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22
2021년 첫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휴가 동안 아이패드를 가져가긴 했는데, 아무것도 업데이트를 할 수가 없었다. 고리타분한 성격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몰라도, 나는 컴퓨터 작업할 때는 늘 사용하는 랩탑이 아니면 무언가를 하지 못한다. 딱 내 책상에, 내 자리에 셋업 된 상황이 아니면 다른 사람의 컴퓨터를 쓰는 것도 불편하고, 심지어 다른 기기(아이패드,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에도 현저하게 능력치가 떨어진다. 휴대폰은 오직 인스타그램과 사진 찍고 메일 확인하는 정도의 용도이고, 아이패드는 그림 그리는 정도? 심지어 메일 정리나 답장은 꼭 랩탑으로 해야한다. 휴가 동안 취업 정보라도 보겠다고 온갖 사이트를 연동해 놓고 갔음에도 아이패드는 거의 꺼내보지를 않았음(..) 그래서 결국엔 런던 집으로 돌아온 다음에야 이렇게 일기를 남긴다.
여행에 관련된 게시글을 모두 여행 카테고리에 더 자세히 올릴 것이어서 하이라이트 사진만 남겨본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Peak District라는 커다란 국립공원 지역. 근처 큰 도시에 숙소를 잡고 작은 마을들을 여행할 수도 있지만, 나와 남자친구는 Hathersage와 Bakewell이라는 두 작은 마을에 숙소들을 잡고 각각 2박씩 옮겨 다녔다. 떠나는 날부터 주구장창 흐림+비 예보가 있어서 최악의 여행이 되면 어쩌나, 이러다가 숙소에만 있다가 돌아오는거 아닐까 하는 걱정도 했는데, 다행히 최악의 경우는 아니었다. 좋은 날씨 운도 몇 번 따랐고, 결국 보고 싶은 곳을 대부분 다 보고 왔기 때문이다. 조금 힘들긴 했어도 지나고 나니 다 뿌듯하고 예쁜 사진들이 가득 가득 남아서, 함께 추억이 엄청 쌓인 기분이다.
요즘 이렇게 여행을 다니다보니 고민이 생긴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는, 엄청 수다쟁이인 한 사람으로서 어느 공간에 나 마음껏 추억과 기록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었다. 작업물을 올리거나 여러 공부 및 자료 조사를 잊지 않고 남기고 싶었던 것도 있지만(이런 경우로 정보와 자료를 공유하고 싶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영국에서 생활하는 일상이 주요 내용인 것만큼 혼자 끄적거리는 기록의 느낌이 크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스타그램과 같은 개인 SNS만큼 얼굴이나 엄청난 개인 정보들을 공개하고 싶진 않았다. 비록 실명을 블로그 제목에 달고 실제 이야기들을 가감없이 하고 있지만 얼굴 사진이나 혹시나 일상의 개인적인 정보가 노출될 수 있는 것은 제외하려고 노력했다. 근데 또 사진을 찍다보면 남기고 싶은 사진은 인물 사진이란 말이지..! 또 어쩌다 보니 내 이름이나 다른 친구들 이름은 말하는데 남자친구는 계속 '남자친구'로만 이야기하고.. 내 블로그니까 무슨 상관인가 하면서도 괜히 별 것이 다 신경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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