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02
요즘 자주 걷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겨울이라는 계절적 핑계도 있고 오미크론으로 확 증가한 확진자 핑계로 외출을 삼가곤 했는데, 사실 이런 생활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 게다가 최근 그림 작업들을 하는데 그게 전부 앉아서 하는 작업이다 보니 기회를 만들지 않으면 책상 앞에서 꼼짝 않는 생활을 할 수 있다는 큰 단점이 있다. 뭐, 원래도 작업대에 붙어 꼼짝 않는 것을 공부나 업으로 삼아 왔지만. 이런 정적인 생활이 내 취향이긴 하지만, 그래도 요즘 날씨가 쬐끔씩 풀리고 있고 맑은 날이 이어지고 있어 외출할 일을 일부러라도 만든다.
요즘 주말엔 조던이와 neighbour walk라며 동네 산책을 한다. 아무래도 한동안 런던에서 더 살게 되면 좀 더 장기적으로 거주할 곳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내가 런던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니 동네 구경도 할 겸 새로운 곳 탐험도 할 겸 대략적인 지역을 정해 골목 골목을 다니는 것이다. 런던의 부동산 현실 및 환경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중이랄까?👀
물론 한국에서도 그런 쪽에 무지했던 내가 봐봤자 런던은 어렵긴 매한가지지만 그래도 조금씩 알아가는 느낌. 게다가 조던이와 함께 다닐 때는 내가 학생으로 지낼 때와는 전혀 다른 런던의 면모를 볼 때가 있어 놀랍기도 하다. 걱정 없고 학업에만 집중하면 땡이었던 학생 때가 최고였지 싶기도 하고, 적극적인 서포트로 그런 환경을 마련해 주신 부모님께 새삼 감사한 마음도 들고.
그리고 확실히 직접 동네를 걸어다니는 것과 대충 살펴보는 것은 다르다. 요즘엔 워낙 인터넷으로 살펴볼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 집 안에서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지만, 골목마다 분위기가 다른 런던 특성 상 일부만 보고 판단하는 건 너무 섣부르다 싶다.
나는 학생 시절엔 주로 학교 캠퍼스 근처 East London에, 딱 1년 정도 West London에 살아서 너무 생소한 동네들이 많다. 지금까지의 인생 대부분을 런던에서 살았던 조던이도 North London을 중심으로 살았어서 다른 지역들은 조금 낯설어 하는 중. 아무래도 자기 동네를 떠나는 것보다는 계속해서 North London에 머물고 싶어하는 느낌도 있는데, 모든게 생소한 나로서는 차라리 확 열린 마음으로 옵션을 살펴보고 가장 좋은 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가 너무 좋아서 계속 요 근처에 살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복권 당첨이 되지 않는 이상 당장은 어려울 듯..하하..
아무튼 지난 주말에 걸어던 동네는 예상보다 분위기가 별로였다. 조던이도 "확실히 동네를 직접 걸어보니 느껴지는 분위기가 있어. 여긴 좀 마음에 안 들어."라고 해서 폭풍 공감하며 다른 지역을 살펴보기로 했다. 그나마 산책 중에 만난 고양이가 너무 귀여워서 기분이 풀렸다는. 길고양이인가 싶은데 사람을 낯설어 하지 않는지 가까이 다가와서 한동안 애교를 엄청 부렸다.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엔 붉은 노을과 함께 다람쥐를 만났다. 플랏 창문을 통해 보이는 화단과 나무에도 다람쥐들이 참 많지만 집 앞 공원에도 다람쥐들이 엄청 많다. 겨울이라 그런지 아니면 쓰레기통을 잘 뒤져 부족하지 않게 음식들을 먹어서 그런지 늘 살이 포동포동하다. 내가 쭈쭈 소리를 내며 손을 내밀었더니 음식을 주는 줄 알고 깜빡 속아 다가왔던 다람쥐ㅋㅋㅋ
조던이의 정상 출근 이후 혼자만의 평일을 갖게 된 나는 하루 한번 짧게라도 외출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 그러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생활이 이어지고 있어서..😭
▪︎ Pophams (Islington)
Address : 19 Prebend Street, London N1 8PF
Open : Tuesday - Saturday 08:00 ~ 16:00 / Sunday 08:30 ~ 16:00 / Monday Closed
Website : https://www.pophamsbakery.com/
하루는 카페에 들러 간단한 점심을 사고 한인 슈퍼에 들러 김치를 사는 핑계를 만들었다. 이렇게라도 나갈 건덕지가 있으면 그래도 몸이 조금 따라주는 듯. Pophams는 맛있는 빵집 겸 카페라길래 가보고 싶어 한동안 마킹을 해두었던 곳이었다. 이번에는 하나의 빵만 사서 테이크 아웃으로 카페를 떠났는데 야외 테이블을 포함해 나름 공간이 커서 다음번 조던이의 재택 근무일에 같이 가기로 했다.
한인 슈퍼에서 김치도 사고 돌아오는 길에 곧 친구들에게 보낼 엽서들도 구입했는데 이 날 한가지 미션에는 실패했다. 조던이가 curry leaves를 사달라고 부탁했는데 세 군데의 슈퍼마켓에 들러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다음날 또 나감. Curry leaves를 위해서만 길을 나서는게 우습긴 하지만 기어코 다른 슈퍼마켓에서 이렇게 한가득 구했다. Curry leaves는 흔하게 구할 수 있는건 아니어서 한번에 왕창 사서 Ghee(인도식 정제 버터)에 살살 버무려 냉동 보관하면 오래 쓸 수 있다. 7봉지가 남아 있었는데 5봉지를 쓸어와버림. 사실 다 쓸어올까 했는데 그래도 혹시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싶어서 미안한 마음에 2봉지를 남겨뒀다. 진짜 런던 어느 슈퍼에서 curry leaves를 살 수 있는지 메모라도 해둬야 할까 싶음😂
집에 돌아오니 앞 집 마당에 나무 가지 치기가 한창이었다. 한 사람은 높은 나무에 한 사람은 나무 아래에서 물끄러미 지켜보는 모습이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각도 상 아래 사람이 짤려 버림. 그나저나 나무 가지 치기를 하는 것을 보니 겨울이 많이 지났나, 슬금 슬금 봄이 오려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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