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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기록장/2023년

[영국생활] 11월의 축구 일기: 빡빡한 경기 일정, 하지만 직관은 다음 달에 기약하기로⚽️

by kyeeunkim 2024. 1. 30.

2023.11.30

  10월에 이어서 11월까지 축구 중계를 보지 못했다.

20일이 되어서야 런던으로 돌아왔는데 이후로는 홈 경기가 많지 않아서 직관을 보러 갈 기회가 없었다. 그래도 경기는 빡빡했네.

 

 

2023.11.01

  11월의 첫 경기는 EFL Cup 원정 경기였다.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FA Cup까지는 알고 있는 나지만, EFL Cup은 또 뭔지(일명 카라바오 컵이라던데)...😅

  경기는 좋지 않았다. 시작부터 상대편의 코너킥 찬스에서 아스날의 수비수 벤 화이트가 자책골을 기록하면서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 사실 헤딩은 머리를 대는 선수조차도 어느 각도로 튈지 예상할 수 없어서 어렵다고 하던데, 먼저 공을 쳐내기 위한 수비였지만 되려 우리쪽 골망을 흔들고 말았다. 근데 그것보다 몇 경기 전부터 벤 화이트 선수가 머리를 하얗게 탈색하고 나오던데... 그냥 갈색 머리로 다시 돌아오면 안될까😂 괜히 탈색하고 헤어스타일 바꾸면서 부진한 실력이 더 돋보이는 것만 같은..

이후로도 상대편은 두 골을 더 추가했다. 패색이 짙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나마 경기 종료 직전 캡틴 외데고르가 골을 만들었지만 경기 결과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는 3:1로 끝났고 아스날의 EFL Cup 여정은 이로서 끝이 났다 🔴COYG🔴

 

 

2023.11.04

  카라바오 컵 경기 후 돌아온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뉴캐슬과의 원정이었다.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싫어하는 팀...ㅋㅋㅋ... 뉴캐슬 선수들의 플레이가 늘 거칠고 매너가 개떡같기 때문에 단순한 경기력이나 전술보다 어떤 억울한 일들이 발생할까 걱정하게 된다. 안그래도 요즘 심판들 아스날 싫어하는 것 같던데... 그리고 이번 경기에도 기어코 일들이 터지고 말았다.

  전반전부터 아스날 선수들은 골을 넣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 다만 아쉽게도 사카가 태클에 걸려 많이 넘어졌지만 주심은 경고 하나 주지 않았다(근데 이런 일 너무 비일비재해서 이젠 속상하면서도 그러려니 함.. 후..). 하지만 도리어 아스날의 파울에는 바로 옐로 카드 꺼내는 주심... 하... 답답쓰. 그리고 전반전이 끝나기 전, 상대편 미드필더 선수가 조르지뉴 선수 머리를 팔로 푸쉬/가격하는 장면도 있었지만 파울로 인정되지 않았다.

  그리고 후반전이 시작되고 18분 쯤 지났을까, 어째저째 공을 놀리던 상대편은 기어코 한 골을 넣는다. 물론 휘리릭 지나가는 장면들만 보면 문제 없는 극적인 득점 같지만 사실 이 득점 장면에는 많은 논란거리가 있었다.

 

1️⃣ 상대편이 크로스를 잘못 날려 멀리 굴러가버린 공은  경기장 경계선에서 거의 다 나갔었다. 뉴캐슬 선수가 공을 따라 잡긴 하는데 일반적으로 보기에는 공은 아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경기는 계속 진행되었다. ➡️ 이미 패스하기 전 공이 아웃이었는가 여부.

2️⃣ 그렇게 잡은 공을 상대편이 높게 크로스하는데, 골대 앞에서 아스날의 수비수와 상대편 선수(A)의 충돌이 있었고, 가브리엘 마갈량이스가 그 태클로 넘어지고 만다. ➡️ 뉴캐슬 선수(A)가 아스날의 수비수에게 파울을 범했는가.

3️⃣ 그런 파울 가능성이 있는 충돌 속에서 상대편 선수(A)의 몸을 맞고 튕긴 공(심지어 이 장면엔 핸드볼 여부 문제도 있음)을 다른 선수(B)가 득점을 연결시킨 것인데, 공을 받는 순간 그 선수(B)가 아스날의 골키퍼 라야(그 순간에 최종 수비수)보다 더 먼저 위치한 듯한 의문이 있었다. ➡️ 최종적으로 득점을 만든 선수(B)가 공을 받을 때 오프사이드 여부.

 

  주심은 득점으로 인정했고(시력 좋은가봐.. 아스날한테 가해지는 파울만 못보나봄) 다음으로 VAR 체크가 있었다. 약 4분 가량의 확인 후 결국엔 득점으로 인정되었는데, 경기가 끝난 후에도 이 골에 대해 분석 및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양했다. 1️⃣번 문제는 사실 경기장 선을 직선으로 바라보는 카메라가 없어서(도대체 왜 없냐.. 이렇게 돈 많이 버는 리그가) 앵글이 애매하여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이었고(근데 심지어 뉴캐슬 선수 본인이 아스날 선수들에게 경기 후 '사실 공이 밖으로 나갔었다'고 말했다던데...ㅡㅡ 이걸로 아르테타가 더 빡침..)  2️⃣번 문제는 일반적인 경합이라고 하기에는 양 손으로 밀어버리는 거친 파울이어서 인정되지 않았다는게 우습다. 파울은 심판의 주관적인 판단에 걸려있다고 하지만 중요한건 경기 전체 그리고 리그 전반으로의 일관성이 아닌가. 경기 내에서도 이 선수의 거친 파울은 무시하고 다른 선수의 약한 파울에는 카드를 꺼내는 등 중구난방의 판정을 내리면 경기는 이상하게 흘러간다. 그리고 마지막 3️⃣번도 비슷하게 앵글 상 선을 그어볼 수 없다는 식이었던 것 같은데.. 아니 그럴거면 왜 VAR 체크하고 선 그어보냐고.. 그리고 앵글 탓을 할만큼 아슬아슬한 상황도 아니던데.

 

  그렇게 경기는 1:0으로 아스날이 패하면서 끝이 났다 🔴COYG🔴

하지만 이 경기는 아스날 팀과 팬들의 분노를 일으켰고, 감독 아르테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꽤나 강하게 심판들의 판정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나는 이 나라에서 20년을 살았는데 이제는 부끄러움을 느낄 정도다. 어떻게 세계 최고의 리그라고 불리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우리는 어떤 목표를 유지하고자 하는지 당황스럽다."는 식으로 세게 표현했고 다음날 아스날은 공식 웹사이트에 아르테타의 발언을 지지한다는 클럽 성명을 발표한다.

이후 잉글랜드 축구 협회는 아르테타를 기소했고 12월에는 관련 청문회가 있었다. 축협과는 달리 독립위원회는 아르테타가 선을 넘은 정도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큰 문제는 없이 지나갔지만 축협은 심판들에 대한 비판하는 구단에게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협박 아닌 협박도 했다는.. 아니 자기네들 잘못을 고칠 생각은 안하고 왜 비판을 막아... 곧 망할 징조인가.

  물론 아스날 경기력에 대한 문제도 많았다. 이번 경기에서 선수들의 플레이가 너무 힘겨워 보였던 것. 그러다보니 모양새가 꾸역꾸역 경기를 이어가다 심판의 오심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엔 졌다, 라는 비판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 둘은 별개로 봐야할 문제인 것 같다. 공정하고 올바른 경기 환경은 전략이나 선수들의 플레이와는 상관없이 모든 팀과 선수에게 보장되어야 한다. 경기 기준이나 판정 자체가 불안하고 공정하지 못하다면 선수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규칙과 판정의 개선은 모두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여담이지만 뉴캐슬 전을 담당했던 심판 다섯명이 모두 북부 출신이었다는 것...ㅋㅋㅋㅋ 그리고 뉴캐슬은 영국 북부에 위치하고 있져..하.하.하.

 

 

2023.11.08

  논란의 경기 후 아스날은 홈에서 세비야를 맞아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했다.

  전반 28분, 조르지뉴가 경기장 중앙에서 아주 길고 멋진 패스로 박스 근처에 있던 사카에게 공을 넘겼고, 사카는 아주 빠른 속도로 트로사르에게 패스했다. 그리고 그대로 슛, 골인. 엄청 시원하고 깔끔한 전개가 너무 좋았다. 그리고 후반전, 하베르츠의 과감한 슈팅이 있었지만 골로 연결되진 못했다(표정을 보면 너무 아쉬워하는게 보인다. 하베르츠도 엄청 잘하고 싶을듯ㅠㅠ). 하지만 10분 후, 스로인에서부터 출발한 공을 패스로 받아 끝까지 이어간 사카가 멋드러지게 골을 넣으면서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경기는 그렇게 2:0으로 승리했다 🔴COYG🔴

  이 경기로 아스날은 2경기를 남겨두고 다른 팀들보다 승점 4점을 앞서며 B조 1위가 된다. 다음 라운드 진출의 안정권에 들어선 셈이랄까.

 

 

2023.11.11

  그리고 3일 뒤 아스날은 또다시 홈에서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치룬다. 상대는 이번 시즌 새롭게 올라온 번리였다.

  전반전 동안 양 팀은 기회를 갖는대로 슈팅을 날렸지만 점수판의 변화는 크게 없었다. 그러다 전반전이 끝나기 직전, 트로사르의 헤딩슛으로 1:0이 된다. 그리고 후반전, 수비 경합에서 진 토미야스가 놓친 공이 이리저리 선수들 사이를 옮겨다니다 결국은 상대편의 빠른 슛으로 점수가 되었다. 다시 경기는 동점이 되었다. 동점에 아쉬워하기도 잠깐, 3분 후 아스날은 코너킥 기회를 얻고 살리바가 헤딩으로 점수를 만들었다. 그리고 약 20분 후 또다시 코너킥에서 시작된 기회를 잡은 진첸코가 추가 득점을 만든다. 이리저리 튕겨져 나온 공을 끝까지 받아내 득점으로 연결한 것이었다.

  이후 비에이라가 스트레이트 레드 카드로 퇴장을 당하면서(아니 바로 레드카드 받을 정도로 심각한 파울이었나...?) 위기가 있을까 했지만, 다행히도 아스날은 3:1로 경기를 마쳤다 🔴COYG🔴

 

 

2023.11.25

  지난 경기 이후로 또다시 International Break가 있었다. 약 2주 간의 휴식 후 맞는 경기는 브랜트포드와의 원정 경기였다. 또한 이 경기는 내가 런던에 돌아와서 제대로 중계를 보는 경기였다.

  현재 아스날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는 라야는 브랜트포드에서 온 임대 선수이기 때문에 이 경기에는 출전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램스데일이 선발로 경기를 뛰었다.

경기 초반부터 아스날은 강하게 몰아부쳤다. 전반전에 트로사르가 골을 넣었으나, VAR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로 결론이 나 득점이 취소되었다. 그리고 후반전 교체로 들어온 하베르츠가 사카의 크로스를 그대로 헤딩, 점수의 균형을 깨고 리드를 만들었다.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0:1로 아스날은 승점 3점을 챙겼다

🔴COYG🔴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간절히 바라기도 했지만(최근에 패배가 있었기 때문에) 무엇보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램스데일이 잘해주기를 개인적으로 바랬다. 지난 시즌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더 큰 성장을 하길 바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을까 아니면 경쟁 체제 속에서 약간은 자신감이 떨어져 위축되었던 걸까 실수를 보여주어 안타까웠다. 한번은 그의 실수에서 아르테타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장면이 잡히기도 했는데 씁쓸했다. 에구구...

 

 

2023.11.29

  11월 마지막 경기는 랑스와의 채미언스리그 경기가 있었다. 사실 홈에서 한 경기여서 직관을 갈 수 있었는데, 평일이기도 했고 쬐끔 귀찮았다(은근 직관 챙겨보러 다니는게 꽤나 벅참). 지난번 랑스를 상대로 한 원정 경기를 져서 걱정 아닌 걱정이 있었는데, 이번 경기는 완전 대승이었다.

  경기가 시작하고 10분 조금 지났을까, 제주스의 헤딩을 놓치지 않은 하베르츠가 골대 바로 앞에서 톡 밀어넣듯 첫 골을 만들었다(이제 조금씩 자신감 생기는 것 같아 좋아보인다 카이🥹). 그리고 다시 10분 후, 사카가 끝까지 놓지 않고 지킨 공을 제주스가 마무리, 추가 점수를 더했다. 2분 후, 다시 공을 잡고 상대편 골대 가까이로 가게 된 아스날, 제주스가 찬 공이 골키퍼의 손에 맞고 튕겨나왔는데 하필 사카 바로 앞이네? 그저 열심히 달려오던 사카도 그냥 발을 슬적 갖다댔는데 골이었어요, 느낌이었달까ㅋㅋㅋ 다시 4분 후 토미야스가 상대편의 드리블에서 공을 낚아 롱패스로 마르티넬리에게 넘겼고, 그대로 박스 안으로 진입해 슛을 날린 마르티넬리가 또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전반전 추가 시간에 외데고르가 다시 골을 만들면서 아스날은 경기가 반이 지나기도 전에 5점을 만들었다.

바쁘게 점수를 만들었던 아스날ㅋㅋㅋ

  이미 큰 점수 차이로 리드를 하고 있어서일까 후반전에는 큰 무리를 하지 않았다. 다만 랑스 입장에선 좀 급했으려나.. 안타깝게도 박스 안에서 파울을 하는 바람에 아스날에게 패널티마저 내어주고 만다. 키커는 교체로 들어왔던 조르지뉴, 아주 쉽게 패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점수는 6:0이 되었다.

  이 날의 승리로 아스날은 챔피언스 리그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고 오랜만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활약한 대승이었다 🔴CO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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