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 기록장/2021년57 [영국생활] Day+1750 밀린 일기들 2021.06.28 한동안 일기를 쓰지 못했다. 목요일부터 시간이 순식간에 흐른 것 같은 느낌이랄까. 더 늦기 전에 바쁘게 지나갔던 하루들의 기록을 남겨볼까 한다. 우선 지난 주에는 근무를 3번이나 나갔다. 목, 금에 일하기로 일정이 정해진 듯 했는데, 화요일에 Shorts 패턴을 마무리하는 일로 나가게 되었다. 그래서 당연히 그 주 근무는 목요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새로운 Tailored Trousers 패턴을 맡은 목요일 업무 시간이 끝나갈 즈음 디자이너가 "내일 시간 되면 와서 계속 할래?"라고 하여 어, 어..응 하며 금요일도 일하게 된 것이다. 사실 금요일에 저녁 레스토랑을 예약한 시간이 7시라 퇴근하면 시간이 조금 빠듯할까 해서 고민했지만 이런게 직장인의 삶이겠거니 했다. 어차피 퇴근 시간은.. 2021. 6. 29. [영국생활] Day+1745 Our First Argument 2021.06.23 지난 밤과 오늘 오전, 나와 남자친구 사이에 첫 argument가 있었다. 언제나 모두에게 그렇듯 문제의 시작은 매우 사소한 것이었는데, 친구집에 놀러가 축구 경기를 보고 온다던 남자친구의 귀가가 늦은 것이다. 하지만 어제 일기에도 쓴 것처럼 약속한 시간보다 조금 늦어지는 것은 나에게 큰 문제가 아니다. 원래 나의 성격은 친구 만나 놀 때 중간 중간에 계속 연락을 요구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조금 늦어진다고 해서 걱정을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사소한 문제는 밤 12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이 되면서 갑자기 달라졌다. 나와 남자친구의 마지막 연락이 저녁 7시 즈음 '이제 친구 집으로 가, 나중에 집에서 봐.'였던 것과 그 날이 일주일의 중간, 평일이었다는 것이 많은 것을 달라지게 만들었다. .. 2021. 6. 24. [영국생활] Day+1744 초콜릿 머핀에 빠진 일상 2021.06.22 나의 생리는 달마다 꼬박꼬박 찾아오는 손님은 아니어서 엄청 큰 스트레스는 아니다. 하지만 아주 가끔씩 생리통이 심할 때도 있고 월경 전 증후군(PMS)이 멋대로 나타날 때도 있다. 그 중 하나가 생리 전으로 단 것, 특히 초콜릿 종류의 디저트류가 엄청 당긴다는 것. 이번에도 일주일 전부터 초콜릿 머핀이 생각나더니 한 번 사먹고 나니 생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특이하게 생리 중에 초콜릿 머핀이 더더더 생각난다는 것. 결국엔 Sainsbury's에서 파는 4개짜리 Triple Chocolate Muffins를 사고서 한개 한개 꺼내 먹고 있다. 이렇게 머핀이 하나씩 줄 때마다 점점 단 것에 대한 욕구도 줄어드는 것을 보니 거의 세 달만에 찾아 온 이번 손님도 곧 떠나갈 날이 오고 있는 듯.. 2021. 6. 23. [영국생활] Day+1742 남자친구의 생일 2021.06.20 오늘은 남자친구 생일이었다. 오전 12시 땡하는 순간에 나한테 축하받고 선물 중 하나를 먼저 열어보고 싶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더니, Aēsop 선물을 확인하곤 마음에 든다며 좋아했다. 하지만 밤늦은 생일 celebration은 여기까지였다. 오전 일찍 백신 예약이 있었기 때문에 술도 못 마시고 늦은 시간까지 놀 수도 없었다. 생일이 있는 주말에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면 얼른 씻고 외출 준비를 마쳐서 예쁜 카페에 브런치를 먹으러 가자며 알람도 딱 맞춰놓고 잠들었다. 하지만, 하아,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오늘 하루의 복선이었나 보다. 잠들기 직전 '나도 알람을 맞춰놓을까?' 생각을 하다 워낙 알람 소리를 잘 듣는 남친을 믿고 그냥 잠들었는데, 아침에 기억나는 남자친구의 한마.. 2021. 6. 21. [영국생활] Day+1741 비 오는 여름날 2021.06.19 17일에 쓰던 일기를 이제서야 이어서 쓴다. 목요일에 일을 다녀온 후로 짧게나마 일기를 남기려고 했는데, 다음날도 출근을 해야해서 일찍 하루를 마무리했더니 어느덧 토요일이 되었다. 금요일 일정이 바쁘게 지나가기도 했고 나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하는 일까지 겹치는 바람에 차분한 마음으로 일기를 남길 여유가 없었다. 이제는 토요일 저녁이고, 늦은 낮잠도 자며 약간의 스트레스를 날렸으니 쓰던 일기에 새로운 내용을 덧붙여 마무리할까 한다. 수요일 밤부터 런던에는 비가 내린다. 내가 영국의 여름을 기분 좋게만 생각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비 왔던 기억이 별로 없는데 한국의 장맛비 마냥 열흘 가량의 일기예보에는 비구름 모양이 꽉 찼다. 25도까지 웃돌던 한여름의 날씨는 사라진건지 기온조차 2.. 2021. 6. 20. [영국생활] Day+1738 초록이들(Richard&Mona) 근황 2021.06.16 지난 5월 28일 우리집에 초록 가족들을 들였다. 고무 나무 큰 화분과 Fern의 종류 작은 화분. Richard와 Mona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매일 매일 인사하고 상태를 확인하기를 잊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나와 남자친구는 이전에 식물을 제대로 길러본 적이 없는 초보 중에 초보. 초록이들은 성장하는 것도 변화하는 것도 조금씩 오랜 시간이 걸려 나타나다 보니 차마 눈치채지 못하다 아주 작은 변화를 발견하면 깜짝 놀라게 된다. 특히 그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알 수가 없으니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는지도 막막하다. 하지만 다행히도, 큰 문제는 없이 우리의 초록이들 Richard와 Mona는 잘 지내고 있다. 요즘 계절과 너무 잘 어울리는 Richard. 창문 밖으로 보이는 배경과.. 2021. 6. 17. [영국생활] Day+1736 짧은 업무와 Visa appointment 2021.06.14 오늘은 짧은 업무가 있어 출근했던 날이다. 금요일에 끝내지 못했던 패턴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늦지 않게 스튜디오로 향했다. 일을 시작하고 난 후 제대로 맡은 첫 일이라 그런지 '정말 잘 끝냈나? 패턴을 잘 그린건가?'하고 긴장되는 마음이 컸지만, 그래도 몇 번을 확인하고 꼼꼼하게 잘 정리했다. 제발 공장에서 만들 때 별 문제가 없기를. 그리고 솔직한 마음으로 집에 일찍 돌아오려고 했는데, 갑자기 toile 재봉 일을 조금 해줬으면 좋겠다며 일을 받았다. 어차피 오늘은 길게 일하지 못한다고 설명해 둔터라 더 해봤자 두 시간 정도이긴 해서 별 문제는 없긴 헀다. 대신 나의 성격 상 무슨 일을 시작하고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다는 것이 영 찜찜했지만, 그래도 어쩌랴 해달라는데. 그리고 디자.. 2021. 6. 15. [영국생활] Day+1735 별 일 없는 주말 2021.06.13 이번 주말은 특별한 일이 없는 주말이었다. 또한 남자친구가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3박 4일로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기에 오랜만에 홀로 있는 주말이었다. 나는 비록 영국 생활 5년차지만 생각보다 친구가 별로 없다. 나의 영국 생활은 학업이 메인이었기 때문에 친구들은 학교에서 만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유학 생활의 한계이기도 한데, 학교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과 타국에서 인연을 이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란 것. 특히 나의 전공은 3학년에 인턴십 과정을 선택할 수 있는데, 그것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 나와 1년의 과정 차이가 생기면서 친한 친구들 중 대부분이 먼저 본국으로 돌아갔다. 또한 졸업 이후에는 비자 문제로 더욱이 영국에 머무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비자 문제 뿐만이.. 2021. 6. 14. [영국생활] Day+1733 너무 피곤한 요 며칠 2021.06.11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짧게라도 일기를 자주 쓰고 싶었다. 하루하루의 특별함을 기록하고 싶었고, 특별하지 않은 일상도 남기고 싶었다. 혹은 작은 것으로라도 이야기를 채우고 싶은 마음에 몸을 움직일 나에 대한 동기 부여이기도 했고. 하지만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을 바쁘게 보냈더니 일기를 쓰는 것조차도 힘들만큼 피곤하다. 이전에 직장 생활을 할 때도 느꼈지만, 이래서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나면 아무것도 하기 싫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거겠지. 겨우겨우 잠을 이겨내며 글자 하나하나를 눌러쓰고 있는 지금도 결국엔 시간으로 따지자면 오전 12시가 넘어버렸다. 하지만 11일 일기로 열심히 써야지. 목요일, 즉 어제는 trial day였다. 이전 일기에서도 말했다시피 알던 pattern cutter 분을 .. 2021. 6. 12. [영국생활] Day+1731 짧은 피크닉 타임 2021.06.09 "오늘 저녁은 초밥 사서 공원에서 먹지 않을래?" 갑작스러운 남자친구의 제안이었지만 초밥과 피크닉은 나의 흥미를 끌기 충분했다. 얼마만에 먹는 초밥이던가, 그러지 않아도 얼마 전부터 초밥이 먹고 싶었는데. 그리고 난 엉덩이가 가볍지 않을 뿐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날씨 좋은 날 피크닉 제안은 언제라도 좋았다. 집 근처 초밥집을 검색해서 collection 주문을 하려고 했는데, 엄청 가까이에 있었던 초밥집이 문을 닫아서 결국엔 조금 거리가 있는 초밥집을 가게 되었다. 나에게 도보로 왕복 40분 거리는 먼데 남자친구에게는 가까운 거리여서 산책 겸 갔다. 어플로 미리 주문을 해두고 공원을 건너건너 가는데, 역시나 날씨가 좋으니 모든 사람들이 나와 햇빛을 쬐고 있었다. 23~24도 .. 2021. 6. 10. 이전 1 2 3 4 5 6 다음