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30
작년 8월에 시작했던 22-23 시즌이 5월에 막을 내린다. 이제 대략 10경기 밖에 남지 않았고 곧 리그 순위가 정해질 터였다. 시즌 막바지, 개인적으로는 나와 조던이의 결혼식이 있었던 4월 말, 우리는 한국으로 향했다 바로 신혼여행을 떠날 것이었기에 한동안 축구 관람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 전까지 즐길 수 있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경기들을 한껏 즐기기로 했다.
2023.04.01
경기 전부터 베이커리에 들렀다 또 조금 일찍 경기장에 도착하기 위해 서둘렀던 날이다. 베이커리를 들렀다 오는 바람에 늘 다니던 방향이 아닌 조금 새로운 길로 들어왔더니 경기장으로 향하는 분위기가 또 사뭇 다르다.
이 날도 경기장에 일찍 향했던 이유는 거너사우르스와 사진을 찍기 위함이었다. 지난번에 시간이 급해서 조던이가 못 찍었다 보니 다시 도전!! 이 때 또 우리는 느지막히 시즌 써드 킷을 사서 조던이가 새로운 유니폼을 개시했다. 경기장에 일찍 도착한 기념으로 맥주도 마시고(좌석에는 맥주를 반입할 수 없기 때문에 밖에서 한 잔 시켜서 나눠 마셨다) 부랴부랴 들어가 거너사우르스 영접.
드디어 거너사우르스와 사진을 찍은 조던이! 지난번에도 "같이 찍지~"했을 때 별 아쉬움 없이 넘기더니 또 막상 같이 찍으니 신이 났다. 귀여워 어휴.
짧은 인터네셔널 브레이크가 끝나고 아스날이 맞붙게 된 상대는 리즈 유나이티드.
전반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팀 골대 앞 박스에서 태글을 받아 제주스가 넘어지고 말았다. 심판은 망설임 없이 패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제주스는 긴장감 가득한 순간 후에 득점했다.
패널티킥으로 득점 후 전반전은 별 일 없이 마무리 됐다. 이기고 있는 상황은 좋았지만 직관 온 사람으로서 멋진 골을 더 보고 싶은건 당연지사. 우리가 득점하는 장면을 더 자주 볼 수 있는 후반전에 기대를 걸었다.
그리고 후반전 초반, 좌측 마르티넬리로가 반대쪽으로 공을 넘기는 것을 확인한 벤 화이트가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들어와 강력한 슛을 날렸다. 골대를 맞은 공은 튕겨 나오나 했지만 절묘한 각도로 골대 안쪽 땅으로 튕기며 골망을 흔들었다. 시원하고 확실한 골이었다. 그리고 8분 후, 공을 넘겨 받은 토르사르가 상대편 골대 앞으로 깊게 진입했고 수비수를 재치고 중앙으로 패스, 제주스가 마무리 슛으로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리즈의 반격도 있었다. 순간적으로 길게 쏜 중거리 슛은 아스날의 골키퍼 램스데일의 손을 빗맞고도 강력하게 가로질러 득점을 만들었다. 3:1의 점수로 충분히 승리의 분위기가 확실했지만, 여전히 선수들은 경기 끝까지 열심히 뛰었다. 후반 40분 즈음 경기장 중앙 부근에서 공을 잡은 외데고르는 과감하게 골대 앞 중앙을 향해 길게 패스를 했고, 타이밍와 위치를 완벽하게 잡은 쟈카가 마무리 쐐기골을 넣었다.
그렇게 경기는 4:1 승리로 끝이 났다 🔴COYG🔴
2023.04.09
한국을 떠나기 전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경기들은 모두 원정이었다. 모두가 긴장하고 떨렸던 리버풀과의 경기. 우리는 승리의 기운을 이어가고자 하는 마음과 함께 집 앞 펍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나도 새로운 유니폼을 입어보고 싶은 마음이었고, 조던이는 오랜만에 내 빨강 유니폼을 입었다. 사실 나는 유니폼을 살 때도 남성용 S로 구입하기 때문에 조던이와 바꿔입을 수 있다ㅋㅋㅋ (여성복은 허리에 라인이 들어가는게 영 맘에 안든다규..)
경기 전 화기애애했던 우리. 또한 펍을 가득 채운 아스날 팬들로 분위기가 후끈했다. 아무래도 역사적으로 강한 팀을 상대하는 날이다 보니 모두가 긴장하고 응원의 열기도 강했다.
경기는 처음에 순조롭게 흘러갔다. 전반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수들은 빠르게 돌파했고, 약간의 패스 미스에도 하늘이 도왔는지 공이 다시금 우리 선수들에게 돌아와서 미처 놓칠 것만 같던 기회를 기어코 마르티넬리가 골로 연결, 첫 득점을 만들었다. 이 순간의 펍의 열기란...!ㅋㅋㅋ 이후에도 선수들은 무섭게 몰아쳤다. 전반전 30분 즈음, 다시금 좌측에서 공을 잡은 마르티넬리는 중앙을 향해 높게 공을 올렸고, 공이 내려오는 위치에서 자리잡고 있던 제주스가 해딩을 시도, 또다시 추가 득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역시 상대는 리버풀. 점수를 지켜갔으면 좋았겠지만, 전반전이 끝나기 3분 전, 리버풀이 골을 넣었다. 아슬아슬한 1:2의 점수로 전반전이 끝이 났다.
그리고 후반전이 시작되고 7분이 지났을까, 코너킥으로 시작된 골대 앞 경합에서 많은 선수들이 엉키고 말았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리버풀에게 패널티킥을 내어주고 만다. 이 때 사실 암울했었지. 하지만 아스날에게 약간의 운이 있었던걸까, 전반전에도 득점을 만들어냈던 그 유명한 선수 살라는 패널티킥을 놓치고 만다. 너무 사이드로 꽂아 넣으려다 각도 계산이 잘못 된듯ㅋㅋ 아예 비켜나가버렸다(이 순간 리버풀 감독의 리액션을 보면 황당 그 자체임ㅋㅋㅋㅋ). 사실 이 때 분위기를 반전했으면 좋았을텐데, 전반전에 너무 몰아쳤던 탓일까. 계속해서 리버풀이 기회를 잡았고 후반전 종료를 3분 남겨놓고 우리는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1:2의 점수만 지키면 좋겠다고 했는데, 역시 리버풀은 쉽지 않은 상대다.
심지어 종료 직전 또다시 리버풀이 득점을 할 뻔한 순간이 있었는데 램스데일의 선방으로 무승부를 지켰다. 패배하는 것보다야 1점이라도 챙기는게 좋지만, 그래도 너무 아쉬운 경기였다 🔴COYG🔴
2023.04.16
4월 달에 영국에서 보는 마지막 경기는 웨스트햄과 맞붙은 원정경기였다. 또다른 런던 더비.
전반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수들은 상대편 박스 근처에서 계속 패스를 이어가며 기회를 만들어 갔다. 아슬아슬하게 상대편의 수비수들을 재치며 공을 잡고 있던 순간, 외데고르가 골대 앞 가까이로 공을 밀어 넣었고, 화이트가 골키퍼를 피해 반대편으로 직선 패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던 제주스가 바로 골을 만들었다. 그리고 3분 후, 아스날은 또 기회를 만들었다. 마르티넬리가 좌측 사이드에서 계속 기회를 봤고, 길게 대각선으로 넘긴 패스를 외데고르가 발리슛을 내리꽂았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어 0:2 점수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내 곧 위기가 찾아왔다. 경기장 중앙 부근에서 파르티가 실수로 공을 빼앗겼고(아마 파울을 주장했던 것 같음) 그대로 공을 몰고간 웨스트햄 선수들을 무리하게 막으려던 마갈량이스의 실수로 패널티킥을 내어주게 된다. 사실 타이밍이 너무 늦은 태클이었고 그렇게 무리해야 했나 싶지만 아무래도 수비수들이 부족하고 갑작스럽게 반격을 맞은 상황에 어떻게든 막아보려던 노력이 아니었나 싶다. 웨스트햄 선수는 빠른 슛으로 패널티킥을 성공시켰고 전반전은 1:2로 끝이 났다.
그리고 후반전, 상대팀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되어 아스날이 반대로 패널티킥의 기회를 얻었다. 키커는 사카. 사카는 자신있게 슛을 날렸지만, 아무래도 경기의 큰 전환점이 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공은 골대 밖으로 나가버렸고 그렇게 득점의 기회를 놓쳤다(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사카가 패널티킥 놓칠 때마다 너무 안타깝다.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유로 결승에서 패널티킥을 못 넣어 욕을 많이 얻어먹었다는 이야기 때문일까🥹 사카가 패널티킥 찰 때마다 안쓰럽고 부담 너무 많이 가질까봐 미안하고 막 그럼..) 이렇게 아슬아슬함이 이어지던 상황, 결국 웨스트햄이 후반전에 추가 득점을 만들어내면서 경기는 2:2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COYG🔴
2023.04.21
이 날은 한국으로의 출국날이었기에 경기를 보지 못했다. 아마 비행기에서도 경기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나중에야 3:3 무승부로 끝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실 하이라이트로 경기를 봤을 때, 처음부터 아스날이 조금 말렸던 것 같다. 특히 전반전 1분 만에 램스데일의 패스 미스로 바로 골이 먹힌 것, 그리고 전반 15분에 또 다시 반격을 맞아 수비가 뚫려 추가 득점을 내어준 것은 아주 뼈아픈 실수였던 것 같다. 물론 아스날도 열심히 뛰었고, 전반전이 끝나기 전 마르티넬리가 시원한 슛을 쏘아 득점차를 좁혔다.
후반전이 되고 사우샘프턴은 또다시 득점을 만들었고 다시 점수 차가 2점으로 커졌다. 아직 경기가 끝나기까지 시간이 남았으니 포기는 없었다. 외데고르가 시원한 중거리슛으로 상대팀의 점수를 쫓아가는 추가 득점을 만들었고 이후 제주스의 튕겨나온 슛을 다시금 때려넣은 사카가 동점골을 만들며 경기를 무승부로 이끌었다 🔴COYG🔴
물론 질 것 같은 경기를 무승부까지 끌어온 것은 대단한 일이었지만 아무래도 초반의 실수가 뼈아팠다. 특히 이 때부터 슬금슬금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는 것 같아 불안한 마음과 함께 아쉬움이 컸다. 작년에도 시즌 후반부에 선수들이 부상과 함께 조금 지친 모습을 보이면서 정작 마지막 스퍼트를 내야하는 상황에 되려 등수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 같았다.
특히 이번 시즌의 성과를 생각하면 리버풀은 아니더라도 웨스트햄이나 사우샘프턴과의 경기는 확실하게 잡고 갈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게 아쉬웠다. 게다가 이번 사우샘프턴 경기는 홈경기였는데..흑흑. 게다가 다음 경기가 무시무시한 맨시티와의 경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때 두 경기의 무승부가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
2023.04.26
어느덧 우리는 새벽에 경기가 진행되는 한국에 도착했다. 우리가 한국에 있을 동안 아스날이 상대한 팀은 맨시티, 그리고 심지어 원정 경기였다.
사실 아무래도 리그 1, 2위가 맞붙는 게임이고 어찌보면 이 경기의 승패가 이후의 리그 순위를 정할 수도 있다보니 조던이는 한국에서 꼭 보고 싶어했다. 하지만 한국 시간으로 경기는 새벽 4시에 시작했고 코로나가 어느 정도 잠잠해졌다고 하지만 그 시간까지 경기를 틀어주며 오픈할 술집이 많지도 않은 상황. 그리고 한국은 기본적으로 손흥민 선수 때문에 토트넘 밭이다...😅
인스타툰 친구를 통해 한국에 아스날 커뮤티니를 알게 됐고 팬들끼리 모여서 경기를 함께보는 장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아무래도 장소가 서울 시내와 너무 멀고 경기 시간이 너무 늦어 참석하기는 어려웠다. 특히 결혼식도 곧 다가오는 상황이었고 경기 다음날에 난 친구들과의 다른 일정도 있었고 조던이도 손님들을 계속 대접해야 했기에 하룻밤을 거의 꼴딱 새는 듯한 일정은 너무 무리였다.
이후에 경기 결과를 확인하고 하이라이트를 봤을 뿐이지만, 맨시티는 확실히 강했다. 게다가 수비 전력이 완벽하지 못한 상황(살리바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7분 만에 맨시티가 첫 득점을 했고, 전반전이 끝나기 전 또다시 추가 득점을 했다. 후반전에 또 다시 맨시티에서 한 골이 먹혔고 이후 아스날 선수 롭 홀딩(Rob Holding)이 시원한 중거리슛을 보여주며 따라갔으나 후반전에 겨우 골문을 연 상황에서 큰 점수차를 좁히기엔 쉽지 않았다. 그리고 후반전 추가 시간에 맨시티가 또다시 골을 넣어 결국 경기는 4:1로 완패 🔴COYG🔴
확실히 하이라이트를 보면서 느끼지만 맨시티가 강팀인게 느껴진다. 아스날의 수비 전력이 완벽하지 못했다고 해도 맨시티는 반격에 엄청난 스피드를 보였고 골을 넣을 수 있는 빈 공간과 각도를 발견하면 그를 놓치지 않는 예리함과 정확함이 보였다. 아스날이 조금 더 보강하고 발전해야 할 부분이었다. 이 경기로 맨시티는 리그 등수에서 아스날을 바짝 뒤쫓아왔고 패배에도 불구하고 아스날은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확정했지만 리그 탑을 지키는데 조금 불안한 상황이 되었다.
그래도 끝까지 화이팅이야, 아스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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