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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기록장/2022년

[영국생활] 9월의 축구 일기: 홈경기가 없었던 9월⚽️

by kyeeunkim 2023. 4. 6.

2022.9.30

  9월에는 홈경기가 없었다. 사실 지금까지도 시즌 경기가 구성되는 시스템을 알 수 없지만 워낙 프리미어 리그 진행 중에도 다른 리그(챔피언스 리그, EFL 컵, 유로파 리그 등)가 많으니 어느 달은 정규 리그 경기가 많았다가, 어느 달은 다른 리그 경기가 많았다가 중구난방이 된다. 이전에 야구만 보던 나로서는 해외 축구 리그에서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왜 그렇게 피곤하고 힘들다고 하는지 잘 이해가 안됐는데, 정작 축구를 챙겨보기 시작하니 알게 되는 이 마음.. 정규 리그 외에도 팀이 참석하는 모든 리그 경기도 뛰어야 돼, 국가 대표팀이 부르면 또 가야돼.. 게다가 올해는 리그 중간에 카타르 월드컵이 있어서 스케줄이 더 타이트해졌다 들었다. 몸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고 힘들 수 밖에 없을 듯.. 🥲

2022.09.04

  9월의 첫 경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였다. 맨시티, 맨유, 리버풀.. 아무래도 북부 쪽 축구팀들이 강력해서인지 아스날은 유독 이 팀들을 상대로 약하다고 했다. 심지어 늘 1위를 차지하던 맨시티를 뒤로하고 리그 1위를 차지하고 있었고, 맨유, 리버풀 모두 조금은 아쉬운 리그 시작을 겪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팀들과의 경기를 앞두면 팬들 사이에선 늘 초조한 기운이 감돌았던 것 같다. 홈경기에서 승리의 기운만 맛봤던 나로서는 그래도 그렇게 무서울라고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경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르티넬리가 골문을 흔들었지만 이미 공을 패스 받기 전 외데고르의 파울이 있었다는 심판의 최종 결정으로 취소되었다. 사실 난 그런 규칙을 잘 모르지만(..) 가끔 파울 안 주고 넘어가는 경우도 되게 많으면서 이런 경우에만 파울을 꼬박꼬박 주는게 마음에 안 들 때가 많다😑 암만 심판이 결정권자라지만 결국 사람인지라 공정함이 무너질 때가 많다. (최근 EPL 경기에선 그런 경우들이 많이 보여서 속상함) 이후로 맨유 선수가 골을 넣었고 우리는 절망했었지. 하지만 후반전이 시작되고 우리의 귀염둥이 사카가 골을 넣었다. 진짜 아스날에서 소중한 인재다❤️ 하지만 사카의 동점골에도 불구, 이후 2골을 더 먹은 아스날은 3:1로 시즌 첫 패배를 겪었다 🔴COYG🔴

 

 

2022.09.08

  9월 프리미어 리그 경기가 많지 않았던 이유. 바로 이 날부터 시작된 유로파리그(UEFA Europa League) 때문이었다. 사실 재작년 즈음부터 제대로 아스날 경기를 챙겨보기 시작한 나로서는 아직 축구에 대한 관심사를 유로파리그까지 확장시키기엔 그 정도가 부족하다. 결과 정도는 가끔 보지만 정말 관심이 없고 잘 모르기 때문에 프리미어 리그 외 경기는 기록하지 않을 듯. 솔직한 마음엔 선수들 고생하는거 생각하면 이런 부수적인(?) 리그들보단 본 리그에 좀 더 집중해서 시즌 우승이나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랄까.

  어쨋든 이 날 경기는 FC Zurich와의 원정 경기였고 1:2로 아스날이 승리했다 🔴COYG🔴

 

 

2022.09.11

  이 날 원래는 애버튼과의 홈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며칠 전 여왕의 서거로 주말 축구 경기가 모두 연기되었다. 이 당시 경기 뿐만 아니라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으면서 여왕의 죽음에 대한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이외에도 리그 간 경기들을 조율하면서 약간의 스케줄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이것 봐, 리그가 너무 복잡하게 많으니까 서로 스케줄도 꼬이고, 선수들 컨디션 조절도 힘들고,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리그들이 있는지 모르겠다니까?)

 

 

2022.09.18

  다시 돌아온 원정 경기. 아스날의 상대는 브랜트포드였다. 경기 전 여왕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1분 간의 묵념과 함께 영국 국가 <God Save the King>(이게 Queen에서 King으로 바뀌다니.. 이런 부분에서의 변화가 여왕의 죽음을 정말 실감나게 한다)가 울렸다.

  *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의미로 축구 경기 시작 전에 한쪽 무릎을 꿇은 후 시작한다거나 가끔 팀에서 뛰었던 선수들이나 의미있는 인물의 죽음을 추모하는 경우가 있는데(홈 경기를 볼 때 가끔 봤음), 그 땐 관중들이 서로 쉬쉬- 하면서 소리를 죽이는데 정말 그 넓은 경기장에 침묵이 내려앉으면 기분이 새롭다. 스포츠 경기에도 이런 가치를 표현하는 점은 좋다고 생각된다(특히 영국에선 축구가 정말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중요하니까 그 의미의 크기가 남다르달까).

  전반전에 사카가 올린 코너킥을 살리바가 해딩으로 연결하며 골을 만들었다. 골대를 맞으면서 골이 아닌가 했지만 심판은 분명이 진동을 느꼈겠지(물론 VAR로 분명히 알 수 있지만). 처음엔 골로 인정 안되는가 싶더니 곧 득점으로 인정되었다. 그리고 또 10여분 후 제주스가 멋진 해딩으로 두번째 골을 넣었다(자카의 어시스트). 이후 후반전이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파비우 비에이라(Fabio Vieira)가 시원한 중거리 슛으로 세번째 골을 만들면서 승리의 기운이 확실히 아스날에게 넘어왔다.

  이 날 새로웠던 점은 후반 추가 경기 시간이 되어서 아스날이 선수 교체를 했는데 그 때 들어온 선수가 만 15살의 최연소 선수인 에단 은와네리(Ethan Nwaneri)였던 것. 15살이면 한창 고등학생 아닌가? 그 나이에 축구 선수로 프로 리그에 뛸 수 있다는게 대단했다. 물론 이 때의 교체는 아무래도 진정 프로 게임을 경험해 보라는 아르테타의 큰 그림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아스날에서 점점 실력이 발전해서 몇 년 후에 빛을 발하는 선수가 되면 좋겠다.

  아무튼 경기는 0:3으로 아스날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CO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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