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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기록장/2021년

[영국생활] Day+1830 첫 이케아(IKEA) 매장 나들이

by kyeeunkim 2021. 9. 17.

2021.09.16

  한동안 일기를 쓰지 못했다. 밀려있는 글들도 있고(아직 두 번째 여행 글 쓰는 중..) 요즘 생각이 부쩍 많아져서😅.. 좀 더 실질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해 조사하고 나 자신을 들여다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도 이렇게 인생의 혼란을 겪어서 어쩌자는 건지.. 지금까지 카오스 정 가운데에 있었다고 느끼던 때가 25살, 20대 중반이였던 것 같은데, 그 때로 되돌아 간 것만 같은 느낌이다. 흑흑.

 

  근래 외출도 혼자 잘 하지 않는데, 오늘은 나가야만 하는 강제적인 '건덕지'가 있었다. 바로 IKEA 주문 픽업! 침대 옆 사이드 테이블에 놓아두던 램프를 깨트렸는데(조던이가), 전구를 교체할지 조명 자체를 새로 구입할지 한 동안 고민하고 미루다가 이틀 전에야 주문을 했다. 근데 전구 때문에 전체 배송이 안되어서 픽업을 하려니 선택할 수 있는 스케줄이 평일 뿐이었다. 그래서 나 혼자 픽업을 다녀오기로 했다.

IKEA Tottemham (Edmonton)

  근데 이게 또 은근 신나잖아?😉 나는 지금까지 이케아 매장을 가본 적이 없었다(런던 시내에 있던 이케아 쇼룸은 몇 번 지나쳤었음).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나, 한국에 첫 매장이 생길 때 이슈가 된 것에 궁금하긴 했지만 굳이..? 라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오늘은 반드시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기에, 이왕 가는 김에 즐길거 다 즐기고 궁금했던거, 사고 싶었던 거 다 사야지! 라는 마음으로 신나게 향했다. 런던에 3~4군데 있는 지점들 중 그나마 우리집에서 가장 가까운 이케아는 Tottemham(Edmonton)점이었다(주문도 미리 해놓음).

나도 이렇게 꾸미고 살고 싶다..

  지하철을 타고 버스도 타고, 대략 30분만에 이케아 매장에 도착했다. 사실 이런 대형 매장(나의 기준에서는 코스트코가 전부..)을 혼자 오는 것은 처음이라 낯선 느낌이 잔뜩이었지만 무조건 위로 위로 향하며 입구로 보이는 곳으로 들어섰다. 알고 보니 3층은 쇼룸과 레스토랑이 전부였고, 2층에 작은 물건들 진열 및 가구 창고, 계산대, 고객 센터가 있었다.

  물건부터 픽업할까 했지만, 구경하면서 짐을 들고 다니기는 싫어서 쇼룸부터 구경했다. 이케아는 워낙 쇼룸을 잘 꾸며놓고 사람을 홀린다기에 전체적으로 훑어봤는데, 엄청 끌리는 디자인이 있다기 보단 그저 나도 전체적으로 꾸민 집을 갖고 싶다는 욕망이 솟아 올랐다. 지금도 번듯한 플랏에서 잘 지내고 있지만, 아무래도 '남의 집'에서 월세를 내고 살기에 '내 집'이라는 느낌이 적다. 게다가 나중에 조던이와 정식 결혼식을 올리면 제대로 된 집에서 좋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한국적 마인드..겠지만) 때문에 평소에도 모든 인테리어 로망을 "우리 나중에 Honeymoon House(신혼집을 영어로 직역해서 말을 만들어냈는데 조던이가 엄청 마음에 들어함ㅋㅋ 우리 둘의 신혼집 단어가 되었다.) 생기면.."라고 이야기하며 미뤄두게 된달까. 그러다 보니 최대한 기존 가구들을 유지하고 저예산+가성비 제품들을 구입하게 되고, 맞춰진 듯한 인테리어를 하기가 쉽지 않다. 오늘도 쇼룸을 보면서 "곧 허니문 하우스가 생기면..."이라고 몇 번을 되뇌었는지..

나는 코스트코에서나 보았던 풍경..

  쇼룸 구경 후에는 살짝 '이게 전부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그 때는 구조를 알지 못해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본격적인 쇼핑 장소가 있었다. 하지만 이 때부터 나는 또 다른 패닉을 맞이하는데.. 사실 이렇게 이케아 매장을 직접 오게 되면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이 식품 코너였다. 이케아 미트볼이야 워낙 유명하고 다른 식품들도 맛있고 가성비 좋은 제품들이 많다길래 엄청 기대했는데(주요 목적이 식품 코너 쓸어오기였음) 암만 돌아다녀도 찾을 수가 없었다. 쇼룸 구경을 끝내고 레스토랑을 봤을 땐 '여긴 식품 판매는 안하고 레스토랑 서비스만 하나..?'라고 생각했고, 코스트코에서나 봤던 창고형 공간을 보니  '코스트코랑 풍경은 비슷한데 구조는 완전 달라ㅠㅠ'라며 혼란에 빠졌다. 나는 조금이라도 예상치 못한 상황을 겪으면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카오스에 휘말리는 스타일이라 혼자 얼마나 힘들었던지.

  어쨋든 집었던 물건을 계산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헛, 그 때 계산대 너머 식품 코너가 보이는 듯 했다. 냉동, 냉장고와 미트볼 봉지를 발견했을 때의 그 기쁨이란. 후다닥 물건 계산(옷걸이, 포크, 지퍼백 구입)을 마치고 식품 코너로 쪼르륵 달려갔더니, 내가 미리 알아보았던 제품들을 찾을 수 있었다. 예상보다 식품 코너가 크진 않았지만, 그래도 미트볼을 살 수 있는게 어디랴..!

집으로 가자

  그렇게 열심히 식품 코너도 털고(흥분해서 사진은 없음), 본 목적이었던 조명도 픽업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식품 코너를 쓸어 올 목적으로 엄청 큰 장바구니를 챙겨갔는데, 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달까, 식품 코너를 발견하기 전까지만 해도 빈 가방으로 돌아올까봐 엄청 슬펐다. 조명이 생각보다 컸지만, 이케아에서 제공되는 끈으로 손잡이를 만들어 편하게 들고 올 수 있었다.

이케아에서 잔뜩 사온 음식들

  이렇게 내가 사온 이케아 음식 제품들! 미트볼이야 워낙 유명하고, 치킨볼이 있길래 같이 구입해 봤다. 사실 미트볼을 2봉지 살까 했는데, 너무 과한가 싶어서 한 봉지만 들었다가 나중에 치킨볼을 추가함ㅋㅋㅋ 그리고 감자 팬케익, 로스티. 작년에 스튜디오 근무를 할 때, 점심으로 카페에서 번 샌드위치를 종종 사먹었는데, 로스티를 추가 토핑으로 넣으면 쫀맛이었다. 혹시나 이케아 로스티도 그런 맛있는 맛이 날까 싶어서 시도해 보고 싶었음.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던 튀긴 양파칩 2개(사이즈가 크지 않아 쟁여둘려고 2개 집어옴), 조던이를 위한 커피, 냉장 생선알 스프레드도 사봤다. 아직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았던 것들이라 이번에는 시도해 볼 겸 구입했는데 맛있으면 다음에 조던이 데리고 가야지.

미트볼 파스타

  그렇게 오늘 저녁은 이케아에서 사 온 미트볼을 이용한 파스타. 시판 소스를 써서 맛이 없을 수가 없지만, 크 너무 맛있었음. 미트볼 잔뜩 넣고 먹으니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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