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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기록장/2021년

[영국생활] Day+1788 한국에서 온 택배

by kyeeunkim 2021. 8. 6.

2021.08.05

  일요일에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이틀 정도는 조금 피곤했다. 하지만 백신 후유증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나는 원래 밤에 잘 잠들지 못하는데, 20대 초반 대학생 때부터 모든 과제를 밤새서 마무리 짓곤 해서 전형적인 '올빼미형 벼락치기' 생활 루틴이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갔을 때 좀 고쳐치나 했더니 최근에 다시 그 습성이 되살아나서 밤에 쉽사리 잠들지 못하고 있다. 백신을 맞은 날부터도 늦게 잠들고 아침에 헤롱댔더니 몸이 조금 축 처지는 느낌이었는데, 그 외엔 별 증상 없이(심지어 열도 안 났던 듯) 잘 지나갔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 잘 먹기도 함.

최근 먹방 요리들 (1) 짜장밥  (2) 사천중식 요리  (3) Ready cook 닭요리와 야채구이, 메시 포테이토

  지난 주말부터 4인분 넘게 끓여놓고 종종 먹었던 짜장밥. 원래 한국에서는 집에서 짜장 요리를 한 적이 거의 없는데, 외국에 살다보니 가끔 생각나는 짜장면을 대체하는 용으로 짜장밥을 해먹는다. 남자친구도 좋아하고(짜장 안 좋아할 입맛이 어디있겠냐만은) 한번 만들어 놓으면 2끼 이상은 먹을 수 있어 편하다. 짜장밥을 요리할 때는 다진 돼기고기와 함께 야채들을 아주 잘게 썬 유니짜장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온갖 재료들을 듬뿍 넣었더니 한 냄비를 만들었다. 재료 푸짐하게 넣고 먹고 싶은만큼 마음껏 먹는게 어른의 자취 장점이죠? 그리고 중식 요리도 배달 음식으로 먹었었는데, 늘 양이 많아서 조금 남겨두었다가 평일 점심으로 먹으면 요리 걱정 안하고 끼니를 때울 수 있어 좋다. 사천 음식 중 수자어(水煮鱼)가 생각나서 주문했던 곳인데, 맛있어서 기억해 뒀다가 이번에도 다른 요리들로 주문해봤다. 중식은 실패 가능성이 적은 요리인 듯, 너무 맛있어. 다음은 슈퍼에서 사왔던 ready cook 닭요리와 mashed potato 그리고 오븐 야채 구이. 그냥 요리하기 귀찮아서(..) 가끔은 이렇게 때운다. 영국 와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불고기도 했었는데 먹느라 정신 없어서 사진을 안 찍었나보다. 다음날 점심으로 불고기 치아바타 샌드위치도 해먹었는데 완전 맛있었는데, 몇 입 베어먹고 나서야 "아, 사진 안 찍었어!"라고 했다는. 하지만 그 상황에 찍기엔 너무 별로여서 넘겼다. 다음에 또 해먹으면 꼭 찍어야지.

한국에서 부모님이 보내주신 택배

  어제는 한국에서 부모님이 보내주신 택배가 도착했다. 한국에서 금요일 쯤 우체국에서 보내셨는데, 토요일 쯤 공항에서 비행기 운송될 준비를 마쳤다고 하더니 영국에 도착한 시간이 3일쯤이었던 걸로 보아 한국 공항에서 영국까지 오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듯 하다. 그래도 주말 끼인 상황에서 working days로 4일만에 도착했으니 거의 코로나 이전 상황과 비슷한가 싶기도 하고. 대신 부모님 말씀으로는 배송비가 엄청 올랐다고 한다. 코로나 운송 비용으로 추가 비용이 있다고 했다. 흑흑, 이제 택배도 마음껏 못 받겠네. 여러 과자들과 마른 음식들 위주로 보내주신 엄마, 헤헤. 너무 감사하다. 물론 나는 닭고기 천하장사보다는 치즈 박힌 맥스봉을 더 좋아하고 홍삼젤리보단 홈런볼 한 봉지가 더 낫지 않을까 싶지만도 쇼핑 선택권은 엄마에게 있으니까, 보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 ❤️ 유독 식생활에 엄격하신 엄마(식품 영양학과 졸업)에게 딸내미의 "한국 간식 보내줘용!"라는 말에 보내주고 싶은 마음 반, 근데 보아하니 저 건강하지 못한 간식류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심정 반 아니셨겠나 싶다. 그리고 이 소포의 메인 목적이었던 커블 의자는 무사히 잘 도착했다. 귀여운 캐릭터에 색깔에 현재 내 의자에 잘 자리잡아 지내는 중.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불편할 줄 알았는데 은근 편하다.

  오늘은 아빠가 부탁하신 일 때문에 런던에 있는 한국의 은행 지점에 방문했다. 작년 말 쯤에도 갔었는데, 이렇게 금방 다시 올 줄이야. 작년에는 빌딩 로비에서 그냥 앉아서 서류 작성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직원분의 안내로 사무실까지 올라갔다. Bank 지역은 진짜 정장 차려입고 다니는 직장인들이 많은 전형적인 비지니스 지역으로 나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 그나마 남자친구는 이 쪽에 속하려나, 회사도 근처고 나랑 막 사귀기 시작하던, 코로나 이전에 회사로 출퇴근 하던 시기에는 정장을 입고 다니기도 했으니(그 모습 이제 어디갔니). 암튼 사무실에 딱 올라갔는데, 와우 전망이. 43층이었나? 꽤나 높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탁 트인 런던 뷰를 볼 수 있다니 새로웠다. 매일 이런 곳에서 일하면 어떤 느낌일까 싶다. 아무것도 모르고 8살 때는 그저 어른의 모습이라고 하면 정장에 검은 구두 신고 이런 높은 빌딩에서 일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는데. 심지어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던 때에도 말이다. 하지만 정작 패션계는 정장도 전망 좋은 높은 경치도 다 필요없죠. 아무튼 아빠 내주신 숙제도 잘 끝냈다.

 

  내일 낮에 드디어 올림픽 여자 배구 준결승전인가? 영국에서는 도통 한국 경기 중계를 안 해줘서 너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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