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7
요 몇 일, 지난 토요일이 Mayfiled Lavender Farm을 다녀오기에 최적의 날이었다고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일요일에는 남자친구의 백신 2차 접종이 있었다. 심지어 토요일에 라벤더 팜을 가면서 "근데 너 일요일에 백신 접종 아니야?"라며 기억해 냈기에 망정이지, 정작 당사자인 남자친구는 완전 까먹고 있었다. 그렇게 기다린 2차 접종이면서.. 한국어 수업도 백신 접종 시간이랑 겹치게 잡아 놓아서 그때서야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었다, 어휴. 그리고 월요일부터는 날씨가 급격하게 나빠졌고 심지어 이번주는 흐림과 비가 가득한 예보에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경우조차 없다. 이렇게 영국의 여름이 마지막으로 반짝하고 간 것인가. (인정하고 싶지 않아!!)
그리고 무엇보다 백신을 맞으면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아픈 증상에 대해 전혀 걱정이 없던 남자친구는 일요일 저녁부터 시름시름 앓기 시작해 월요일 전체를 골골대며 보냈다. 휴가 여행 일정도 백신 맞자마자 다음 날에 출발해도 전혀 문제 없을 것처럼 생각조차 안하더니. 백신을 맞고 저녁까지는 멀쩡하다가 갑자기 잠들기 직전 쯤 되어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오한(Shivering)이 느껴진다기에 타이레놀을 챙겨줬다. 하지만 아무래도 밤새도록 깊게 잠들지 못했나 보다(그 와중에 옆에서 뭘 해도 잘 자는 나..).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 있길래 이마에 손을 대보니 뜨거운 열이 느껴졌다. 같이 사는 남자친구가 아프다니 또 나로서 어쩌겠나, 간호하며 챙겨줘야지. 입맛은 도는지 아침부터 피자를 먹고 싶다길래 점심으로 피자 배달도 시켜 먹고, 시간에 맞춰서 타이레놀도 계속 챙겨줬다. 그래도 다행히 효과가 좋아서, 약을 먹으면 열이 떨어져 그 기운에 중간 중간 낮잠도 잘 수 있어서 푹 쉬었던 것 같다. 몸 전체로 약간의 뻐근한 근육통, 몸살 기운이 있다더니 하루가 지나는 밤이 되자 확실히 열도 떨어지고 통증도 크게 없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은 개운한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타이레놀 4알과 꼬박 하룻동안의 골골댐으로 백신 후유증이 끝난 것은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은근 내가 챙겨주는게 좋았는지 한편으로는 즐기는게 아닌가 했다. 약간의 미소를 보았던 것 같기도 하고?ㅋㅋㅋㅋ
요즘엔 밥도 잘 챙겨먹고, 휴일도 잘 보내고 있다. 내일부터는 Peak District로 여행을 간다. 남자친구의 휴가에 맞춰 가는 올해 첫 여름 여행인데, 저녁부터는 짐도 챙겨야 하고 한 번 더 스케줄과 계획들을 확인해야 한다. 근데 여행을 앞두고 오늘부터 나의 생리가 시작되어서 지금은 너무 힘들다. 나는 생리가 불규칙적인 만큼 생리통 정도도 매번 다른데, 이번에는 상당히 힘들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Peak District는 대부분이 걷고 자연경관을 봐야하는 일정인데, 혹시나 컨디션이 안 좋을까 걱정이다. 날씨도 춥고 비오는 것만도 속상한데, 왜 하필 생리까지😭 (물론 안하면 안하는대로 걱정됨) 아무튼 이번주 날씨가 내내 흐림이라 여행 가는데 노트북을 챙겨가야 하나 고민이다. 혹여나 실내에서 주구장창 시간을 보내는 휴가가 될까봐 걱정이지만, 혹여나 진짜 날씨가 엉망이면 실내에서라도 시간을 보내야 하니.
끙, 그래도 즐거운 휴가 보내게 해주세요.
'▪︎ 일상 기록장 > 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국생활] Day+1807 짬내서 후딱 쓰는 일기 (0) | 2021.08.25 |
---|---|
[영국생활] Day+1805 첫 여름 휴가! (0) | 2021.08.23 |
[영국생활] Day+1797 라벤더 팜 나들이 + 근사한 저녁 (0) | 2021.08.15 |
[영국생활] Day+1795 요리 열쩡 뿜뿜 + 가구 조립 (0) | 2021.08.13 |
[영국생활] Day+1793 Damien Hirst 전시와 친구의 생일 파티 (0) | 2021.08.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