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일상 기록장/2021년

[영국생활] Day+1738 초록이들(Richard&Mona) 근황

by kyeeunkim 2021. 6. 17.

2021.06.16

  지난 5월 28일 우리집에 초록 가족들을 들였다. 고무 나무 큰 화분과 Fern의 종류 작은 화분. Richard와 Mona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매일 매일 인사하고 상태를 확인하기를 잊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나와 남자친구는 이전에 식물을 제대로 길러본 적이 없는 초보 중에 초보. 초록이들은 성장하는 것도 변화하는 것도 조금씩 오랜 시간이 걸려 나타나다 보니 차마 눈치채지 못하다 아주 작은 변화를 발견하면 깜짝 놀라게 된다. 특히 그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알 수가 없으니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는지도 막막하다. 하지만 다행히도, 큰 문제는 없이 우리의 초록이들 Richard와 Mona는 잘 지내고 있다.

 요즘 계절과 너무 잘 어울리는 Richard. 창문 밖으로 보이는 배경과 너무 어울려서 볼 때마다 예쁘다. 보통 한국에서 보는 고무 나무는 같은 크기의 화분에 한 그루 정도만 있는데, 영국은 분갈이의 기준이 다른 것인지 세 그루의 나무가 (내가 보기엔 조금) 빡빡하게 있다. 집에 데려온지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잎 하나에 갈색 점 같은게 생겨서 엄청 놀랐었다. 우리 플랏은 햇빛이 직접적으로 들어오는 방향도 아니어서 햇빛에 쬐인 것 같지는 않은데 물이 부족했던 것인지 과했던 것인지 알 수 없어 발견한 날에는 많이 속상했다. 한국의 식물 정보 어플리케이션인 '모야모'에도 질문을 했지만, 정확한 답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 자국이 없어지진 않았어도 더 생기지는 않아서 이후로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꽃집에서 알려준대로 흙 안쪽으로 최대한 손가락을 찔러 넣어보고 건조하다 싶을 때 물을 주고 있다. 식물을 기를 때 물을 적게 주는 것보다 오히려 물을 많이 줄 때 안 좋다는 것 같은데, 그 물 공급 주기와 적당한 양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다.

  그리고 어제 발견한 것인데, Richard에게 새로운 잎순도 자랐다. 세 그루 중에 한 그루 끝이 데려올 때부터 말라 있었는데, 그것을 되살릴 방법은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잎이 날거라고 했는데(모야모 답변), 정말로 아주 작고 귀여운 잎순이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아주 천천히 Richard가 자라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너무 기뻤다. 고무 나무가 어떻게 자라는지 모르지만 그 이후에 보니 마디마디마다 약간씩 뾰족한 모양들이 생겨나는 것 같다. 앞으로도 Richard가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란다.

보물 같은 Richard의 새 순

  Mona는 정확한 식물종 이름은 모르지만, Fern(양치식물)의 종류라고 꽃집에서 설명 들었는데, 생각보다 기르기 까다로운 종류가 아닌가 한다. 분명 꽃집 주인은 기르기 쉬울거라고 했는데. Fern 종류이다 보니 공기 중에 습기가 많은 부엌이나 화장실이 기르기 적합한 장소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 플랏의 화장실은 창문 하나 없는 구조여서 과연 습도가 비교적 높더라도 햇빛과 통풍이 보장되지 않는 장소가 좋을지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Mona를 부엌 쪽에서 Richard와 같은 장소에서 키우기로 했는데, 우리 부엌이 또 단독 부엌은 아니어서 습기가 과연 많은 장소인지는 자신이 없다. 물 공급 주기도 자주 줄 필요는 없고 흙이 질퍽질퍽한 것보다는 약간 마른듯 안 쪽 뿌리가 촉촉한 정도가 좋다고 해서 Richard와 비슷하게 관리해 왔는데, 최근부터 Mona가 노란 잎들을 만들며 똑똑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 또한 물이 많아서 그런 것인지, 부족해서 그런 것인지, 혹은 정상적인 순환의 과정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전체적으로 보면 노란 잎들보다는 푸른 잎들이 더 무성한 느낌이어서 우선은 그냥 기다려 보고 있다. 아무래도 줄기와 잎이 많다 보니 변화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아 좀 더 관리가 어렵게 느껴진다. 정확한 종류를 알 수 없으니 더 깊게 조사하거나 비슷한 케이스를 찾기가 어렵다.

  그래도 여전히 Mona도 예쁘게 푸릇푸릇 생기를 보여주고 있고, 앞으로도 점점 풍성하게 무럭무럭 자라면 좋겠다.

언뜻 언뜻 발견할 수 있는 Mona의 노란 잎들

  우리 초록이들 너무 귀여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