과 거리가 멀지도 않고, 바로 근처에 지하철 역이 2개나 지나서 교통적으로도 편리하다. 그리고 도보 30분 거리로 돌아다니면 힙한 곳이 꽤 많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도심도 분명 좋은 레스토랑, 카페, 핫플레이스들이 많지만 역시나 번화가의 복잡함은 피로함을 만들기 마련. 하지만 우리 동네는 딱 로컬들이 주로 생활하는 동네이면서도 핫플이 많다. 그래서 이 동네를 떠나래야 떠나고 싶지가 않아... 대신 집 값도 비싸서 너무 큰 꿈 같지만...😭

  암튼 축구 경기를 보기 전 평소에 가고 싶던 베이커리가 있어 들르기로 했다. 근데 사실 시간이 촉박해서 여유 같은건 없었고 허겁지겁 빵 사오기 바빴음. 사실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도 겸하는 곳인데 다음에 다시 제대로 가보고 싶다. 그래서 다음을 기약하며 위치 정보는 생략.

  시간이 급했던게 이 날도 경기장에 일찍 도착하기 위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번엔 내가 찍었으니 이번엔 조던이가 거너사우르스와 사진을 찍기 위해 30분 가량 일찍 도착해서 지난번에 기다렸던 위치와 비슷한 곳에서 기다렸다. 또다시 긴 기다림 끝에 함께 찍을 수 있었던 거너사우르스! 너무 귀여워😍

 

 

2023.04.03

  조던이의 예복 피팅이 있었던 날. 일정이 급해 조던이가 재택하는 월요일 점심 시간을 쪼개 부랴부랴 방문했다.

  사실 이 때부터 약간 테일러샵에 대한 짜증이 좀 생겼는데😅 조던이가 수트를 맞춘건 거의 1월 중순. 내가 한국에 잠깐 갔을 때 몇 번의 미팅을 통해 맞춤을 예약했으니 아무리 늦어도 3월 말까진 수트가 나왔어야 했다. 하지만 약속했던 날짜가 되었음에도 연락이 없어서 조던이가 먼저 연락했더니 "원단 수급에 차질이 생겨 일정이 조금 늦어지고 있다. 4월에 수트가 완성될 것 같다."는 말을 그때서야 하길래 거기서 빡침ㅋㅋㅋ

  내가 같이 방문했을 때부터 우리는 4월 말에 결혼식이 있지만 한국에 일찍 들어가야 해서 그 전에 넉넉하게 예복을 받아야 된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고 그 사람들도 1월부터 준비하니 시간이 충분하다고 했다. 근데 일정이 늦어지면서 그에 대한 업데이트도 전혀 없없다는 것에 이미 짜증이 나는데 완성 시간도 애매하게 말해서 더 화남...ㅋㅋ 그래서 내가 조던이에게 "우리는 4월 초까진 무조건 필요하다고 강하게 어필해야 된다."고 강조해서 4월 초에 피팅을 가지게 된 것.

  예복은 생각한 것만큼이나 잘 나와서 만족스러운데 여기서 또 부가적인 디테일이 부족했음. 우리는 예복 세트 상품(수트 외에 넥타이, 손수건, 구두, 예복 셔츠까지 모두 포함된 것-수트 단벌만 하는 것보다 가격이 더 비싸다)을 신청했는데 그에 대한 기록이 부족하고 계속 우리가 언급해야 "아, 맞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부글부글)😑

  아무튼 이 날 바지 쪽에 약간의 수정을 해야할 것 같아 마지막 수선을 맡기고 다음 약속을 잡은 후 돌아왔다. 이거봐, 최종 수선 봐야되는데 일정 늦어졌으면 어쩔 뻔 했어!!

 

 

2023.04.04

    다음 날은 잘 먹고 잘 사는 사진. 오랜만에 콩불을 만들어 먹었다. 콩불은 식재료만 다듬고 양념만 잘 만들어서 큰 냄비에 한꺼번에 쏟아넣어 기다리기만 하면 되서 은근 쉽다. 대신 영국에서 콩나물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한국 마트에 가도 늘 있는게 아니어서 콩나물을 사게 되면 그 며칠 안으로 메뉴는 무조건 콩불이다ㅋㅋㅋ

  나와 조던이는 웨딩을 위한 다이어트를 따로 하지 않았는데(어차피 사진은 보정 들어가고 굳이? 싶었음ㅋㅋ)  그래도 약간 긴장하는 느낌은 있으니 식사를 할 때 밥 양을 줄이고 두부를 대신해서 먹거나 야채를 많이 먹는 식으로 조율했다. 어차피 스트레스 받아가며까지 몇 키로 빼고 싶은 마음은 없었... 그래도 늘 마음 속에 다이어트는 품고 산다ㅋㅋㅋ

 

 

2023.04.06

  목요일에 퇴근하면서 갑자기 조던이가 수선화 꽃 한다발을 사왔다. 연애 첫 발렌타인 데이 땐 부끄러워서 꽃다발 사오지도 못하더니 "기념일에 꽃다발 갑자기 받으면 기분 좋단 말이얏!"하며 1주년 기념일부터 꽃 사달라고 세뇌(?ㅋㅋㅋ) 시켰더니 아주 가끔 이렇게 서프라이즈를 한다. 아, 물론 잘못하고 사과할 때 제일 많이 사왔던 듯...

  암튼 이 때 노란 수선화를 사왔길래 뭐얏! 했는데 그 때가 부활절이어서 기념으로 사왔다고. 물론 우린 둘 다 종교가 없어서 종교적 의미는 없고 이 때 다들 수선화 꽃을 챙기니 자기도 생각이 들었나보다. 요런 센스 하나하나가 느는게 너무 갬동이다.

  부활절인지도 몰랐던 내가 준비한 저녁 밥상은 갈비ㅋㅋㅋㅋ 남은 두부를 끝장내기 위해 간단하게 LA갈비와 양상추와 함께 쌈을 싸먹었다. 밥 대신 먹는 두부 은근 맛도리에 좋다. 두부는 영국 슈퍼에서도 흔하게 찾을 수 있는 재료이고 종류도 다양해서 하나씩 시도해보며 요 때 두부에 빠져 자주 먹었었다.

 

 

2023.04.07

  드!디!어! 최종_최종_최종.suit 를 받는 날. 우리가 강조강조를 했어서 마지막 수트 수선 터치는 가게에서 빨리 끝내줬다. 사실 내가 패션 전공을 해봐서 알지만 전문가들이 그 수선 하루만에 못하면 말이 안되지...😑 물론 주문량도 많겠지만 수트 만드는데 4주 넘게 걸린 것도 기가 차고 코가 찰 일이구먼.

  근데 문제는 여기서 또!!!! 우리의 세트 주문을 까먹은 직원. 결국 예복 셔츠도 완성되지 않았고 구두 주문도 까먹어서 그건 이후에 다시 받기로 했다. 하... 정말 영국인들 일 처리 이렇게 할래.... 그래도 성질 급하고 일정 미리 걱정하는 내가 옆에서 조던이를 닥달(?)했기 때문에 한국으로 가기 전까지는 모든걸 온전하게 수령할 수 있었다, 휴우.

  수트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이후엔 점심을 먹으러 갔다.

▪︎ Abeno
Type : Japanese Restaurant
Address : 47 Museum St, London WC1A 1LY

Website : http://www.abeno.co.uk/

  이 곳은 내가 예전에 친구들과 즐겨 다니던 일본식 오코노모야끼 레스토랑이다. 코로나 이전엔 지점을 늘리고 점차 확장하고 있었는데, 그 동안 코로나 타격을 받았는지 지점이 확 줄어 본점 하나만 남았다. 사실 예약도 어려운데(사이트에 예약 시스템은 있는데 전화로 먼저 전화하고 진행해야함..) 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방문하기가 참 어려웠다. 그래도 맛은 꽤 괜찮아서 조던이랑 오고 싶었다.

  삼성 플립 Z는 사진 찍을 때 외부 스크린으로 카메라 화면을 보여주는데 그 기능을 발견한 조던이는 엄청 애용 중ㅋㅋㅋㅋ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가지 요리와 오코노모야끼, 그리고 오무 소바였다. 예전에 친구들이랑 왔을 때도 늘 오코노모야끼와 오무 소바를 먹곤 했을만큼 그 두 메뉴는 이 곳의 대표적인 메뉴이자 개인적으로 나의 추천 메뉴다. 요리는 모두 테이블에 있는 철판에 직원이 직접 요리해줘서 그 과정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점도 재미있다. 음식은 적절히 단짠에 맛있고 양도 충분했다. 

  점심 식사 후엔 전시를 보러 갔다. 조던이가 디지털 전시를 발견해서 같이 가자고 제안해서 함께 향했다.

  전시는 대형 스크린 및 프로젝터를 활용해서 여러 예술 작품들을 영상 편집해 보여주는 스타일이었다. 내가 파리 L'Atelier des Lumières에서 클림트, 반 고흐 전을 봤는데 이후로 비슷한 스타일의 전시가 유행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전시를 본 적이 있고 주기적으로 개최되는 것 보아 수요가 꽤 많은 듯 하다.

  하지만 생각보다는..흠? 물론 사진 찍고 그림 속에 들어간 느낌을 느낄 수는 있지만 이런 전시는 확실하게 작품 선택이나 편집을 잘 해야하는데 이번 전시는 엄청 인상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파리에서 처음 봤을 땐 감흥이 크고 좋았는데 이후로 본 비슷한 전시들은 부족한 느낌이 늘 있었어..

  그래도 나름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4월이 되면서 가끔 반짝 봄날씨!인 날이 있다. 맑은 하늘과 꽃 가득 핀 나무들을 보면 여름이 오고 있다는걸 느낀다. 버스 2층 앞자리에 앉은만큼 이쁜 영상이랑 사진 찍고 있었는데, 타이밍이 영 안 맞아서 못함, 흑흑. 꽃나무가 쭉 이어지는게 예뻤는데.

 

 

2023.04.10

  이 때가 조던이랑 외출 준비를 하다 오해가 생기는 말이나 행동 때문에 살짝 싸웠던 날이다. 정확히 어떤 일이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난 일요일에도 잠깐 외출하기를 원했고 조던이는 뭔가 느적대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좋게 봐도 귀찮아 하는게 확확 느껴지는 기분? 다른 사람의 숨은 감정이나 표현에 눈치를 많이 보고 예민한 나로서는 조던이의 기분이나 마음이 확실하게 느껴지는데 조던이는 정작 그게 오해라고 했다. 어째저째 외출은 했는데 도저히 원래 목적했던 곳을 갈 수가 없어서 갑자기 방향을 틀어 점심을 먹으러 갔다.

▪︎ Bar Kroketa
Type : Bar
Address : 21 Beak St, Carnaby, London W1F 9RR

Website : https://kroketa.co.uk/

  지금 생각하면 싸운 것도 사소하고 자세히 기억도 안 나는데, 웃긴게 우리는 싸워도 굳이 손을 잡고 댕긴다. 이 때도 서로 한번씩 쏟아내고 손 잡고 쭐래쭐래 나와선 슬쩍슬쩍 얘기해가며 식당을 찾았다. 약간 꽁기해진 기분 때문에 본격적인 식사보다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땡겼고 꽤 한산해 보이는 타파스 바를 발견했다. 입구로 들어서면 펍 같아보이지만 좀 더 안으로 들어서면 와인바 같은 분위기.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가보고 싶어 저장해둔 위시 레스토랑이었다는🤣ㅋㅋㅋ 기분 꽁기해도 외식은 대충 할 수 없는 이 대쪽..

  식당 인테리어와 분위기는 너무 예뻐서 좋았다. 아담하고 벽 색상 완전 내 취향이고.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스페인식 꼬치 세트인 Pintxos Sharing Board와 조던이가 무시하고 지나칠 수 없는 재료, 게를 활용한 Crab Toastie with house pickles 였다. 음식들은 모두 맛있었고 함께 밥을 먹으며 우리의 꽁기한 감정은 모두 사라졌다.

  생각해보면 내가 감정적으로 예민해서 어떻게 보면 조던이 입장에서 감내하는 부분이 많은데(근데 나는 또 그런 조던이 성격을 아니까 참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눈치를 더 살피다가 오해 생기는 경우 다분..) 지나고보면 그런 나를 받아주고 기분 상하지 않는 조던이가 고맙다.

  점심을 먹고선 그냥 바로 집에 들어가긴 아까워서 리버티 백화점에 들러 구경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릇 구경도 하고(내 최애 브랜드 Astier de Villatte!! 그 중에 한창 탐냈던 주전자를 발견해서 엄마한테 사진찍어 보냈는데.. 엄마는 이제 관심이 떨어지셨음..ㅋㅋㅋ) 나중에 신혼집 마련하면 이런 디자인 용품들 사고싶다, 이런 살림살이 채우고 싶다 등등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2023.04.12

  조던이가 지난달 승진을 하면서 보너스를 받으면서 새로 컴퓨터를 사고 싶어해서 한번 누리라고 했다ㅋㅋㅋ 그에 신나서 한참을 검색하고 알아며 주문한게 몇 주 전이었는데 배송이 안 와서 이 시기 즈음부턴 걱정을 했었다. 우리 한국 갔는데 오면 어쩔래? 이러면서. 조던이도 초조하게 기다리더니 그래도 다행히 우리가 영국을 떠나기 전에 도착했다.

  배송 예정 연락을 받았던 조던이는 회사에 출근해 있어서 수령을 할 수 없었고 "제발 놓치지 말고 받아죠ㅠㅠ"라고 부탁해서 내가 집에서 대기타고 있다가 택배 기사가 벨을 누르자마자 튀어 내려갔다. 근데 진짜 건장한 젊은 청년인 택배 기사도 엄청 끙끙 거리면서 짐을 옮겨주던데.. 나 혼자 만약 받아서 옮길 뻔 했으면 우..째...

  다행히 플랫 관리 아저씨가 날 알아본대다 짐 무게가 여자애 하나가 감당할 게 못된다 싶던지(그리고 보통 택배가 오면 아저씨가 종종 갖다주시곤 한다) 택배 기사에게 "이거 나도 못 옮겨. 네가 이 아가씨 플랫까지 옮겨줘!"라고 말해줘서 무사히 플랫까지 옮길 수 있었다. 고마워요 아저씨😭 큰일날 뻔 했어요..!

  어쨋든 컴퓨터를 새로 바꾸게 된 조던이는 퇴근하고 신이 났고ㅋㅋㅋ 이 날 저녁엔 컴퓨터 조립(본체는 이미 조립된 상황이긴 했지만) 및 설치로 시간을 한창 보냈다. 이제 게임 로딩 시간 나(같이 게임할 땐 조던이 게임 랩탑 씀)보다 더 빠르다고 좋아하던 조던이.. 네가 좋다면 됐다ㅋㅋㅋ

 

 

2023.04.15

  한국으로 향하기 전 런던에서의 마지막 주말. 우리는 거의 한달 전에 미리 예약해 둔 레스토랑에 갔다.

▪︎ Circolo Popolare
Type : Italian Restaurant
Address : 40-41 Rathbone Pl, London W1T 1HX

Website : https://www.bigmammagroup.com/en/trattorias/circolo-popolare

  이 레스토랑은 Big Mamma라고 하는 엄청 유명한 요식업체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다. 내가 예-전에 파리에서 핑크마마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게 식사했었는데 그 이후로 런던에도 레스토랑을 열었다고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다. 첫 레스토랑 오픈도 성공적이었고 지금까지도 예약없이 가기 어려운데 이후로 지점을 늘려 지금은 런던에만 다섯개의 레스토랑이 있다.

  빅마마 그룹의 레스토랑이 언제나 유명한 것은 음식 맛도 맛이지만 인테리어나 컨셉이 뚜렷하고 예쁘기 때문. 각 지점마다 컨셉이 다르고 화려하고 예쁜 인테리어를 자랑하고 있어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게 아닐까 싶다. 물론 그래도 음식이 맛없다면 성공하기 어렵겠지.

  다섯개의 지점 중에 우리가 선택한 곳은 Circolo Poporale. 약 한 달에서 한 달 반 기준으로 예약일을 매일 오픈하는데, 정말 오픈하는 족족 예약이 꽉 차서 가능한 한 빨리 예약하는게 제일이긴 하다. 우리도 거의 한달 전에 예약했던 듯..

  시칠리아 분위기를 컨셉으로 하고 있는 Circolo Poporale는 뭔가 이탈리아 전원의 가정집 같은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다. 시골집 마당마냥 등나무 같은 꽃과 덩굴 나무가 주렁주렁 천장을 메우고 있고 벽을 가득 채운 술병들과 액자들은 유럽의 가정집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맥시멀리스트 인테리어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한다.

  사실 파리에 갔던 식당이나 런던의 다른 지점과 메뉴의 차이는 크게 없는 것 같지만(주로 이탈리안 음식들과 술, 디저트를 판매한다) 인테리어 보는 재미에 다른 지점들도 궁금해진다.

  칵테일 테마마저 귀엽고 예쁜 빅마마 그룹.. 비주얼 보고 궁금한 칵테일이 한 두개가 아니었지만 한 잔으로 만족했다.

  음식 메뉴는 매 달 바뀐다고 하는데 대표적인 메뉴는 고정되어 있는 것 같다.

  언제 다시 올까 싶었던 우리(예약하기 너무 빡세..)는 이번에 궁금한 메뉴들을 확 즐겨보기로 했다. 먼저 올리브와 빵을 주문하고, Bread Pitt Bruschetta와 Mafaldine Al Tartufo 파스타를 주문했다. 트러플 파스타는 이 레스토랑의 대표적인 메뉴라고 해서(다들 꼭 시켜보라고 추천) 무조건 시키자고 했던 메뉴였다. 그 외에 피자를 시킬까 고민하다가 좀 더 독특한 메뉴를 주문하고 싶어서 오징어 꼬치 메뉴를 주문했다(지금은 재료가 변경되었는지 오징어 메뉴는 없음).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사실 부르스케타는 평범해서 완전 강추할 만큼은 아니고(게다가 다른 메뉴 양도 많아서 이것만 없었으면 적당했겠다 라고 느낌) 파스타는 진짜 꾸덕+진한 맛이 엄청 좋았다. 게다가 면이 꼬불꼬불하고 쫀독한 두꺼운 파스타여서 파스타 소스와 엄청 어울렸고 왜 다들 추천하는지 알 것만 같았다. 대신 꽤 많이 먹으면 느끼할 수 있으니 최소 두 명이서 나눠먹고 좀더 상큼하고 덜 느끼한 메뉴를 추가하는게 좋은 조합인 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고민하다 주문했던 오징어 메뉴는 진---짜 맛있었다. 사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면 피자+파스타 조합이 흔한데다 다른 해산물 요리나 육류 요리는 찾기 어려운데 정말 이탈리안식 해산물 요리를 먹으니 좋았다. 피자 대신 시킨게 후회가 없을 정도로. 오히려 이런 메뉴들이 더 궁금해진다고나 할까.

  소심해서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지만(앉은 자리에서만 찍음ㅋㅋㅋ) 인테리어가 정말 멋지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딱 이탈리아 시골 느낌이라 좋았다. 빅마마 그룹의 레스토랑은 정말 한 번은 일찍 예약해서 가볼만 한 곳인 것 같다.

 

 

2023.04.16

  지난번 올렸던 새의 4월 근황. 본격적으로 둥지를 짓기 시작했는지 엄청난 뭉태기의 잔가지들을 가져와선 저 좁은 틈으로 몸을 비집고 들어가는 순간을 포착했다. 지금 다시 봐도 저 작은 공간에, 심지어 본인도 옆으로 몸을 돌려서 들어갈 곳에 둥지를 짓기로 했는지, 저긴 어떻게 발견했는지 궁금한 점이 많지만 물어볼 수가 없다.

  이 때만 해도 내가 결혼식을 하고 돌아오면 이미 새 커플은 알을 낳고 새끼를 내어 떠나고 없으려나, 막연히 생각했었다.

 

  이 날은 집에서 축구를 봤던 날. 저녁으로 배달 음식을 시켜 먹었다. Bombay Burrito라고 인도식 커리, 고기 및 야채 재료들을 넣은 랩 부리토 메뉴를 파는 식당을 우연히 발견했다. 부리토는 원래 멕시칸 음식인데 인도 스타일로 새롭게 재해석한게 신기했고 맛도 꽤 좋아서 가끔 찾게 된다.

 

2023.04.20

  한국으로의 떠나기 전날인 20일. 마지막까지 바빴던 것은 식순지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것이었다. 물론 어차피 하루만 쓰고 버려질 것, 가내수공업 마냥 집에서 인쇄하고 만든 것이지만 나름 뿌듯했다. 물론 이렇게 한국으로 가기 직전에야 만드는 나 자신을 탓하기도 했지만.. 별일 없이 잘 끝났으니 무슨 상관이겠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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